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영화에서 보고
아일랜드 사람들에 대해 확실한 이미지를 얻었다.
또한 삶의 단편 단한번을 통해 영원을 생각하는
영화의 진면목을 보았다.
그리고 음악,
그리고 기타 퉁기는 소리,
그리고 밤샘작업의 매력을 어필하는 감독의 사소한 감정도
기분좋게 받아드렸다.
결론은 강추!
그리고 OST 가 눈물나게 아름답긴 한데,
영화 안보면 별로니까 OST의 감동을 느끼고 싶거든
영화를 꼭 보도록!!
http://news.naver.com/moviescene/?ctg=issue&mod=read&office_id=263&article_id=0000000134
[이동진닷컴]
여자(마르게타 이글로바)는 남자(글렌 한사드)가
떠나간 사랑을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래서 함께 탄 버스 안에서
“그녀를 아직도 사랑해요?”라고 재차 묻지요. 곤혹스런 물음에 웃음으로 때우던 남자는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여자가 집요하게 질문을 계속하자, 남자는 결국 들고 있던 기타를 퉁기면서 즉흥적인 노래말로 답하고 맙니다.
“언젠가 성공하면 그녀를 찾겠죠. 그때까지 나는 가난한 청소기 수리공”이라면서요.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의 영화 ‘원스’가 개봉 한 달 만에 1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제한된 규모로 상영되는 인디 영화로는 놀랄만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체코에서 이주해온 여자와 거리에서 노래하는 남자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의 성공에 음악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겠지요.
정말이지, 이 영화에서 음악은 그 자체로 서사이고 스타일이며 메시지니까요.
사실 ‘원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안에서 노래가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거나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위대함으로 생활의 장벽 쯤은 간단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노래 하나로 모든 벽을 단번에 허물 수 있다고 주장하지도 않지요. 하다 못해 두 사람이 녹음한 노래들이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는 장면조차 이 영화엔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극이 끝나갈 때에도 여자의 현재는 여전히 쪼들리고, 남자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둘이 함께 했던 노래들은 그저 한 사람이 오랜 꿈을 향해 걸음을 뗄 수 있도록 등을 조금 밀어주고, 다른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어깨를 슬쩍 어루만져주는 일을 할 뿐입니다.
하지만 노래에는 한 가지 능력이 더 있지요. 그건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연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남자는 차마 말로는 아픈 내면을 고백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협소한 버스 안에서라도, 기타의 현을 뜯고 멜로디를 붙일 때, 그는 다른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원스’의 두 남녀가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노래만이 갖출 수 있는 고백의 힘, 소통의 욕구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노래의 가사들 상당수가 지극히 감상적인 이유는 명백합니다. 그건 노래만이 지닐 수 있는 감응력의 폭과 깊이 때문이지요.
조니 미첼의 대표곡 ‘블루(Blue)’는 “노래란 문신과 같은 것”이라는 가사로 시작합니다. 음악은 분명 추억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예술이지요. 그러니,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을 상징하는 무사이 아홉 자매의 어머니 므네모쉬네가 기억의 여신인 것도 우연은 아닌 셈입니다. 그렇게 유한한 삶은 잠시 서로 내면을 열고 소통했던 일회적인(‘Once’) 경험을 노래에 담아 추억으로 새김으로써 감히 영원을 꿈꿉니다.
영국의 록밴드 롤링 스톤즈가 ‘이건 그저 락큰롤일 뿐이야(It’s only rock’n roll)’라는 노래를 부르는 비디오 클립을 본 적이 있습니다. 롤링 스톤즈 멤버들이 해군복을 입고 작은 텐트 안에서 노래를 부를 때, 비누방울이 그 안에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비누방울이 점점 몸을 뒤덮어가자 믹 재거를 비롯한 멤버들은 웃으며 아이들처럼 온갖 장난을 칩니다. 그러면서도 노래를 끝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그 곡의 부제이기도 한 ‘하지만 난 락큰롤이 좋다구(But I like it)’를 후렴으로 계속 반복하면서요.
펑크록밴드 클래시의 리더 조 스트러머는 “락큰롤이 노래하는 것은 오로지 한가지 뿐. 그건 살아서 즐겁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우리의 삶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껏해야 3분짜리 락큰롤일 뿐이고, 그래 봤자 길지 않은 삶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길지 않은 삶이 온전히 마음을 실을 수 있는 3분짜리 노래와 짜릿하게 만나는 순간을 체험한다면, 한번쯤 롤링 스톤즈처럼 외쳐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감정의 극단을 넉넉히 허용하는 노래가 아니라면, “이건 단지 평범한 삶일 뿐이야. 하지만 난 삶이 좋다구”라고 호기롭게 외칠 기회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