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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소설] 짜장면 먹는법

김지현 |2007.11.02 00:56
조회 22 |추천 0

[한페이지소설] 짜장면 먹는 법

 

기사식당에서 짜장면을 혼자 시키던 그 날, 아마 그 날이었으리라.

 

-또 무슨 생각을 하니?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앉아 혼자 창 밖만 응시하는 그녀에게 그가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도데체 넌 뭐가 다른 거지?

 

그의 조금 더 높아진 목소리 톤에 그녀의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그럼 도대체 왜 나온거지? .. 같이 얘기도 하구 같이 웃어도 보자구!

 

그녀가 모임을 참석을 한 건... 한 번 얼굴좀 보자는 그의 청 때문이

 

었다. 그런데 그날은 어김없이 동기들 모임이었고 동기들이 그들만

 

의 여러 세상 얘기들을 공유하는 동안 그녀는 할말이 없었다. 단지

 

너의 얼굴이 보고 싶었어, 라는 말뿐...

 

  말 없이 그곳을 빠져 나온 이후 소리 없이 5년째였다.

 

기사식당에서 남들은 우동먹는데 혼자 짜장면을 비비면서, 그녀는

 

생각한다. 짜장면의 여러가락들도 하나의 짜장으로 이렇게 한데

 

뭉쳐져 비벼져야 함이 마땅하거늘, 그녀는 스물 네 해동안 홀로

 

안비벼지는 짜장면 같았다. 그래서 홀로 하얀색을 뒤집어쓴 것처럼..

 

그녀는 어쩌면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가 그녀를 검은 짜장속으로 데려가기를.

 

"...어? 숙이 아냐? 숙이 .. 맞지?"

 

낯익은 목소리에 입에 물던 짜장면이 스르르 떨어진다. 언제나

 

혼자서만 그녀의 이름 뒷자리만을 불러주었던 바로 그의 목소리였다.

 

"희숙씨, 아는 사람?"

 

같이 옸던 다른 사람들이 하던 식사를 그만두고 그녀를 쳐다본다.

 

갑자기 그녀에게 한 술 더 시간들이 낯설어진다. 그렇게 그리웠던 사람..

 

이렇게 어이없게 짜장면 먹는 날 만나질 수도 있구나

 

그에게 그녀는 짜장면 먹는 법을 배웠다.

 

한 짜장으로 여러 면 가락들이 비벼지고 어우러져 소화되어지는 짜장면..

 

 

2000년 4월3일 늦은3:20 파도없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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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가 보고 싶다,

항상 내 마음속에서만 머물렀던 그 이름.

고등학교 졸업하고 1년쯤 지난 어느날

동네에서 우연히 길건너편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뛰어 오던 그 ... 그는 그때 정말 내가 반가워서 뛰어온 것이었을까. 아니면

내 기억속의 잘못된 조작인건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의 기억이란 제멋대로여서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하기 마련이니까..

정말 그가 보고 싶다.. 십년이 지났다..

십년이 지나도록 이러고 있다.

 

2007. 11. 2. 새벽 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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