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어리숙하고 바보스럽지 않은가.
빨리 내 마음에 들어오라고 해서 때맞춰 얼른 들어오고
이제 됐으니 나가라고 하면 영악하고 신속하게 나가주는 게 아니다.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턱하니 버티고 앉아
눈치없이 아무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는다.
- 장 영희의 < 내 생에 단 한번 > 中
- photograph by ye rin m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