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티...패티...
이 끝없이 펼쳐지는 저녁놀을
언젠가 너에게 보여주고 싶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다......"
언제나 자신있게 이야기 하지만
는 불후의 명작이다.
이야기 분량이 상당한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 많은 캐릭터들 중 최고의 순정파를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스테아 (아리스테아 콘웰)를 고르겠다.
명랑하고 유쾌한 성격을 지닌 스테아.
아치볼트 콘웰의 친형이자, 캔디의 연인이었던 안소니의 사촌이다.
동생인 아치와는 늘 친구처럼 어울리지만, 형으로서의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발명이 취미여서 온갖 기발한 물건을 많이 만들어 내지만,
성공한 적은 별로 없다.
아치, 캔디, 애니와 함께 영국 런던의 세인트폴 학원에서 유학중에
프랑스 소녀 패티를 알게되고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연인인 패티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기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하늘...
그 하늘의 어딘가에서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슬픔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프랑스 공군에 지원하여 참전한다.
프랑스 공군에서 도미라는 프랑스 귀족출신의 전우와 친해지고,
출격에 나섰던 도미는 큰 부상을 입고 돌아와 스테아의 품속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죽음 직전에 도미는 자신의 애인의 사진을 품속에서 꺼내
스테아에게 건네며 말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싶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슬프게 하지 말아....."
오전까지만 해도 웃고 장난치고 있었던 친구가 오후에는 자신의
품속에서 죽어갔다. 스테아는 비통함에 절규한다.
"이것이 현실이다...내일은 우리도 어찌될 지 모른다.
이것이 사람의 운명인가...이렇게 어이없이 가다니...."
며칠 후, 스테아는 출격명령을 받는다.
오늘 마주칠지도 모르는 독일공군 중에는 사랑하는 친구 도미를
전사시킨 하디 쉬니체르라는 독일공군 조종사가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하디 쉬니체르와 공중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 스테아.
둘은 하늘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둘 다 서로의 대단한 비행실력을 확인하고 감탄하고 인정한다.
이윽고 기회를 먼저 포착한 독일공군 하디가 기관총 발사단추를
누르지만 기계가 고장난다.
이젠 죽었구나 하고 체념하는 순간......
뜻밖에도 스테아는 하디를 공격하지 않는다.
정당한 대결을 통해서 승부를 겨루고 싶어하는 스테아......
하디는 그 뜻을 알아채고 스테아에게 감사의 싸인을 보낸다.
그러나 그 순간......
스테아의 후방에서 기회를 노리던 또다른 독일공군 조종사가
스테아의 전투기에 기관총을 발사한다.
스테아의 비행기는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입에선 피를 토한다.
뜻밖의 광경에 하디 쉬니체르도 놀라서 멍해진다.
공중에서 바다로 급추락하는 화염에 휩쌓인 스테아의 전투기......
적군인 하디도 비통함에 "안돼~!"하고 절규한다.
바다로 추락해가는 순간....
온 하늘과 바다에 가득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저녁놀을 바라보며
스테아는 사랑하는 패티를 생각한다.
그리고 나직이 중얼거린다.
"패티..패티...
이 한없이 펼쳐지는 저녁놀을 언젠가 너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아...
어린 시절 를 읽으면서 이 장면에서 얼마나 슬펐던가.
슬픔과 안타까움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어 나와 누나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엉엉 울었다.
만화의 모든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밝고 명랑하고 익살스러웠던
스테아의 죽음은 만화전체에서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하늘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밝고 순수한 청년 스테아.
그가 누볐던...죽음을 맞이했던 하늘은 그의 마지막 고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