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하반기는 10대 여자 그룹의 돌풍으로 뭇 남성들이 새벽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 밤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그룹을 바라보는 팬들의 생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9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소녀시대의 경우는 '예쁜 외모'가 좋다는 반면, 원더걸스는 '중독성 있는 노래와 안무'가 좋다는 반응이다.
현재 가요계는 '춘추원소시대'(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합성어)
먼저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이 있다. 이 어원은 BC 770~476년 공자가 편찬한 노나라의 편년체 사서 '춘추'의 이름을 따서 춘추시대라고 하고, BC 475~221년은 대국들이 패자의 자리를 놓고 다투었으므로 전국시대라고 한다. 즉, 우열을 가르기 힘들고 그 둘의 힘이 서로 막강한 시대를 '춘추전국시대'로 부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한국의 가요계도 두 10대 아이돌의 대결양상을 '춘추원소시대'라 일컫는 것이다.
8월 초 데뷔한 소녀시대는 SM엔터테인먼트가 배출한 신인 여성그룹으로, 정식데뷔전부터 CF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얼굴을 먼저 볼 수 있었다.
▲소녀시대
효연(18)·유리(18)·태연(18)·제시카(18)·티파니(18)·써니(18)·윤아(17)·수영(17)·서현(16)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청순', '섹시', '발랄'등의 이미지로 청순유리, 섹시써니 등으로 불리고 있다.
원더걸스는 멤버수로는 4명이 더 적은 5명으로 이루어졌다. 유빈(19)·선예(18)·예은(18)·선미(15)·소희(15)로 구성된 원더걸스는 '박진영'이 키운 첫번째 10대 여자 그룹으로 소녀시대보다 평균연령이 조금 더 낮다.
이번 정규1집 앨범의 타이틀곡 ‘텔미’로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원더걸스'는 'girl(걸) 이미지를 부각한 깜찍한 안무와 복고풍 노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소녀시대는 노래보단 '외모'
원더걸스는 외모보단 '노래와 춤'
이 두 그룹은 10대부터 30대를 아우르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팬들이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소녀시대의 팬들은 '9명의 외모'를 좋아하는 반면 원더걸스의 팬들은 '중독성 강한 노래'를 좋아한다.
소녀시대는 9명의 멤버가 긴 생머리에 날씬한 몸매, 그리고 큰 눈에 예쁜 미소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실력보다는 외모로 청순함과 섹시함을 강조하며 남성들에게 성적 매력을 주는 것이다. 김재영(26세)씨는 "소녀시대는 예쁘다"며 "소녀시대에는 남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가진 9명의 멤버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멤버가 소녀시대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그룹까지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원더걸스는 '노래'가 인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외모가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들으면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텔미'노래가 원더걸스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민수(중3) 군은 "이번 원더걸스 노래는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며 "쉬는 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텔미'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규 1집으로 들고 나온 'Tell me'는 복고풍의 멜로디와 팔찌춤으로 중독성 강한 노래로 불리고 있다. 특히 팔찌춤은 학교와 군대, 그리고 직장내에서도 따라추고 있다는 것을 UC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 김용민(25)씨 역시 "점심시간이면 'tell me'노래를 들으며 그 안무를 따라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수만과 박진영, 뭔가 다른 점이 확 느껴지지 않나요?"
소녀시대는 '외모', 원더걸스는 '노래'라고 생각하는 팬들의 입장에는 기획사에 대한 선입견도 깔려있다. SM의 경우 상업성 가수를 키운다는 인식이 있다면, JYP는 실력있는 가수를 키운다는 것. 원더걸스 노래가 좋다는 팬들의 인식에서는 기획사에 대한 인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원더걸스
그동안 SM은 아이돌 스타를 배출하고, 10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가창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 비쥬얼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립싱크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소녀시대의 경우도 음악 프로그램에서 립싱크 공연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SBS인기가요 게시판에는 "소녀시대만 립싱크를 하고 있다"며 "소녀시대의 출연을 자제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sohealee1는 "다른 가수들은 모두 라이브하는데 9명이 우르르 나와서 립싱크라니, 가수라는 타이틀이 참 무색합니다"라고 제기했다.
이에 비해 JYP 소속사 출신 가수들은 라이브 공연을 위주로 하며 춤과 노래가 어느정도는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원더걸스의 경우도 지난 뮤직뱅크에서 '빅뱅'과의 스페셜 무대에서 '텔미'노래를 부담없이 잘 소화했다.
박상길(중3)군은 "JYP에서 키우면 실력이 더 좋게 느껴진다"며 "그리고 꽤 오랜시간동안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왔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원더걸스 멤버들은 노래도 잘하고 실력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이들이 뿜어내는 서로 다른 매력은 그동안 불황이었던 가요계가 다시금 불타오를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이 두 그룹이 새로 쓰는 여성 아이돌 스타의 신선한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