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가 사라지면 온갖 상상을 다하며 걱정하다가
막상 그녀가 나타나면 서운함에 얼굴도 비추지 않는 남자
너 없어도 만날 사람 많다고 해 놓구선
그녀와의 약속 시간에는 언제나 나오는 바보같은 남자
그녀와 있었던 일, 장소를
빠짐없이 기억하는 남자
자기옷 사러 갔다가 그녀가 생각나면
자기옷대신 사오는 사랑스런 바보같은 남자
헤어지자 말하면 잡지도 떠나지도 않고
언제까지나 그자리에서 우는 남자
주위사람들에게는 이젠 잊었노라고 큰 소리치곤
그녀의 생일인 휴대폰 비밀번호조차 바꾸지 않는 남자
아직 달력에 100일 동그라미가 그대로
남아있도록 남겨둔 바보스런 남자
우연히 마주치면 정말 보고싶었으면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뛰어 달려가버리는 남자
새 연인과 영화보러 가는 그녀가 불편해 질까봐
한마디 말도 못하고 모르는척 지나가버리는
눈물나도록 소심한 남자
그런 남자가 A형 남자야
이런 사랑을 하는 남자가 A형 남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