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찾지 않는 배우
의 오다기리 조
이후 오다기리 조를 이야기하는 건 조금 난감한 일이 되었다. 하얀 셔츠에 슬랙 팬츠, 고독한 눈망울이 보석처럼 아름다웠던 게이 하루히코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좀처럼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빠르게 달렸다. 국내에선 뒤늦게 알려진 히피 캐릭터(영화 )나 엉뚱하고 유쾌한 경찰(드라마 )은 그냥 귀여운 장난 정도다. 그는 와 로 다진 배우의 입지를 묘하게 틀고, 뒤집었다. 때에 따라서는 퇴행도 보였다. 2003년의 를 지나 2006년에 그가 보여준 자유와 방황, 고뇌()는 어딘가 모조품의 냄새가 짙었다. 의 타케루나 의 요시카즈도 포장이 더 커보였다. 고독함과 유쾌함을 오가는 역할은 여전했지만 그 안의 시계는 멈춰버린 듯 깊이가 없었다.
는 일본에서 2007년 3월에 개봉했다. 그 무렵 오다기리 조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촬영을 끝냈고, 의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며,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을 찍고 있었다. 로 인연을 맺은 미키 사토시 감독의 과 이와마쓰 료 감독의 이야기도 오갔다. 그는 여전히 좌우로 뛰었고, 그 안에서 코미디와 절망이 자유롭게 뒤섞였다. 떠도는 삶을 택한 의 깅코처럼 그도 멈추지 않고 길을 그렸다. 전과 다른 건 다소의 실망과 혼란이 뿔처럼 도드라져 보였다는 거다. “깅코는 사람들이 사는 곳엔 머물지 않는 인간이다.” 그리고 깅코는 몸 안에 어둠을 담고 있다. 하루히코를 버리고 백발을 한 오다기리 조는 의 깅코처럼 끝까지 정답을 버리는 이상한 남자인지도 모른다.
2006년 오다기리 조가 발표한 앨범은 와 의 두 가지 버전이다. 전자 사운드의 음파가 깊숙한 골을 파헤치듯 지직대는 트랙에는 영화 못지않은 혼란이 담겨 있다. 화이트를 모방하는 블랙과 블랙의 여백처럼 느껴지는 화이트. 확실히 특이한 남자 오다기리 조는 말보다 몸짓으로, 이성보다 직감으로 자신을 채색한다. 그것이 때로는 과한 제스처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제스처에 결론은 없다. 무어라 단정하지 않는 목소리는 때로는 적절했고, 때로는 미흡했다. 오다기리 조가 를 “결론이 없는 영화”라 정의한 것처럼 그의 연기에서 결론을 낸다는 건 조금 난감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삶도, 죽음도 그 자체엔 결론이 없다.”
[넥스트 플러스 35호] 글 정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