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날씨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갑작스레 찾아온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옷장은 대충 정리해 긴팔 티셔츠나 카디건 등 가을옷은 황급히 꺼내 입었지만, 집안은 미처 손을 대지 못해 여름 분위기 그대로인 집이 많다. 여름철에 사용하던 얇은 침구와 커튼, 흰색 실내장식은 찬바람을 막아주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집 안을 썰렁해 보이게 한다. 가을에 걸맞은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집 안을 바꿔보자.
# 포인트 벽지로 가을 분위기 살리기
어렵게 도배하지 않아도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게 포인트 벽지다. 4면 중 한 면 혹은 한 부분에만 붙이는 포인트 벽지는 색이나 문양이 화려해 이름처럼 집 안의 ‘포인트’가 돼 준다. 가을에는 패브릭(천)으로 만들거나 패브릭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벽지가 은은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제격이다.
LG화학 인테리어 브랜드 ‘지인’의 송현희 디자이너는 “계절마다 인테리어를 바꾸기가 번거로울 때는 실내공간 한두 군데 정도만 변신시켜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며 “가을에는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느낌의 벨벳 벽지를 포인트 벽지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벨벳 등 패브릭 소재 벽지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만큼, 선명하거나 화려한 색 보다는 베이지, 화이트, 옅은 블루 등 차분한 색을 선택한다. 이국적인 멋을 내고 싶다면 골드나 실버 컬러를 사용하고 반짝이는 무늬가 새겨진 포인트 벽지를 활용해 본다.
◇밝은 색의 가을 침구.
# 침구·커튼은 은은한 색으로 교체
화이트나 블루 컬러, 마 소재 등 시원한 느낌의 여름 커튼은 떼어내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가을 커튼으로 교체하는 것도 당장 해야 할 일이다. 가을에는 바람과 햇볕이 강해 이를 막아줄 커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을이라고 해서 브라운이나 자주색 등 너무 무거운 색을 사용하는 것은 유행에 뒤떨어진다. 요즘은 ‘웰빙’과 ‘자연주의’의 영향으로 가을에도 아이보리나 연한 녹색, 베이지 등 부드러운 느낌의 색을 선택하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은은한 색은 강렬한 가을 햇볕과 어우러져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가을에는 두꺼운 커튼보다 얇은 소재 두 가지를 겹쳐 사용하면 찬바람도 막아주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두 가지 소재의 커튼을 달 때는 체크·꽃·물방울 등 무늬가 있는 것과 무늬가 없는 것으로 구별해 사용하는 것이 보기에 좋다.
침구 역시 커튼이나 가구에 맞춰 비교적 밝으면서 부드러운 색상을 선택한다. 아이보리· 베이지 등 내추럴한 색이 좋다. 밝은 색의 침구는 침실이 넓어보이는 효과도 있다.
◇내추럴한 느낌의 가을용 커튼.(왼쪽)◇가을 분위기로 꾸민 발코니.
# 가구도 가을 느낌으로
여유가 있다면 가구도 한두 가지 정도는 바꿔 보자. 가구를 전체적으로 바꿀 계획이 있는 사람이나 가구를 새로 구입할 신혼부부라면 올가을에는 ‘내추럴리즘’을 주목할 만하다. 내추럴리즘은 세련된 블랙&화이트와 선명한 컬러를 주로 사용하는 모던 스타일·젠 스타일과 달리 원목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
까사미아 김혜영 전략팀장은 “이번 가을에는 내추럴 스타일에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를 조합한 ‘어번(urban) 내추럴’ 스타일의 가구가 인기”라며 “화려함보다는 편안함과 세련미를 강조한 가구는 도시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요란한 가구와 달리 싫증도 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바퀴가 달려 위치를 바꾸기 쉽거나, 구조나 모양을 조금씩 변경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가구도 올가을 주목받는 아이템이다.
모든 가구를 바꾸기가 부담스럽다면 의자, 작은 테이블, 화장대, 책꽂이 등 소형가구만 조금씩 바꿔보자. 의자나 책꽂이를 바꾸고, 화분이나 장식품으로 포인트만 줘도 집 안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 가을 발코니 꾸미기
거실과 방 등 실내 꾸미기가 끝났다면 발코니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가을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 발코니에서 햇볕을 쬐거나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보경씨는 “아파트에서 가장 자연과 가까이 있는 공간인 발코니를 집 안에 활기를 불어넣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다”며 “확장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장식타일 등으로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확장공사를 하지 않은 발코니에 나뭇결 무늬의 타일이나 대리석 무늬 타일을 깔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를 놓으면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기에 좋다. 여기에 난이나 대나무 등 화분을 배치하고 깔끔한 파티션(가리개)을 설치하면 멋진 휴식공간이 된다. 발코니는 작은 공간인 만큼 누구나 취향에 따라 블랙&화이트의 모던 스타일, 세련된 젠 스타일, 목가적인 내추럴 스타일 등으로 간단하게 꾸밀 수 있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사진:LG화학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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