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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김군선 |2007.08.13 15:24
조회 104 |추천 1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느낌이 참 좋은 이 말은 러시아의 문호 "퓨슈킨"이 한말이다.그러나 말과 실천은 다른 법인가?

퓨슈킨은 한 젊은  장교와의 결투 끝에 죽은 사람이다.생활이 자기를 속였어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았다면 결투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게 아닌가?

그러나 퓨스킨에게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1828년겨울,

모스크바의 사교계에 한 소녀가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날씬한 몸매와 천사를 방불케 하는

순진무구한 용모는 즉각 많은 남자들에게 불면의 밤을 선사했다.

소녀의 이름은 "나탈랴 콘차로바". 소녀의 어머니도 과거에 사교계를 주름잡던 미녀였고

너털랴는 세자매 중 막내딸이였는데 셋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당시 16세였던 나탈랴의 주변에는 많은 구혼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그러나 그녀의어머니는

모두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구혼자들 가운데 가장 열의를 보인 사람은 퓨슈킨이였다.

당시28세에 불과했던 퓨슈킨은 이미 국민 시인으로서 러시아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그러나 나탈랴의 어머니는 퓨슈킨을 탐탁지 않았다.그녀가 원하는 신랑감은 돈이 많이서

기울어진 자기네 집안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퓨슈킨의 명성 따위가 눈에  찰 리가 없었다.또한 퓨슈킨이 반정부적인 급진사상의 소유자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 역시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퓨슈킨은 집요했고 그의 눈물겨운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퓨슈킨은 나탈랴와 결혼식을

올렸다.이때 퓨슈킨의 나이 31세, 나탈랴는 그보다 12살 연하인 19세 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네 며의 아이가 태어났다.

그러나 두 가지 고민거리느 퓨슈킨을 괴롭혔다.하나는 장모의 계속되는 금전적인 요구였다.

이로 인해 퓨슈킨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야 했다.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그를 괴롭힌것은

아내의 바람기였다. 나탈랴는 스스로 사랑을 찾아 나서는 타입은 아니였다.그러나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로부터 떠받들어지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의 여자였다.

또한 젊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그럴 만한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드디어 나탈랴의 바람기가 결정적인 사건을 잉태했다.

결혼 후 3년쯤 지났을 무렵,

그녀 앞에는 프랑스의 사관인 "조르주 단테스"가 등장했다.그는 잘생기고 친절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남자였다.단테스에게 사랑의 고백을 듣게된 나탈랴는 곧바로 그에게 빠져들었다.

두사람의 관계는 사교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까지 발전 되었다.

퓨슈킨의 책상위에는 그를 비웃는 익명의 편지들이 쌓이기 시작했다.화가 난 퓨슈킨은 더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그러나 퓨슈킨의 재능을 아끼는 사람들이 나서서 퓨슈킨을 뜯어말림으로써 결투는 무산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내와 단데스의 밀회장소를 알려주는 편지가 퓨슈킨에게 배달되었다.

이제는 누구의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결투는 눈 덮인 페테르부르그 교외에서 행해졌다.

두 사람의 총이 불을 뿜었고 퓨슈킨은 하복부를 맞고 눈 속에 쓰러졌다.흰 눈이붉게 물들었다.

집으로 실려온 퓨슈킨은 고통 속에 신음하다가 결국 40시간후 숨을 거두었다.무서운 고통 속에서도

퓨슈킨은 울며 매달리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당신이 나쁜 것이 아니었소."

38세의 천재 시인은 이렇게 요절했고, 그의 죽음은 러시아 국민에게 오래도록 슬픔으로 남았다.

그러나 퓨슈킨의 죽음은 그의 반정부적인 사상을 미워한 궁중세력이 파놓은 함정이었다.

그들은 함정의 미끼로 비열하게도퓨슈킨의 아내 나탈랴를 이용한 것이다.또한 바람기 많고

철이없었던 나탈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편의죽음을 위한 미끼로 자신을 제공한 셈이다.

 

퓨슈킨은 예쁜 아내를 택한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바람기와 계속되는  모욕적인 편지들은 그를 어쩔수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아내에 대한사랑이 깊었고, 강력한 문학적 열정을 갖고 있었던 그가 계속되는 모욕에 초연하게

대처하기는 어려웟을 것이다.그의 잘못이라면 예쁜아내를 얻은 것이 아니라,바람기 많고 철없는

아내를 얻은 것일 것이다.그러나 그는 계속 아내한테 당했으면서도 끝까지 아내를 비난하지

않았다.따라서 후회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예쁜 아내를 가진 남자로서 퓨슈킨이 어쩔수없는 패배자였다면

승리를 거둔 남자는  과연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포용력과 관용으로 승리를 거둔 남자가 있으니, 괴테의 소설

에 나오는 "알베르토"가 바로 그주인공이다.

알베르토는 베르테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여인"롯데"의 약혼자이다.(나중에는 남편이됨)

우리는 이 소설을 읽고 베르테르의 애절한 사랑에만 관심을 둔다. 물론 베르테르의 애절한사랑이

그소설의 핵심이기는하다.

베르테르의 롯데에대한 애정고백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시는 당신을 만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당신 옆에 내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제3각관계의 승리자 알베르토에게도 관심을 가질필요가 있다.

알베르토는베르테르가 롯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또한 베르테르와

롯데의 자연스런 만남에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결국 그러한 관용이 3각관계에서 그를 최후의

승자로 만들어준 게 아니었을까?

 

"분명히 그(알베르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중의 하나요.오만불손한 태도로 내(베르테르)

행복을 파괴하려 들지않고 다정한 우정으로 나를 감싸주고 있소.그는 세상에서 롯데 다음으로 나를

사랑하고 있소.정말 우리 두 사람처럼 우스운 관계도 없을 것이오."

"나는 알베르토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소.그의 침착한 태도는 매사에 안절부절못하는 나의 태도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소.그의 얼굴은 찌푸리는 일이 거의 없소.내가 롯데를 사모하고 그녀의 모든

행동에 매혹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는 우월감을 느끼고 더욱 롯데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오."

"그는 예의 바른 사람으로,내가 보는 데서 아직 한 번도 롯데에게 입을 맞춘 적이 없소."

"게다가 그들 부부(알베르토와 롯데)는 배르테르 문제에 대해서는 오랜 침묵을 지켜왔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이 있다는게 그녀에게 새로운 감정을 주었다."
"그녀는 남편의 고결한 마음씨,애정,친절을 생각하면 한결마음이 진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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