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랑해서 미안하다는거니?
감정은 때론 어울리지 않는 어휘를 만들어낸다. 너무 행복해서 불안하고, 무서워서 즐겁고, 사랑해서 미안하고, 힘들어도 기쁘고… 그 중 사랑해서 미안하단 말처럼 수용하기 어려운 말이 있을까. 대체 그 안에 숨겨진 뜻은 무엇일까.

TYPE 1. 좀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항상 그녀에게 미안하더라구요. 좀더 잘해주고 싶은데 내 능력이 안되니까요. 그래서 자꾸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여자에게 다 퍼주고 싶은 남자. 하지만 능력이 부족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사랑해서 오히려 그녀에게 폐가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이런 남자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씩 장미꽃과 사랑한다는 말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니 더 이상 미안해 할 거 없다고 말해주는 게 어떨까.
TYPE 2. 두 여자를 사랑해서 미안!
"전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요. 두 여자 다 사랑하고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녀들을 볼 때마다 '사랑해서 미안!' 이라고 말해요. 간접적으로 그녀들에게 양다리 걸친 행위를 속죄하는 것이죠."
☞ 이 남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미안해야 할' 타입이다. 본인은 면죄부 격으로 미안하다 말한다지만, 여자입장에서는 그저 이 남자가 '날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해주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따름이다. 이런 성향을 보이는 남자들에게는 아예 대놓고 따져보는 건 어떨까. "근데 너 자꾸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는 거니? 어? 속마음을 한번 털어놔봐!"

TYPE 3. 난 사랑! 넌 부담?
"친구의 여자친구를 짝사랑했어요. 그녀도 제 마음을 눈치챘죠. 그런데 혹 자기 남자친구에게 오해 받을까 봐 힘들어 하더라구요. 그래서 문자를 보냈죠. 그냥 내 일방적인 사랑이니까 부담 갖지 말라구. 또 '사랑해서 미안했어' 라며 제 짝사랑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 때론 사랑해서 미안한 상황이 있다. 내 사랑이 상대에게 부담을 줄 때,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 때다. 서로 사랑한다면 괜찮겠지만, 한 사람의 일방적인 대시라면 상대방은 본의 아닌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상대가 '사랑해서 미안했다, 이젠 너에 대한 마음을 접을게' 라고 말해왔다면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안타깝고 안쓰럽겠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네가 미안한 걸 알았으니 다행이다' 라는 무언의 수긍을 하게 되지 않을까.
TYPE 4. 돈을 사랑해?! 그래서 미안해
"전 능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경제적으로 많이 의지하죠. 돈을 빌릴 때마다 다른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럼 그녀는 웃으면서 넘어 가더라구요. 무안한 분위기에 써먹으면 상황이 좋아지는 말인 것 같아요."
☞ 사랑한다는 말을 남용하는 남자들이 있다. 그들은 여자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좋아한다는 걸 알고, 본인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위기를 모면하고자 사용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여자에게 기대려는 남자들은 미안하다는 말에 사랑이란 허울을 갖다 붙이는 게 대다수다. 여자를 뜻대로 움직이기 위해 사랑을 들먹이는 남자. '돈 때문에 사랑하고 미안한 게 아니니?' 라고 톡 쏘아줄 만 하다.
TYPE 5. 사랑해. 헤어지자, 미안해!
"여자들과 헤어질 때는 항상 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괜히 '널 사랑하지 않아' 라고 말했다가 그녀가 복수의 칼을 갈게 될지 모르니까요. 뒤탈이 없게 하려면 그냥 '널 사랑해서 보내줘야 할 것 같아. 미안해, 사랑해' 라고 말해주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 순탄하게 이별을 맞기란 쉽지 않다.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하냐에 따라서 영원히 나쁜 놈으로 기억될 수 있고, 복수의 대상으로도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안전한(?) 이별용어는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 그러나 사랑을 진실되게 했다면, 이별 역시 진실되게 맞아야 하는 법. 이별 할 때,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진실된 사람이 있을까. 만일 이별 하자며 끝까지 사랑을 논하는 남자라면 한번 물어보자. "사랑한다면서 뭐가 미안하니? 그런 변명 굳이 안 해도 돼. 차라리 다른 여자 만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