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인 자연을 지킨 그녀의 동화, 영화 '미스포터'
어제(22일) 몸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 도서관에 가는 것을 포기한 채 이부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정오께 일어나서는 오후 3시쯤 다시 잠들어 밤 9시에 일어나고 말았다. 어린시절 몸이 안좋다 싶으면, 약과 병원을 찾기보다 그냥 잠을 잤던 것이 기억난다. 학교를 다니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해 늘상 피곤했던 나에게 토요일은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채워주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었다. 여하튼 반나절을 잠자는 것, 자신의 몸을 치유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 '휴식'을 통해 시간을 보낸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머리는 멍한 상태였다. 다행히 코감기 증세는 완화되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방에 돌아와서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정오께 받은 편지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곰플레이어 무료영화를 보려고 찾아들어갔다. 눈에 띄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영화 '미스포터(http://www.misspottermovie.co.uk/)'를 선택했다. 판타지 분위기의 르네 젤위거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가 묘하게 끌렸다.
영화 '미스포터'는 피터래빗 이야기(http://www.peterrabbit.com/)로 유명하다는 영국의 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사실 난 잘 모른다. 피터래빗에 대해서. 간혹가다 문구, 팬시점에서 그녀의 캐릭터가 들어간 머그컵과 연습장을 본 기억이 나긴 하지만. 아무튼 그녀의 동화는 영국 문학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무려 100년 동안 전 세계 1억부 이상, 30개 언어로 번역된 것이라 한다.
영화에서 베아트릭스 포터는 어렸을 적부터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력이 남달라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당시 영국사회에서 여자는 결혼을 해야한다는 사회적 관념과 분위기속에서도 결혼치 않고 32살이 넘어서까지 자신의 이야기와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처음으로 그녀가 자신의 그림동화(피터래빗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될 때 만난, 출판사 형제 중 막내인 노먼(이완맥그리거)과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녀의 그림동화도 계속 인기리에 판매된다. 하지만 신분차이 운운하며 노먼과의 결혼을 반대한 부모님 때문에 둘은 여름 휴가기간 동안 떨어져 있어야 했다. 그러다 노먼은 죽고 만다. 진정 사랑한 사람의 죽음에 절망하던 그녀는 런던을 떠나 시골(레이크지역)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다시 자신의 친구인 자연을 그리고, 힐탑농장을 가꿔나가고 주변 농장과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을 막아내고 내셔널트러스트에 자신이 소유한 땅을 기증한다.
* 베아트릭스 포터는? http://www.peterrabbit.com/beatrixpotter/index.cfm?territory=1&country=1
영화 '미스포터'는 여러 사람들의 평대로, '착한영화' '동화같은 영화'였다. 이뤄지지 못한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고지식한 가부장적 근대사회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삶을 일궈나가고 성공하는 이야기도 담겨있다. 무엇보다 내겐 친구인 자연을 지키기 위해 베아트릭스 포터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가 눈에 더 들어온다. 노먼과의 사랑이야기보다,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엉뚱한 낙찰가로 경매를 통해 개발업자에게 넘어갈 농장을 사들인 포터가 한 말도 잊혀지지 않는다. "후손을 위해 훼손하면 안 돼요. 보존해야 한다고요."
p.s. 자연과 땅을 지킨 베아트릭스 포터를 기념하기 위한 'The Beatrix Potter Green Award'도 있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