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 [돌이킬 수 없는]
[매트릭스:리로디드]에서도 모습을 보였던 모니카 벨루치가
출연해서 더 화제를 모았던 영화다. 그와 더불어 내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이 영화의 '역순행적 구성' 때문이었다.
제일 첫 장면에서, 주인공들은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될만큼 처참
한 지경이다. 여주인공(모니카 벨루치)은 강간당하고 폭행까지 당
하여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있고, 이에 분노한 남주인공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누군가를 죽일 정도로 때려 살인미수로 경찰에 연행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다. 영화의 첫장
면이 내용의 마지막이고, 서서히 거슬러올라가 조금씩 과거로, 더
시간이 흐르기 전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첫장면의
처참한 모습을 더 슬프게 만드는 것이 바로 조금씩 시간을 거꾸로
되밟으며 보여주는 과거의 장면들이다. 끔찍한 사건을 당하기 전의
그들을 모습과 마침내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는 엔딩씬에는 그들
의 최고로 행복했던 순간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역순행
적 구성과 그 구성을 사용한 이유를 보면서 한국영화 [박하사탕]이
떠올랐다. 설경구가 열연했던 주인공이, 첫장면에서 선로 위에서
달려오는 열차를 향해 외치던 '다시 돌아가고 싶던 순간'이 영화의
결말이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말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미화되고
과거의 어느 한 부분쯤에선 누구에게나 후회되거나 그리운 순간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한 삶을 살다간 그들의 인생을 거꾸러 거슬러오르며, 그리고
그 과거로의 여행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박하사탕처럼 알싸한 우리네 인생을 다시 되돌아볼 기회를 얻어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의 인생도 다시 돌이킬 수는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