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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06 ,,,거울앞에서

윤선경 |2007.10.15 11:43
조회 29 |추천 0
2001/02/06 ,,,거울앞에서 이틀을 호되게 앓았다. 눈꺼풀을 들어올릴 수도 없을 만큼 깊게 가라앉은 무거운 육신은 길고 어두운 터널을 끝도 없이 터벅터벅 걷는 꿈 속에 가두어졌다. 나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호흡곤란으로 하아, 하아 가쁜 숨을 들이쉬어보았지만, 차고 미끈한 손은 점점 더 심장을 옥죄어올 뿐이었다. 누가 말했던가! 하루를 온전히 침대에 눕히기 위해서는 한사람의 그리움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이틀을, 이십년 만큼이나 길게 누워 보낸 나는, 얼만큼의 그리움을 내려 놓고자 했던 것일까? 얼만큼의 그리움을 내려 놓은 것일까? 몸을 일으킨 후, 화장대에 앉아 거울속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머리는 시큼한 단내로 엉켜 있었고 얼굴은 버석거리는 것이 흡사 가면처럼 굳어 있었다. 오랫동안 방치해두어 뿌옇게 먼지가 쌓인, 그리하여 먼지를 닦아낸 후에도 이미 바랠대로 바래서 더 이상 옛 형상을 찾아 볼 수 없는 가면...... 몸 안의 수분이 모조리 빠져나가버린 후에야 나는 눈을 떴다. 건드리면 부서질 듯 바짝 마른 살결을 쓰다듬어 보다가 쪼글쪼글한 웃음을 지어보았다. 이제 내 몸 안의 수분을 다시 채워야 하리라. 온전히 내 힘으로..... 내 몸안의 수분을 채워넣으리라... 나는 다시 한번 바삭바삭한 마른 웃음을 지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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