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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못하는 어린동생에게 욕했던 코엑스 그분..

강민경 |2007.08.26 09:54
조회 45,079 |추천 578

정말 속상해서... 그리고 귀국한 이민자들에대한 편견이 있으신것 같아서..

꼭좀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전 이번에 초등학교때 이민간지 6년만에 대학 입학이 결정나고서 

부모님이랑 11살 차이나는 동생이랑 귀국했던 학생입니다.

 

제 동생은 만 2살 도 안되어서 캐나다로 이민을 갔기때문에

한국말을 잘 못합니다.

물론 저희 가족은 "모국어도 못하는 아이"로 키우기 싫어서

집에서 철저히 한국말을 쓰도록 하고있지만,

아무래도 동생이 늘상 듣고 하는 말은 영어인지라

한국말을 하면 표현력도 떨어지고 (거의 바디랭귀지)

발음도 굴러가면서 새고 (이렇게 하늠 안돼/ 엄마 옸어요)

읽기 쓰기는 전혀 안돼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지인에게 배우고있지만 리을까지만 배운 후에 휴가를 갔다와서 그런지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네요 ㅜ_ㅜ

 

 

동생은 저에겐 영어로 보통 말을 거는데

한국에 도착해서까지 계속 영어로 대화하면

주위에서 안 좋은 시선을 받을까봐

한국말로 하라고 시키고, 동생이 영어로 해도

저는 왠만하면 한국말로 대답하고 그랬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얼마전에 동생 심심하니까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갔었습니다.

물고기 이름을 보니까 한국말로 써 있고 그 아래에 영어로 써 있던데요

 

동생이 자연스레 해마를 "Spotted Seahorse" 라고 읽고

제가 넌지시 "해마 라고 하는거야 한국말로는." 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계속 그렇게 제 동생은 영어로 읽으면 저는 한국말로 가르쳐 주고

구경하는데, 뒤에서 어떤 커플이 제 동생한테 들으라는 듯이

 

 

어린게 벌써 버터 먹었다는 둥, 자랑하는거 봐,

재수없네 그렇게 궁시렁 거리더라고요

 

제일 짜증나는 소리크기 있잖아요.

안 들리는 듯 말 하면서 당사자 한텐 잘 들리는 정도로..-_-

그렇다고 한글을 못 읽는 애한테 영어로 읽는다고 나무랄 수도 없어서

그냥 계속 가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열목어를 봤는데요 

저는 나름대로 보기드문 1급수에서만 사는 우리나라 물고기란걸

동생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 설명을 해 주려고 참 애를 먹었습니다

그게 ENGLISH 로 뭔데 라고 묻는 동생에게 나름 쉽게 설명 한건

 

"(표를 가리키면서) 이게 제일 깨끗한물, 그 다음 깨끗한물, 세번째로 깨끗한 물

그리고 이건 더러운 물~ 얘는 제일 깨끗한 물에서만 살아. 안 그럼 죽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제 동생이

 

"아 이거 넘버원(표에 쓰여있는 숫자 1) 이 퍼스트 클래스 (first class)고

넘버투(2)는 세컨드 (second) 있고 그럼 이 fish는 only

퍼스트 클래스 워터 (first class water)에 사는거야?"

 

 

그래서 제가  "응 first second and third classes of water."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뒤에있던 아까 그 커플이 옆에 와서 서 있었는데 여자분께서

"어이고 알았어 알았어 참나...잘났어 진짜." 하면서 비아냥 거리고 가더라고요

 

 

이런 뭐 같은...

 

 

외국사람들도 기분나쁜 얘기는 알아듣습니다.

그 말을 몰라도 느낌과 어감으로 감지하니까요.

하물며 제 동생인들 모르겠습니까? 그 분이 그러고 지나가니까

제 동생이 상처받았는지 입을 꾹 다물더군요.

(물론 애는 애라서 나중엔 아마존 큰 고기 나올 때 쯤 잊어버렸지만)

영어를 못하는 애한테 억지로 영어쓰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한국말 하는데 일부러 영어쓰라고 그런것도 아니고

계속 저희 뒤에서 따라오셨던 분이시니까

충분히 제 동생이 한국말 못한다는거 알아채셨을텐데.

 

한국말이 서투룬 아이에게 나름 가르쳐 줄라고

수족관까지 데리고 와서 설명 해 주고, 못 알아 들을 땐 어쩔 수 없이

영어 반 한국말 반 섞어가면서 열심히 설명 해 주고있었는데...

 

 

 

물론 같은 교민들 끼리도

외국 좀 갔다왔다고 뻐기면서 일부러 자기들 끼리 영어 쓰는 아이들

자기는 미국사람이라고 박박 우기는 아이들

굉장히 좋아하지 않아요.

 

일부러 그러고 싶지 않아도 어쩔수 없이 영어가 편해져 버린

어린 아이들도 상당수가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마저 나무랄 수 있나요.

 

티비나 영화에서 나오는 동양이라면

중국 아니면 일본인줄만 아는 외국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문화틈에서

한국이 우리들의 조국, 어떤나라인지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 주는 분들에게도

양놈으로 키워놨다고 무작정 손가락질 할 순 없잖아요.

 

 

 

 

 

 

 

 

 

 

 

그리고 제 동생한테 잊을 수 없는

비아냥 거리는 눈길을 던지고 간 그 여자분....

한국에서 영어 잘 하는 아이 만나서 조금 아니꼬우셨을 진 모르지만

함부로 그런말 안 하셨음 좋겠네요. 남 들으라는 듯이 그렇게 뒤땅까는거

예의없는 행동입니다.....

 

 

---------

 

새벽에 생각없이 쓰고 나니까 베스트에도 올라오고..^ ^;;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까 느낀 점도 있고 빼 먹은 말이 있어서요

개인적으로 (어느나라 사람이나 본인의 모국어가 그렇겠지만)

한글은 굉장히 체계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무리 영어가 잘났고 표준이라지만 (영어문학 재밌는건 인정합니다만)

'휘영청 밝은' '스뜨르르한' '아롱다롱' '즈려밟고' 이만큼 아름다운 말 어디 또 있겠어요

한글처럼 왠만한 발음/소리를 가장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또 어딨겠어요.

제 동생도 그렇고, 앞으로도 1.5세 2세 3세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다신 많은 분들께서도 말씀하신 대로...

우리도 열심히 살다 보면 더 큰 코리안 커뮤니티라던지

타지에서도 모국어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오겠죠?

추천수578
반대수0
베플이수민|2007.08.26 18:57
꼬옥 못배운것들이 나대
베플길민준|2007.08.26 13:17
그 여자, 커플인거부터가 맘에 안들었다.
베플마로|2007.08.26 19:31
대놓고 영어로 욕좀 해주시지 ㅋㅋㅋ 어차피 못알아들을텐데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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