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수다- 미남들의 수다
가끔 티비를 틀 때 미녀들의 수다가 나오면
어눌하게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공부하고 이해해가는 모습이 재밌다고 생각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추석 특집 미남들의 수다가 방송된다고
했을때 나는 가족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며
같이 보자고했는데 내용은 정말 끔찍하기 짝이없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특정 문화를 보고 어떤 점이
신기하거나 특별하게 느껴졌냐는 질문을 세가지 정도
했는데 모든 질문의 방향이 성적인 것과 관련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출연한 외국인들도 한국인 여성과의 만남에서 격는
여러 상황을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라거나
'공주님처럼 구려고 한다' 라는 식의 표현을 써서
상황을 비약하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불편했다.
예를 들면 '한국여자는 사랑보다 조건을 많이 본다'
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물론 이런 문구는 같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흘러나오고 있는 주제지만
모든 한국 여자들이 조건만을 보고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편견과 선입견을 만들어주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패널들이나 진행자가 대화를 진행해나가는 외국인들의
오해를 풀어주려는 노력보다는 프로그램의 재미와 흥미를 위해
오히려 외국인들의 경험을 과장되게 표현해서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한국의 문화는 그렇게 부끄러운것일까?
모든 나라가 다른 문화범주 내에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일텐데 여성 패널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여자가 내숭을 떤다는 말을 하자마자
소위 오버를 하면서 가식적으로 더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했다.
꼭 '나는 한국여자지만 내숭떠는 여자가 아니라 털털한 여자야'
라고 말하는 듯 싶었다.
서양인들과 우리가 문화적으로 많이 달라서 어떤 표현방법이
내숭이라고 잘못 받아들여지거나 여러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지만
그것은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노력하면서
서로 이해해나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것임에도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만 보여주려고 노력한 패널들의 수준이
의심스러웠다.
미남들의 수다는 한가위특집으로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저녁8시에
방송되었다. 추석, 그리고 황금시간대의 방송치고는 너무나
선정적이었다.
외국인 게스트들은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여자'등의 얘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했고
수준낮은 진행자는 '여자가 술에 취하게 만들고 싶었던 적이 있느냐' 등의
질 낮은 질문들로 방송의 흐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훈훈하게 즐겨야 할 추석전야에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kbs 피디들의 정신이 의심스럽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나라 방송의 질에 다시한번 실망을 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