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글을 광장에 보내는건...
정말 살아 계실때 잘해드려야 겠다는걸 말씀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인사를 나눴던 분인데
예상치 못한 일로 세상과 등지시고 떠나신 아빠...
저희 아빠가 늘.. 심심하면 하시던 말씀이 "있을때 잘해"였거든요...
할머니 돌아가신거 생각해서.. 울 엄마 아빠도
"나 40 넘고 애들 다 키워 놓으면.. 그때 떠나시겠지~" 였는데...
40은 커녕 시집도 못간 딸을 남겨 두시고 가셨네요..;
세상에 태어날때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지만..
떠날땐 순서가 없다는 옛 말이 세삼 실감이 나더라구요...
지금.. 물좀 줘라, 재털이 좀 비워와라.. 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가 옆에 계신다면...
아무 말 없이.. 살며시 포옹을 해주세요...
사랑한다 한마디 말씀도 해주시구요...
부모님은 저희가 효도 할 때까지 기다려 주시지 않나봅니다.
그냥 저처럼 너무 싸가지 없는 자식이 아닌...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옆에 계신 부모님께 해주세요.
부모님은 그걸로도 충분히 흐뭇해 하시리라 감히 믿어봅니다.
있을때 잘할걸... 저처럼 후회하는 분이 안 계시길...
벌써 4일이나 지났다.
목요일 아침... 8시가 조금 안 된 시간
출근때메 부랴 부랴 나를 깨워준 우리 엄마..
"아빠는?"
"가게에서 자~"
전 날 막내 고모 인천시 주최 노래자랑에 나가신다고
응원차 인천으로 나가셨던 울 엄마 아빠..
늦게 까지 술 드시고 집까지 올라올 기운이 없으셨나
아빠는 가게에서 주무셨다.
그리고 8시쯤 인천에 물건 갖으러 가야 된다고 나가신 엄마...
내가 닦고 옷 입을 준비 한 시간은 8시 20분쯤...
아빠가 집으로 올라오셨다.
옷 입고, 가방 메고 출근할라고 내 방을 나왔을때.. 아빠가...
"뚱땡이 이제 가냐?"
"어, 근데 무슨 아침부터 에어컨이야?
선풍기 켜 놓고 있으면 쉬원한데!!"
"에어컨 안 켰어~"
"근데 왜 죄다 닫아 놨어?"
"눈 부셔서.."
"알았어, 나 간다~"
8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출근하고 이제 막 업무에 충실해야 될... 9시 37분...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소희야 빨리 강화병원 가봐~"
"왜?"
"아빠 쓰러졌데~ 아빠한테 전화해봐.."
"누가 그래?"
"원조 아저씨.."
"에이쒸~; 알았어!"
그리고 전화하면서 웬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빠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원조 아저씨게 전화를 해 봤다.
무척이나 다급한 목소리로..
"소희야 빨리 강화병원 가봐~ 아빠 쓰러졌어"
팀장님께 말씀 드리고 병원으로 가면서도..
이상하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주 작은 상처에도 엄살이 심했던 아빠다..
별일 아니겠지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100~110키로로 달렸다.
병원 앞에 도착했을때 원조 아저씨가 내 차를 보며
손을 흔들고 계셨다.
그때 시간 9시 50분 가량...
"응급실 빨리 들어가봐~ 빨리!!"
응급실 문을 열었다.
팬티만 입고 심폐 소생술을 받고 계시는 아빠...
전기 충격기까지 동원해..
의사들이 아빠를 괴롭히고 있었다.
"보호자분 되세요?"
"네..."
"어떻게 되시죠?"
"딸인데요..."
"아버님은 현재 저희 병원에 도착하셨을 때부터
사망상태로 들어오셨습니다. 아직 젊으신거 같아
저희도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 ... ..."
이렇게... 아빠는..........
엄마, 오빠, 내 곁을 떠나셨다.
매일 같이 드셨던 술과 담배로 인해..
"소희야 뽀뽀 한번 하자~"
라는 아빠 말씀을 늘 뒤로 했었는데...
정말 한번도 해 드린적이 없었는데...
너무나 갑작스레 떠나셨다.
거짓말 같다.
아침엔 분명 뚱땡이 이제 가냐? 라고 말씀 하셨는데...
늘... '뚱땡아','꼬마야','소희야'라고 불러주셨는데...
아침이고 저녁이고.. 상관 없이..
꼭 진지 드시고 계실때만 아빠 혈압 살짝 살짝 건드려 드렸더니...
그게 많이 미우셨나보다.
가끔 싫은 소리 하실때면 도끼눈 뜨며 잡아 먹을 듯이
아빠랑 된통 싸우곤 했었는데...
물좀 달라고 하실때면.. 아빠가 좀 갖다 마셔..라고.. 버릇없이...
무척이나 열이 많으신 탓에 에어컨 키고 싶어하시는걸...
전기세는 누가 거져 주냐며 핀잔으로 대답하고...
이것 저것 요리 하시는걸 취미 삼아 좋아하셨는데..
일 끝나고 늦게 들어 오셔서는 음식하고 먹으라고 부르시면
살뺀다고 거절하기 일수였고...
재털이좀 비워 오라면.. 아빠가 핀거니까 아빠가 비우라고...
약주 하실때면 가족들이 싫다는데 좀 그만 마시라고...
야인시대를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매일 같이 같은 시간..
같은 채널을 틀어 놓으시면 맨날 이것만 보냐며...
전화해서 야인시대 그만 방송하라고 해야 겠다고...
밥있냐고 물으시면 맨날 밥만 찾는다고...
소희야~ 자장면 시켜 먹을까? 라고 하시면...
자장면 어쩜 그리 좋아하냐고.. 질리지도 않냐고...
무릎 아프다고 주물러 달라시면.. 맨날 아프냐고...
아빠 입을 옷 없어 빨래좀 해.. 라고 하시면...
내가 빨래 안하면 아무도 빨래 안하냐고.. 나 없었을땐 어케 했냐고..
아픈데 약좀 사와~라고 하실때면..
나 아플땐 약도 안 사다 줬다고...
내방 꾸민다고 안방, 작은방 지져분하게 해놓고는..
언제 치울거냐는 질문에.. 내 맘이라고...
이것 저것 아빠한테 불효한거 쓰자니...
24시간 줄줄이 나열하고도 모자를거 같아...
몇개만 적어 보지만...
이제 와 생각하면 난 정말 나쁜 딸이였다.
장례를 다 마치고 보니... 난 끝까지 불효녀다.
살아 생전에 그렇게도 바라셨던...
귀에 딱지 앉도록 말씀하셨었는데...
열이 많아 더위도 많이 타시는 분인데...
아빤 절대 화장 안된다고...
그렇게 누누히 말씀 하시고 또 하셨거늘...
가뜩이나 더운 여름 날에...
그 뜨거운 불길로 아빠를 보냈다.
내가 아무리 싫다고 뜯어 말린들 가능한 일은 아니였지만...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말렸어야 됐는데...
내가 벌초하고 관리 다 하겠다고...
화장은 절대 안된다 무릎 꿇어 빌어 보기라도 했어야 됐는데...
아무런 방법도 써보지 못한채...
그렇게도 싫어하셨던 화장을 해버렸다.
부평 공동 묘지 납골당...
그 좁디 좁은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아빠...
그 곳은 좀 어때..? 아까 많이 덥고, 뜨거웠지?
나 이상하게.. 눈물도 다 말라 버렸나봐~
펑펑 소리 내서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ㅠㅠ
글구 주말 마다 찾아 가도록 할께 아빠..
근데 딱 약속은 못해... 나 인천 나가면 강화 들어오기 싫어하잖아...
그럼 엄마 혼자 있어야 되는데...
엄마 혼자 두고 어디 나가는거 당분간은 못할거 같아서...
아빠 있을때는.. 나가서 2~3일씩 외박해도 엄마한테 안 미안했거든..
근데 지금은 상황이 바꼈잖아.. 많이 미안할거 같애;
아빠랑 엄마랑 나랑... 우리 셋이 살때는...
그냥 그럭 저럭 넓다는 생각이 안 들었었는데...
아빠가 없으니까 이 집이 참 넓고 크게 느껴져...
내가 늘어논 방들때메..
오빠랑 올케랑... 지금 거실에서 엄마랑 같이 잔다~
아빠 유품 정리 해야 되서 안방부터 내 짐 치워야 될거 같애.
아빠 옷 다 빼내고 나면.. 옷장도 텅텅 비겠지..?
입관 할때.. 내가 아빠한테만 들리게 속삭이는 소리 들었어...?
그거 다 진심이야~
지금 생각하면 내가 못했던게 너무 많아서.. 후회 투성이거든ㅠㅠ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같은거 보면...
저승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 오는 사람들 얘기가...
나한테도 일어나길 간절히 바랬는데...
내가 너무 못된 아이여서.. 신께서 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나봐...
내가 착한 아이였다면 그 소원 들어 주셨을텐데 말야;
장수 큰아버지 하시는 말씀 들었지...?
금방 따라 갈테니 조금만 기달리라고 하셨던...
나도 그래 아빠..
아직 젊긴 하지만.. 시간이 참 빨리 흐르잖아...
저 사진... 요번 엄마 생신때 찍은건데...
가장 최근 사진인거 같애.. 그치?
아빠가 빌라 아줌마 아버씨게.. 아주 큼직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아...
그 목소리 오래 오래 듣고 싶다...ㅠㅠ
아직도 꿈만 같애~ 아빠 물건 때메 서울 간거 같고...
농장 간거 같고.. 가게에 있는거 같아서...
아직도 실감하기 힘들어;
오늘 오빠랑 올케 하는거 봤지..?
엄마 힘들고 아파하지 않도록 아빠가 도와줘...
난 잘 견딜수 있는데 엄마가 걱정이야...
에휴... 주절이 넘 많이 하면.. 아빠 읽기 힘들겠지?
하늘로 보내는 편지... 자주 쓸께요...
꿈속에서 만나 아빠...
꿈에서는 내가 꼭 아빠 볼에 뽀뽀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울 아빠 가시는 길 편안하실텐데...
내 기억속 아빠가 마지막으로 불러줬던 김건모의 제비..
배경 음악으로 해 놓을테니까... 듣고 싶으면 많이 들어~
사랑하고, 보고싶어 아빠...
그리고 이 못난 막내 딸년... 용서하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