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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xico lindo, mi querido

김진희 |2007.08.23 22:26
조회 37 |추천 0

내가 멕시코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이들의 정체성.

 

현재야 미국에게 영토도, 경제성도
피빨리듯 쪽쪽 빨리고 있지만,
이들의 자아 정체성은
이들의 선대였던 마야족만큼이나 강인하다.

 

정말 가고 싶어서 마음을 졸이고 졸이며 기다리다 간 Xcaret,
수족관, 수목원, Rio subterraneo, Snorkeling에 음식까지
뭐 하나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지만
그 곳을 다시 돌아가고 싶게 만든 요인은
Show de la noche였다.

 

선사시대 마야족의 신성한 게임으로 여겨졌던
Juego de pelota와
이름은 모르지만 진짜 불을 붙인 공으로 경기하는

하키와 비슷한 게임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스페인의 침략과 전쟁, 결국의 식민지화,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도 멕시코의 색깔을 지키려는 끝없는 autorevolucion.


현시대에도 각 지방마다 소중히 전해온 이들만의 전통과
지방 특색이 한껏 드러나는 의상, 춤과 노래, 음악을 통해
여기선 이방인인 나까지도 show의 일부로 흡수시키며
이들이 노래하는 멕시코와 그 멕시코를 노래하는 이 민족을
한없이 존경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들은 이렇게 뚜렷한 색깔을 가질 수 있을까.
이들에게도 바이올린, 첼로, 기타, 플룻, 트럼펫, 호른 등의
많은 악기들이 결국은 남의 것이었을텐데
어쩜 이렇게 멕시코의 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이들이 노래하는 Mexico lindo, mi querido는
어쩜 이렇게 이방인인 나의 가슴까지도 울렁이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이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멕시코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신의 문화에 대한,
치욕스러웠던 역사까지도 인정하는
이들의 용기와 자부심은
내가 항상 피하고만 싶어하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고민하게 만든다.

 

너는 뭐니?
그저,
자신을 위해 순간순간을 경쟁하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
한국인인 것을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들과
한국인인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을 책망하면서도
너 자신도 당당하지만은 못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
세상이 변화되기를 바라지만
그 변화를 주도하기엔 너의 안위가 너무나도 중요한,
그리고 그 변화를 시도해 볼 용기조차 없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이미 부끄러움조차 느낄 능력이 없는
한국의 젊은 세대 중 하나.

 

Show를 보고 나서는
자꾸만 분열하려는 나의 자아를
도망가지 못하게 부여잡느라
다시 한번 진을 빼야만 했다.

 

"Si me pregunta alguien de donde soy,
 le voy a decir que soy mas mexicano que nopal"
이 말을 들으며
부끄러움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나는
언제쯤, 그리고 어떻게 나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될까.

 

 기약할 수 없는 소원과도 같은 의문.
그래서  난

한국에 돌아가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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