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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실 |2007.09.12 02:48
조회 59 |추천 1


 

 

 

 

 

어머니 / 고우성


그 무엇하나
내 것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도심의 하늘
지나가던 구름이 굽은 허리 곧추세우고 고층건물 꼭대기에
잠시 기대어 쉬어가는 오후

정처없이 쓸려지나가는
낯선 차량들이 뿜어내는 매연에
소스라치게 떨고 있는 가로수의 푸른 입김들이 자꾸만
뒷걸음질 치는 사이로 보이는
큰 장독 하나
안이 텅 빈채 뚜껑도 없이
자갈밭 위로 덩그러니 놓여져있다

세월의 바다를 유영하며
생콩 같은 성질을 푹 삶아낸 시집살이 속에서  
바가지로 넉넉하게 퍼주던 당신의 가슴은
북극성으로 빛이 났었지요
몸뚱이가 늘 젖어야만 낼 수 있었던
구수한 생의 향기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끈적끈적한 생의 미련의 밑바닥까지도 긁어내어진
앉은  자리 풀도 나지 않을 여생 위에서  쪼그리고 앉아
먼지보다 가벼운 햇살받이가 되어가는
당신의 품속이  마르다 못해
공허한 메아리만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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