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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향수"를 며칠 전에 드디어 봤다. 책으로 보고

이민경 |2007.08.26 12:03
조회 55 |추천 0

영화 '향수'를 며칠 전에 드디어 봤다.

 

책으로 보고 영화로 보면 실망한다던데. . .

 

그래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내가 상상한 것과 얼마나 다른 영상일까하는 궁금증.

 

원작과 어느 부분이 다를까하는 것들.

 

그르누이를 무두장이에게 팔아먹고, 바로 칼맞아 죽던

 

할머니 이야기는 달랐고.

 

할머닌 나이 먹을대로 먹고, 병자가 되어 비참히 죽었으니까.

 

인간개조기(?!) 발명했던 미친 백작 이야기는 빠졌고.

 

동굴 속 환상에 빠져들던 그르누이의 이야기도 생략.

 

거기다 마지막 향수 재료의 귀족 아가씨. . .

 

원작에선 그르누이는 그녀의 모습에 대해 몰랐지만,

 

영화에선 그녀를 비춘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군중들이 옷을 벗고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별 감흥이 없었다.

 

대중 목욕탕의 느낌??

 

오히려 단상위의 그르누이를 등한시하고,  

 

손수건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뚜렷할 뿐.

 

그르누이가 향수 만드는 과정은 흥미롭고, 내가 상상했던 장면과

 

비슷해서 흡족하기까지 했다.

 

죽음을 당한 여자들의 모습은 영 별로.

 

너무 적나라하게 가슴을 보여주려는 감독.

 

마지막 피해자 여자처럼, 엎어져서 등을 시트로 덮인 게

 

약간은 에로틱하고 슬픔을 자아내서 좋았는데. . .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르누이의 냉정함을 반영하기엔,

 

나체의 여자를 나무토막처럼 늘어놓는 게 현실감 있지만.

 

영화를 보고 계속 아련히 떠오르는 건,

 

맨 처음 과일 깎던 소녀와 그르누이의 상상 속의 사랑.

 

최고의 향수를 만들었음에도, 소유했음에도,

 

홀로일 수 밖에 없는 외로운 그르누이.

 

그의 살인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위한 애도곡일까. 

 

머리 위로 향수를 부으며, 부랑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긴

 

그르누이에게서 성자의 느낌을 받았다.

 

지독하게 고독했던 그. 슬펐다. 한참을.

 

다정한 가족하나, 친구하나 없었던 그.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했던 향수제조자.

 

그도 역시 그르누이를 철저히 이용했을 뿐.

 

절대적인 사랑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그.

 

그르누이. 그르누이. 꼭 한 번쯤은 안아주고 싶었던 불쌍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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