죄송합니다. 다 쓰고 보니 반어체네요;;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_(_ _)_
4명의 패널이 서로의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는 100분토론
오늘의 주제는 '디워, 한국영화의 희망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토론 전부터 이미 이름이 알려진 김조광수씨와 평론가 진중권씨, 하재근씨, 기자 김천홍씨
이 네분이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벌였는데..
거참.. 한 10분 지나고부터는 서로 자기 의견 내세우기에만 치중할 뿐
토론의 주제와는 심야할증 택시비 15만원 거리만큼 벌어졌더라.
디워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마케팅 가지고 뭐라 하지 마라, 윈윈 전략을 써야 한다' 였고
디워를 배척하는 측에서는 '애국주의, 인간극장 마케팅 뿐이다. 영화로서의 가치가 없다' 였다.
솔직히 네명의 말 전부 수렴해보면 맞는 말들이다.
심형래 감독이 근 6년동안 TV에서 보이지 않다가
디워 개봉할 때쯤 가지각종 쇼프로 출연해서 영화를 홍보하고 국산CG기술을 자랑하고
그런건 사실이니까..
또한 애국주의 마케팅이 완전히 없다고도 할 순 없으니까..
그리고 디워를 보고 난 후의 개인적인 소감은
'CG는 됐다. 다음 영화에는 작가와 카메라감독 교체해야겠다' 였다.
솔직히 CG 보고 놀랬다. 어느정도 기대는 하고 갔지만 그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거든.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잘만든 PS3 게임CG' 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105분 분량의 영화가 90분으로 잘렸다는 얘기에서 알 수 있듯이
캐릭터, 그리고 사건들과의 개연성 부족과, 무척 남발된 쓸데없는 롱테이크 등등
앞으로 분명히 개선해야 할 점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디워' 라는 영화의 작품성, 세계에서의 흥행예상, 이런 게 아니라
어떤 '가능성' 이었다.
'용가리' 라는 당시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가 국내에서 참패하면서
(외국에서는 비디오 대여순위 1위도 했다고 하더군)
그때부터 이미 '이무기' 라는 가제로 영화를 구상중이라는 감독의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불안했다.
그당시 용가리를 홍보할 때 카피가 '100억원의 순수 우리 기술' 이런 거였는데
그 결과를 보고 나니 그 다음 작품이 궁금하기보다는 불안함이 더 컸던 거다.
오늘 100분토론에서 김조광수 대표가 언급했던 게 솔직히 맞는 말이다.
100억 들여서 실패했는데 300억을 쉽사리 투자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그당시부터 제작비를 300억으로 책정했는지는 미지수지만)
그런데.
중반 좀 안돼서 소위 평론가 라는 직책을 달고 있는 진중권씨는
얘기하는 걸 가만 보고 있으려니까 이건 처음부터 디워의 평점을 한 2점으로 굳힌 사람같다.
이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이 영화를 판단했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진 않았을 듯 싶다.
게다가 이 토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황우석 교수를 언급하는가 하면
영화 300과 디워를 비교하면서 확실하게 디워를 폄하하는 모습이 상당히 눈에 거슬렸다.
트랜스포머도 약간 언급했는데 이거좀 짚고 넘어가자.
트랜스포머 줄거리가 이거다.
사이버트론 행성에서 살던 로봇들이 큐브 놓고 전쟁하다 지들 행성 말아먹고 큐브 잃어버렸는데
그 큐브가 지구에 떨어졌고, 오토봇은 큐브 뽀개러, 디셉티콘은 찾으러 각자 지구로 날아와서
서로 지지고 볶다가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 평론가들 보고 이 영화에서 개연성 한번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난 못찾겠던데.
디워도 마찬가지다. 나쁜 이무기가 여의주 먹고 용될라는 걸 착한 이무기가 막아서 자기가
여의주 물고 용된다는 스토리다. 개연성 없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글 보다가 꼭지 돌아서' 그랬다고?
분명 그럴 순 있다. 나도 그 사람 보고 꼭지 돌아서 이 글 쓰는거다.
그런데 그사람은 나름 '공인' 이다.
평론가 라는 직책을 가지고 한 영화를 대중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입장이란 말이다.
그 사람 태도가 어딜 봐서 평론가인가? 그냥 영화 자체를 맘에 안들어하는 한 사람일 뿐이었다.
평론가라는 공인으로서 보여야 할 한치의 공정성도 보이지 못했다, 이사람은.
막말로 그냥 '까러' 나온 거다. 영화성을 가지고.
그리고 '심감독은 조지루카스나 스필버그가 되려고 한다. 애초에 안될 일을 하고 있다' 라고 했는데
이사람은 애초에 어떤 한계치를 정해놓고 사는 사람 같다. 발전의 여지를 짓밟아놓는 거다.
나쁜 사람이다.
또, 디워를 옹호하는 하재근 평론가도 마찬가지다.
이사람은 윈윈 전략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옳은 소리다. 메이저와 마이너 모두 살아야 맞다.
그런데 이 토론의 주제가 뭔가? '디워, 한국영화의 희망인가?' 아닌가.
이사람은 디워를 옹호하는 한편 마이너 영화도 같은 맥락으로 한국인들이 아껴줘야 한다고
계속해서 그쪽 의견을 피력했다. 김조광수 씨와 대립하면서.
또, 기자인 김천홍 씨는 '애초에 마케팅을 가지고 논할 사항이 아니다' 라는 의견이었는데
이사람은 토론 주제를 그날 와서 들었나보다. 주제의 방향을 못잡고 있었다.
결국 오늘 100분토론에 나온 네명의 패널 모두가 100분동안 뭘 했느냐.
주제를 겉돌았다.
한마디로 뻘짓한거다.
오늘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려면
영화의 전반에 걸친 장단점, 즉 애국주의 마케팅이라던지 CG라던지 기타등등의 문제는 빼고
심형래 라는 사람이 SF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홀로 기술력을 키워서 디워를 만들었는데
같은 맥락의 전 영화였던 '용가리' 에 비해서 무엇이 얼마나 나아졌고 발전했는가,
또한 그의 앞으로의 행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게 논점이 됐어야 했다. 이게 내 생각이다.
내 생각이 틀릴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힘든 경우에는 대다수인 대중의 선택이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 에 나오는 말이다. 몇권인지는 잘 모르겠다 찾아봐야지;)
개봉 10일째인 지금 디워의 관객 수는 400만이 넘어갔고, 아직도 가파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나는 애국주의니, 인간극장이니, CG니, 이런 기준은 잘 모르겠고
'용가리' 에서 '디워' 로의 엄청난 발전을 해낸 심형래 감독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질 뿐이다.
그것도 '용가리'를 보고 난 후 '디워'를 기다리던 때보다 그 기대감이 더욱 커졌을 뿐이다.
그가 보여준 이 엄청난 발전.
그 다음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왜 굳이 '디워' 를 놓고 저명하신 분들께서 답도 안나오는 흑백논쟁을 하고 있나?
막말로
비판적인 입장 측에서 대놓고 깐다고 해서 관객 수가 줄어들 것도 아니고
낙관적인 입장 측에서 눈물로 읍소를 한다고 해서 관객 수가 늘어날 것도 아니다.
결국, '재미있으면' 본다. 그뿐이다. 뭐가 더 필요한가?
관객들이 부디 '평론가' 라는 명찰과 '애국주의' 라는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그냥 순수하게 영화를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앞뒤도 안맞고 들쭉날쭉에 쓸데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림없이 '길어서 그냥 내렸다' 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래도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