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맞고 자란 애가 있는 집이 한 두곳도 아니고,
저만 얻어터지고 산 것도 아닌데다가, 돈 없는 집이 한 두곳이겠습니까만
정말 화가 나서 못 견디겠습니다.
저 어릴 때부터 부모님 싸우면 줄기차게 맞았습니다.
안 싸워도 맞고 컸습니다. 딸로 보이는지 똥개로 보이는지
밥 오래 씹으면 밥 오래 씹는다고 패고, 겁나서 밥 빨리 먹으면 버릇없게
쳐먹고 일어선다고 패고, 다섯살 때까지만 기억이 살아있는데
온통 얻어맞은 기억 뿐입니다.
부모님도 사이가 안 좋아서 이혼 했다가 재결합 상태인데요.
제가 열 살 때 이혼 한다고 난리칠 때 하도 서로 애는 니가 데려가라고 싸우는 꼴을 봐서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신경도 안 쓰이구요.
아빠는 니가 내 새끼가 아닌 것 같다고도 해서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는데 친자였구요. (더 싫습니다. 친부모님 찾아가는 꿈이 깨졌어요)
엄마는 또 아빠가 바람을 핀다고 저까지 붙잡고 집에 불을 지르고,
서로 나를 지웠어야 했다는 둥, 밥벌레라는 둥.
초등학생 때부터 집이 너무 싫어서 학교도 안 가고 동네 교회에 가있고,
밥 먹듯이 굶고 그런 식으로 지내다가 부모님 이혼하시고부터는 중학교 가기
직전까지 온 친척 삼촌, 5촌집까지 다 떠밀려다녔습니다.
가는 집마다 구박덩이 찬밥신세, 귀찮은 짐덩이 취급 받는게 싫어서
그냥 죽고만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이혼 후에 두 분이 금전적인 문제로 불이익이 생겨서
뭔가 미룰 수 있는 게 있다던가 하면서 재결합을 하시면서
(아버지는 애인도 따로 있다고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났다고 여자가 꼬이는지)
그 때 마침 저는 중학교를 갔었는데, 학원이고 나발이고는 꿈도 못 꾸고,
집에 와도 공부는 커녕 편하게 잠이나 잘 수 있으면 다행스러울 정도로
하루종일 싸워대는데 돌아버릴 뻔 했습니다. 그릇을 깨려면 둘이 깨고,
때리려면 서로 때리지, 둘이 싸우고 있으면 방에서 나가지도 못합니다.
화장실 가다가도 같이 잡혀서 얻어터지기 딱 좋아서 싸우면 그냥 이불 덮고
귀막고 자려고 애쓰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아주 어릴 때는 얻어터지더라도 말렸는데
사람이 이제는 질려서 아주 그냥 신경 끄고 싶습니다.
집구석이 사람 꼴이 아니에요.
아빠는 사업이고 뭐고 다 말아먹은 후에 가끔 노가다판 나가서 일해서 집에 오면
어따 가져다 붓는지 혼자 쓰고, 엄마는 내가 왜 집안일을 해야 하냐면서
밥이고 뭐고 일절 손 놓고 있고, 돈 생기면 라면 박스채 들여놓는 거 말고는 일이없습니다.
주식이 완전히 라면이라, 급식 말고는 밥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문제집 한 권도 제대로 안 사주는 집에서
중학교 때 부터 방학 되면 전단지 하루에 오백장씩 그렇게 돌려가면서
돈 모아놨다가 학기중에 문제집 살 거 사고, 그런 식으로 해가면서 남는 돈 저금하고,
그렇게 삽니다. 정말 용돈 제대로 받는 애들 보면 부러워 죽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 혼자 이래저래 공부해서 중학교 때까지는 전교 등수 한자리에도 들고 하면서
공부만 잘하면 나중에 커서 혼자 잘살면 된다, 그런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고등학교 오니까 그게 또 아니더라구요.
실업계 가면 3년 무료에 장학금까지 준다는 학교도 많았는데
억지로 고집 부려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갔더니, 부모님 말이
학비랑 급식비 대주는 거나 고맙게 여기라면서 학원같은 소리 하네, 그러시는데,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제가 제 학비 대는 것도 아니고, 저랑 생판 상관도 없는 부모님이
제 학비를 쌩으로 대신 내주니까 할 말이 없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고등학교 와서부터는 정말 집에서 다 해주면서 넌 공부만 해라 ㅡ 하는 애들이
쌩쌩 잘나가고 있는 거 보면 배알이 다 틀리고,
다들 멀쩡한 집에서 행복에 겨웠는데 왜 나는 이래야 하나 싶어서 짜증나고 해서
성적도 처음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집에서는 매일 싸우다가 안되면 저한테 분풀이에 매일 그릇은 온전한 게 없고,
괜히 그만 좀 싸우라고 말했다고 위액을 토하도록 얻어터지고,
입술 터지고, 눈썹 찢어지고, 지긋지긋합니다.
한참 어릴 때는 미친 아버지 홧김에 술김에 칼들고 설칠 때 맞아서 배에 아직도 흉터가 있는데,
그 때 제가 좀 더 머리가 컸으면 신고를 했을 걸, 그러지도 못했네요.
솔직히 자식이 벼슬자리도 아니고, 쌩돈 날리기 아까운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정말 기본적인 자식부양 좀 해준다고 이걸 다 참아야 하나요.
더군다나 정말 어제 일 때문에 거의 미치기 오분전입니다.
제가 여태 방학만 되면 전단을 돌리든 신문배달 자리를 석간을 맡든,
교복사 광고물 배포 알바를 하든 이래저래 시간 쪼개서 일하면서
늘 미친듯이 알바 해다가 저금을 했습니다. 그렇게 몇십만원씩 모아서
학기 중에도 쓰고, 꼭 쓸 일 생기면 빼쓰고, 제 용돈 충달하고,
어떻게든 남겨서 또 저금하고 그러는데 그렇게 차곡차곡 돈 모아서
통장 만들어 놓은게 유일한 기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부모님이 다 뺏아갔습니다.
와 , 돌아버리겠더라고요. 카드대금 갚아야 하는데, 아빠가 월급 술먹고 잃어버렸다고,
어쩔 수 없다고 우기면서 뺏아가시더군요.
내가 신용불량자 되면 좋냐 이 호로새키같은게! 하면서 막 때리고
뺏아가는데 정말 하루종일 울었습니다.
솔직히 매일 때리는 부모님보다는 꼬리치면서 반기는 동네 개가 더 좋고,
부모님보다는 제 통장이 사실 더 좋습니다.
그래도 중학교 때부터 모아놓고 있었던걸 그렇게 뺏기니 속이 타서 죽어버리겠습니다.
이번 방학에도 모으고 있었고, 내년부터는 배달이나 해볼까 싶어서
2종원동기 시험 칠 돈도 고스란히 다 모아놨는데, 그대로 뺏아가면 저는 어쩌라구요.
돌려줄것도 아니고. 용돈 모아 저금한 돈이면 아깝지나 않게요.
전부 제가 일해서 모아놓은 돈인데, 그걸 뺏기고 나니 정말 살기가 싫습니다.
고2면 그냥 편하게 공부만 하면 될 시기 아닌가요.
정말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다 때려치우는 게 낫겠습니다.
알바 해가면서 솔직히 몸이 힘들어서 어떻게 공부를 하나요.
저 체력도 안 좋습니다.
그래서 돈 생기면 다시 제 돈 돌려줄거냐니까,
니 밥값이나 갚아라, 하는데 솔직히 눈물이 펑펑 납니다.
저 커서 돈 벌면 밥값 값으면서 주먹질이고 학대도 같이 갚고 싶습니다.
도저히 어제는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맞고 울고 있는게 아니라 열 받아서
처음으로 같이 싸웠습니다. 부모님이고 뭐고 참을 수가 없어서 같이 쥐어뜯고 싸웠는데
결국 오지게 얻어터져서 온 몸이 다 지끈거립니다.
왼손은 펴지도 못하겠네요.
너무 화가 납니다. 그래도 잘 곳 무료로 제공 받는 거 하나 때문에
집 나갈 수도 없고, (어차피 나가면 저만 손해잖아요)
다만 돈 한푼도 없이 학기중 버틸 거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정말 빈집이라도 털고 싶습니다. 원조교제라도 해야하나 싶고,
그냥 생각같아서는 학교고 뭐고 다 때려치고 싶습니다.
이따위로 공부도 생활도 다 제대로 못하고 개판이 될 바에는
차라리 실업계 기숙사 학교나 가는 게 나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자퇴를 하거나 직업학교로 옮길까 싶기도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 같은 게 너무 아까워서 못해먹겠습니다.
매일 얻어맞고, 걷어차이고, 분풀이만 당하다보니 정말 살기가 싫습니다.
이럴 바에는 정말로 부모님이 싸우다가 하시는 말씀처럼 다 같이 죽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 손에 죽기는 싫습니다.
이왕이면 맞은만큼 돌려줄 겸 제가 죽이고 죽고 싶어요.
그래, 자기들 말처럼 애초에 지워버리지 왜 낳아서 구박하는 지 모르겠네요.
정말 하루 한끼 라면값과 몇 푼 안되는 학비 , 급식비 (이 딴 급식 안 먹으면 그만입니다만) 때문에
이런 집구석에서 뭐든지 참고 사는 것도 지긋지긋합니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되는대로 집이고 뭐고 다 불살라버렸으면 좋겠어요.
정말 다 찌르고 죽어버리고 싶은데,
기사에 "인면수심의 딸, 부모를 살해하고 자살."
평소 부모가 용돈을 풍족히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불만을 갖던 A양(18)은
부모를 죽이고 홧김에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는 이번 사건은....
이런 식으로 특종 물기 좋은 식으로 요약해서 나오고 그 밑에는
"저런 쌍X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네요." ,
"용돈 안 준다고 부모를 죽이다니 미친X 아니야?" ,
이런 댓글이 달릴 거 생각하니 억울해서 못하겠습니다.
아, 돌아버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