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어떤 돌팔이 점쟁이가
"이 아이가 자전거를 타면 큰 화를 입을 것이다! "
라고 말하여
부모님의 강력 제지로 늘 구경만 했다.
나 한번만, 한번만 빌려주라. 한번만 탈게. 응?
얼마나 불쌍하게 애들에게 자전거를 구걸했던가...
동심이 멀어지고 객기의 시간도 지나 갈 무렵,
여행의 로망, 자.전.거.
스물 다섯에 드디어 구입했다!
전립선 안장, 속도계 등으로 세팅~!
이름은 길버트!
'길벗'에서 따온 것으로
영어식 표기가 Gilbert.
즉 숫놈이다. -.-:;
또한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와 만화 로빈훗의 카리스마 라이벌
'길버트'에서도 가져왔다. ^^
친구 동욱이와 계획짜고 슬슬 고고씽~!
8월 6일~9일.
속초에서 7번 국도와 해안 도로 타고 동해시까지.
이번 여행의 이름은 '바달링'으로 했다.
바다와 사랑과 ing
라는 테마에서 떠오른 이름. ^^
(이하 지도 생략)
동욱이가 역시 엘리트 교육공학도 답게ㅋㅋ
철저히 계획 세우고.
월요일 아침 지하철.
"나가고 싶어! 달리고 싶어!"
길버트의 외침을 달래며 동서울로 향했다.
동욱과 만나서 동서울서 버스타고 속초.
마트에서 썬크림과 비상 식량으로 할 양갱 세트 샀다.
그리고 속초 해수욕장.
물품은 예전에도 그랬듯이
어느 가족에게 조인팅 하고서는
파도 속으로 풍덩!
그라운드는 좁았지만 파도는 꽤 쎘다.
오랜만이다 바다 파도.
문득 태양을 보니 어?
무지개다!
그... 그런데...
태양을 중심으로 동그란 무지개가 덩그러니 떠있는 것이다!
그런 무지개는 여지껏 듣도 보도 못한 처음 보는 광경!
무지개는 보통 반원 혹은 부분 곡선 모양인데
저 태양 무지개는 동그랗게 태양 둘레로
어림잡아 100km 반지름으로 정확히 원형을 이루고 있었다.
진짜 신기해서 동욱이와 보았지만
신나게들 놀고 있는 주위 사람에게 알리기도 모 했고
디카는 가방에 있었다-
샤워 후 다시 달렸다.
너무나 배고파서 아끼고 아껴 라면 김밥.
인심 좋은 아줌마가 한 줄 더 주셨다. ^^
밥 먹고 달리다가 작은 공원이 있었다.
재밌는 성장과정 동상.
일가족이 남북 통일을 바라는 모습.
다음 도착지는 낙산사.
2005년 화재가 났던 곳.
한참 재건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는 것을
직접 가서야 처음 알았다.
의상대에서 한 컷!
이런 곳에서 한 잔 꺾으면 쥑이는데~! 캬하~ㅎㅎ
예정된 거리를 초과해서
더 달렸다.
우리의 평균 속도는 20km인데
양양에서 어느 내리막 길 달릴 때
최고 65km까지 나왔다!
핸들이 경련을 일으킬 만큼
속도감 최고였다! ^^
하조대를 지나서 날이 저물고
마침 찜질방이 눈에 띄었다.
콜~!
첫 날은 그렇게
양동근 나오는 드라마랑 미수다 보고 접었다.
화요일.
달리다가 제... 제길...
비왔다!
튀는 검은 물에 금새 옷과 길버트가 더러워졌다.
주문진 해수욕장 들러서 점심 먹고
해안도로 따라 경포대 gogo!
해안도로는 정말 좋다.
"아!~ 좋다. 진짜 좋다."
라는 말만 되풀이 되었다.
적당한 맞바람 맞으며 뻥 뚫린 푸른 바다,
이대로 시원하게 ing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그칠 즈음 도착한 경포대 해수욕장.
역시...
소문 만큼이나 규모, 사람, 시설 다 컸다.
이번에는 속초에서 튜브 1만원 하는거
여기서 5천원 하길래 바로 대여했다.
튜브에 파도 타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니
몸도 눈도 귀도 맘도 다 즐거웠다~ ^0^:;
저녁은 저렴한 치킨구이와 캔맥.
밤에는 각종 공연에 행사에
사람들 많이도 붐비더라~
적당히 놀다가 (지대로 놀고 싶은 마음도 컸으나)
찜질방 가서 잤다.
찜질방은 씻고 자고 눈치껏 빨래도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수요일엔 내가 늦잠을 자버렸다.
밖에 나가니 아침해는 어느 새 없어지고
비가 왔다.
꽤 왔다.
완전 다 젖었다.
으~... 신발 찝찝한 게 제일 싫고
길버트의 벨 소리가 경쾌하지 않은 걸로 보아
무리를 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시속 40km이상 되면은
빗물이 따갑다.
비 맞고 이렇게 달려보긴 처음인 것 같다.
나 타이어 바람 넣는 동안
양갱이 먹는 동욱이~
배고플 때 고구마양갱은 꿀맛이다~ ^^
챗바퀴 굴리는 젖은 생쥐꼴로
결국 정동진까지 왔다.
어느 정도 비가 그쳐간다.
내 최고의 드라마 베스트4 중의 하나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
그 유명한 고현정 소나무에서 동욱이와
광화문에서 정 동쪽이라는 바위의 나.
'고현정 나무'는 고현정이 결혼을 하고 난 후
'모래시계 나무'로 명칭이 바뀌었다.
경포대가 친구들끼리 놀러 오기 좋은 곳이라면
정동진은 연인이랑 오기에 딱 좋다.
여기 저기 불지르는 닭살 커플들~... @#*^&%!!$#
다음으로 모래시계 공원엘 갔다.
무슨 모래시곈가 했는데
드라마 모래시곈 줄 알았더니
진짜 거대한 모래시계였다.
저 뒤에 모래가 다 떨어지는게
1년이라고 한다.
다 떨어지면 밑에 레일이 있는데
그 위로 바퀴 굴리듯 굴려서 다시 1년 간 모래가 떨어지는 거다.
발명한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또 유명한 산 위의 배 '썬크루즈'.
둘이서 자전거 끌고 낑낑대며 겨우 올라갔다.
입장료 5000원
이라는 압박에 나중에 연인끼리 오자며 서로 다짐하고는
정문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냥 가기엔 너무나 안타까웠던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떤 두 살 위쯤 보이는 남자 둘 중에 한명이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서 속초까지 버스로 오고 속초에서부터 자전거 타고 왔어요."
"아~ 저는 지난 주에 자전거로 제주도 갔다왔거든요~"
!!!
세계 여행의 로망은 파리!
우리나라 여행의 로망은 제주도 아니던가!
인생의 목표를 여행으로 삼은 내가
아직 제주도도 못 가봤다는건 컴플랙스가 되었다.
반드시 자전거 끌고 가리라 다짐에 또 다짐!
썬크루즈 언덕에서 내려와 마을 구경하고
사진 찍으려는데
그 남자 둘이 또 마주쳤다.
이것도 인연!
사진 부탁했다. ^^
여행의 의미.대문 밖을 나온다는 것. 집 안에 중요한 것, 지켜야 할 것, 신경 쓸 것이얼마나 많은가!그리고 밖에는온갖 범죄와 사건, 사고. 그리고 무시무시한 투쟁이 팽만한거친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집 안에만 박혀 살다간결국 우린 대문 밖에도 못 나오고사랑하는 연인과 소중한 친구와 만나지 못 할 것이며아름다운 바다와 꽃과 바람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여행을 망설이는 자,지금 바로 이 순간, 대문 밖으로 나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