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모델이 도착하면 마사지와 각질 제거, 수분 마스크 같은 스킨케어부터 시작한다. 각질 없이 매끈하고 촉촉한 피부에만 화장이 자기 피부처럼 잘 먹기 때문. 화장을 해도 칙칙하게 느껴진다면 각질 제거- 수분 공급의 스텝을 밟는 게 우선이다. 이것만으로도 모공이 좁아 보이고, 파운데이션이 로션처럼 먹는다.
[마몽드 플라워 에센스 팩] 젤 타입의 마스크로 부석부석한 피부에 즉각적으로 수분을 공급한다. 90ml, 1만9천원.
아무리 화장을 가볍게 해도 진해 보이는 이유가 뭘까? 믿어지지 않겠지만 자신의 피부색을 모른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난 21호야' '난 트루베이지'라는 식으로 특정 제품의 호수를 자신의 피부색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같은 흰 피부라도 노랗고 흰 사람이 있고, 불그스름한 사람이 있으며, 혈색 없이 푸른빛이 도는 사람도 있다. 이런 차이(톤)를 무시하고 밝기만 맞추면 화장이 떠 보이면서 훨씬 진해 보인다. 그래서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는 가능한 한 다양한 색상, 톤을 구비한 브랜드가 좋으며, 전문가와 함께 여러 번 테스트한 후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피부보다 밝은 색을 선택하는 습관이 있다. 파운데이션은 목 피부색과 같아야 맨얼굴처럼 자연스럽다.
두꺼운 스킨 커버나 매트한 파운데이션으로 얼굴 전체를 뒤덮는 건 가면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 사람의 얼굴에도 음영이 있고, 잡티나 모공이 많은 부위, 아직 20대 피부인 부위가 있는가 하면 잔주름이 자글자글한 부위가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색, 같은 두께의 베이스로 콘크리트처럼 덮어버리면 맨얼굴 고유의 자연스러움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모공은 파운데이션 전에 메이크업 프라이머로, 다크 서클과 잡티는 파운데이션 후에 컨실러로 커버하는 것이 정답이다. 파운데이션은 자연스러운 광택이 있는 타입으로 얼굴 중심부에만 발라준다. 얼굴 옆과 턱 부분의 자연스러운 음영을 살리기 위해서다.
파우더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를 사면 전용 스펀지나 퍼프가 딸려 있다. 일부 일본 제품에는 실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질 좋은 퍼프가 들어 있지만, 대부분은 수정 화장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것이다. 집에서 쓰는 용도로 질 좋은 파우더 전용 브러시를 하나 갖추는 게 좋다. 파우더를 브러시로 바르면 적은 양이 가볍게 퍼질 뿐 아니라, 몇 번 쓸어주는 동안 파우더가 모공을 효과적으로 메워 새틴처럼 매끈하고 보송보송하게 마무리된다. 가루 타입뿐 아니라, 파우더 파운데이션·트윈케이크도 마찬가지다.
[캐시캣 핏앤피니쉬 파우더 파운데이션] 커버력 있는 가루 파우더. SPF25의 자외선 차단 효과. 20g, 2만5천원.
귀찮다는 이유로 눈썹을 방치하거나 아예 영구 문신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두꺼운 화장을 향한 최고의 지름길이다. 우선 눈썹을 자연스럽고 얼굴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다듬어야 하는데, 정 혼자 못하겠으면 미용실이나 네일 살롱 등에서 트리밍이나 왁싱 서비스를 받아볼 것. 그 후 빈 곳만 눈썹 섀도로 가볍게 메워주고, 눈썹 꼬리가 없다면 연한 펜슬로 살살 여러 번에 걸쳐 그린다. 눈썹 색상 역시 모발 색과 딱 맞아야 어색하지 않다. 숱이 많으면 투명 마스카라(머리를 염색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나 눈썹 전용 마스카라로 가볍게 빗어서 결만 살려줘도 된다.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블러셔를 생략하는 것, 과도하게 바르는 것 둘 다 나쁘다. 혈색은 피부 건강과 동안의 척도다. 가장 중요한 건 본래 혈색을 찾는 것. 혈색은 피부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 사람마다 피부 톤에 따라 다르다. 맨얼굴을 꼬집어 상기된 그 색을 찾아야 하는데, 보통 노란 기가 도는 얼굴에는 복숭아색이나 오렌지색이, 흰 얼굴에는 파스텔 핑크가, 검은 피부에는 엷은 코코아색이나 어두운 오렌지색 계열이 나타난다. 크림 타입이 더 자연스러우며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손가락에 묻혀 한두 점 찍은 후 볼에 세심하게 펴 바르면 된다. 파우더 타입은 블러셔 전용 브러시에 묻힌 후 가볍게 털어주고 귀 앞에서 코 쪽으로 나선을 그리며 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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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섀도는 생략하거나 최대한 연한 색을 사용할 것. 동양인의 노란 피부와 보색 대비를 일으키는 보라·분홍·파랑 계열은 위험 부담이 크다. 짙은 브라운이나 회색도 화장이 진해 보이고 나이 들어 보이는 요인이다. 대신, 아이라인으로 승부할 것. 먼저 미술 시간에 배운 점묘 기법을 기억해낼 필요가 있다. 속눈썹 사이사이를 메우듯, 점을 찍듯 선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부드러운 펜슬 타입이 편하다. 그런 다음 아주 가늘게 표현되는 리퀴드 아이라이너나 젤 타입 아이라이너로 그 위를 덮듯 선을 그려준다. 아이래시 컬러로 속눈썹을 꼼꼼히 집어 올리고, 마스카라를 뭉치지 않게 발라주면 진한 눈 화장 없이도 그윽한 눈매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맑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눈 앞머리와 흰자위가 맑고 깨끗해야 한다. 실버 펄 가루나 아이섀도, 펜슬로 눈 밑과 앞머리에 포인트를 줘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 눈물이 어린 듯 눈이 촉촉해 보인다고 해서 일명 '눈물 효과'. 샤넬이 여러 개의 인조 진주 목걸이로 목 주름을 감추고 얼굴이 환해 보이게 한 것과 같은 원리다. 눈 밑 전체에 바르면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보일 듯 말 듯 살짝 터치하는 게 좋다.
마지막 관문은 입술 화장. 립글로스 하나만 발랐는데 화장이 진해 보이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어려 보일 거란 이유로 주저 없이 선택한 핑크색이 원인일 수 있다. 핑크, 특히 화이트가 들어간 차가운 핑크는 동양인의 피부를 더 노랗게 떠 보이게 한다. 펄이 없는 맑고 따뜻한 핑크, 앵두처럼 맑은 레드가 가장 좋다. 입술 색이 이렇게 선명한 사람은 별로 없으므로 틴트의 힘을 빌린다. 틴트를 먼저 바르고 립글로스로 마무리한 후, 립 라인이 불분명하면 틴트를 얇은 브러시에 묻혀 그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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