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밤, 적어도 6시까지 내 옆에서 항상 지켜봐주는 친구다.
이 녀석이 없는 밤은 상상할 수 없는데,
외롭거나 무섭거나 하는 식의 기분 탓이 아니라,
요즘 들어 먼 곳의 사물들이 흐릿하게 보이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
조금이나마 끼고 돌려는 구차함 때문이다.
배 나오는 거야 이미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운동과는 담 싼 탓이라쳐도
슬금슬금 기어나오는 흰 머리나 흰 콧털을 발견하면
실제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우로 심난해지곤 한다.
한숨이 늘고, 담배가 늘고, 주름이 늘고...
더불어 주량 또한 끝도 밑도 없이 늘어만 가는데,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감각들이
마치 술 취한 몸처럼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돌고 돌아 늘어난 술 때문이라고 억지로 밀어부친다.
젊어지고 싶은데...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들에 힘이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