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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영업상무’입니다

배병희 |2007.08.22 18:28
조회 91 |추천 0


급팽창하는 날씨 산업 날씨를 알면 매출이 보인다 최근 잦은 호우로 에어컨 매출 30% 급감 골프장 이용객 줄고 영화관람객은 급증

“요즘은 하늘이 영업상무인 셈입니다.” 한 음료업체 마케팅 팀장은 이달 들어 15% 정도 매출이 줄어들자 날씨를 원망했다.

전자용품 전문매장 하이마트의 7월 중순~8월 한 달여간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30% 급감했다. 올 여름은 무더울 것이란 기상예보 때문에 7월 초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정작 성수기에 들어 ‘때아닌’ 잦은 호우(豪雨)로 고전한 것이다.

반면 영화관람객 수는 급증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영화 관람객이 지난해 대비 50% 가량 더 몰려들었다. 이 기간 동네 분식점·레스토랑도 소리 없이 잘 됐다. 야외로 나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가족 회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유통·레저·식음료 산업을 중심으로 날씨가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주5일제 근무로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날씨 경영의 등장

롯데월드의 경우, 테마 파크로는 드물게 올 여름(7~8월) 입장객 수가 30% 가까이 늘었다. 비결은 날씨 정보 마케팅이었다.

남기성 팀장은 “매년 열대야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고 올 7월부터 오후 7시 이후 입장료를 2만1000원에서 7000원으로 확 내렸더니, 이 시간 입장객이 예년의 10배로 폭증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0년부터 민간 기상사업자와 함께 매일 날씨 및 입장객 규모·매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시설을 가동할 것인지와 얼마나 인력을 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다.

롯데월드처럼 기상정보를 경영에 접목한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민간 기상사업자로부터 날씨 정보를 받는 회사만 해도 삼성중공업·현대산업개발·STX조선·삼성전자·LG전자·GS25 등 8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날씨 변수를 고려한 물량 확보전

날씨 변수를 피하는 묘책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 봄 여주·장호원·연천·철원·대관령 지역에서 나오는 대파 물량을 선(先)계약했다. 지역에 따라 작황이 좋고 나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물건을 수매한다.

이마트 야채팀 김형기 구매담당은 “올 여름 비가 많이 와 작황이 좋지 않은 여주·장호원 지역 대파 대신 비가 조금 온 철원·대관령 지역 대파를 매장에 주로 내놓고 있다”며 “남는 물량은 다시 도매상에게 팔면 된다”고 말했다.

배추도 대형마트 바이어들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품목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담당자들은 올 김장철 내놓을 배추 물량을 이른바 ‘밭떼기’로 확보해 뒀다. 그래야 호우와 태풍으로 배추 값이 금값이 되더라도 계약 당시 가격에 배추를 공급할 수 있어서다.

기상사업 업체인 케이웨더 박흥록 정보사업본부장은 “여가활동과 관련이 있는 날씨 산업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순간 급팽창한다”며 “관련 사업이 매년 30% 이상씩 커지다 보니 기상청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민간 기상사업자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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