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처음이라..
여기에 글을 써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전철에 타서 문쪽에 찰싹 달라붙어 가고 있었던지라 제가 지금부터 본 일들이
일부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보시는 글이라 생각하고 한 글자, 한 글자 조심스레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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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서울에 가야할 일이 있었던 저는 주내행 전철을 타고 종로 5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mp3를 들으며 한참을 가고 있을 때,
건너편 칸에서 제가 타고 있는 열차 칸으로 넘어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의 차림새며 손에 쪽지를 한가득 들고 계신 것으로 보아
저는 어느정도 그 분이 앞으로 하실 행동을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 분은 발이 바깥쪽으로 휘어 쩔뚝거리는 걸음으로
자신의 앞에 앉아 계신 분들에게 차례대로 종이를 나눠주시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말입니다.
mp3를 듣고 있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종이를 나눠주시는 그 분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저도 모르게 지갑에서
돈을 꺼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듯이 제가 문쪽에 찰싹 붙어있는데다가 서서 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이 제 주변에 종이를 걷으러 오시면 그 분께 전해드리려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분은 종이를 걷으시면서도 '죄송합니다'라고 인사를 하시더군요.
제 쪽을 지나치시길 바랬는데 그 분이 저를 피해서 저의 대각선 쪽의 종이를
먼저 걷고 있으셔서 '아우.. 어떡하나.. 이대로 그냥 지나치시려나?'하는 생각이 들어
돈을 다시 지갑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 제가 소심해서 그런지; 전철 안에 많은 분들이 계셔서 선뜻 다가가
돈을 쥐어드릴 용기가 쉽게 나지를 않았습니다; 거리가 조금 멀었거든요. )
그 찰나, 후드득 소리와 함께 그 분의 종이가 바닥에 떨어지더군요.
얼마나 많이 가지고 계셨던지 손에도 한움큼 가지고 계셨는데
바닥에는 더 많은 종이가 떨어져있었습니다.
보통 종이가 떨어지면 . 그냥 무릎 꿇고 주으면 그만이잖습니까?
그런데 그 분은 멀뚱히 서서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왜그러시지?' 하고 바라보는 데
무릎을 꿇으시다가 바닥에 쾅!하고 주먹을 찌르시더군요.
놀라 바라보니 그 분은 무릎을 꿇으실 수가 없었나 봅니다.
하우-... 하고 한숨을 내쉬시면서 결국엔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으셔서
종이를 주으셨습니다.
( 쾅!!소리를 내고 주먹을 바닥에 치는 순간엔 '저 사람 뭐야!' 할 수 있지만..
글쎄요.. 저는 그 모습마저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
앞에 앉아있는 남자분이 종이를 주워드렸지만
괜찮다고 마다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문 쪽에 서 있어서; 다른 분들에 가려 이 것은 자세히 보지 못 했습니다만;
아무튼,
안돼겠다 싶어 저도 다가갔고..
다 주우셨는지 일어나시려고 하는 모습마저 힘겨워보였습니다.
발이 휘어 중심을 잡기 힘드셔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셔야 했거든요.
일어나는 걸 도와드리면서 그 분의 얼굴을 보았는데 꼭
저희 아버지뻘 되신 분이라.. 괜시리 제가 다 죄송한 마음에
'괜찮으시면 이거라도..'하고 돈을 쥐어드렸습니다.
그 분은 저를 보시곤 감사합니다. 라는 말과 함꼐 눈시울이 붉어지시더니
결국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은 보지 못 하셨을 거에요. 저와 그 분의 거리가 워낙 가까웠고
그 분이 흔들 거리는 전철안에서 고개를 떨구셔서... 저만 본 것 같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그 분이 하신 말씀이 작은 목소리였는지, 큰 목소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면 믿지를 않아요."
전철이 흔들릴때마다 쩔뚝거리시던 다리가 말을 듣지않으시는지
보는 사람이 다 위태위태해보이시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제 마음이 너무 아프더군요.
여러분,
저는 저런 분들에게 항상 돈을 드리지 않습니다.
선그라스로 눈을 가리고 장님인척 저희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그냥 못 본척하고 지나치기 일 수 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난 이 분은 저희를 속이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분은 말그대로 도움을 요청 하는 것이었고..
그 분의 손에 쥐어드리는 100원, 1000원이.. 생계수단인 것입니다.
일전에 방송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어째서 정식으로 직장을 구하지 않고 전철이나 버스에서 그러시는지 직접
취재를 했던 프로그램인데....
그 분들이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장애인 고용주들도 계시지만 그런 일자리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
나이가 많아서 라고 하더군요. ( 인터뷰할때 50세 이상인 분들이 하신 말씀입니다. )
나라에서도 생활비를 보조해주지만 보조금이 턱없이 적어
월세 내고.. 치료비 쓰고 하다보면 생활비도 얼마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오지만 돌아오는 건 사람들의 외면뿐이라고 하더군요..
조금만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꼭 우리의 눈을 속이는 사람이 있는 것만이 아니라고..
정말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저도 오늘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조금이라도 도와드려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찬바람이 거세지는 겨울에
마음만은 따뜻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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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제가 전하고 싶은 요지가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정말 진심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에게 500원이라도
쥐어드린다면 그 분들은 정말 기뻐하실 거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전철 한 칸에 한사람이 100원씩만 드려도 10명이면 1000원이고..
그렇게 모인 돈으로 그 분은 따뜻한 한끼를 해결하실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저도 앞으로는 그런 분들에게 먼저 도움을 드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 만난 그 분께서 제가 드린 돈이 얼마 되지는 않겠지만..
차가운 날씨에 마음만은 따뜻해지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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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여러분..^^
제가 한 일은 작은 일이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칭찬해주시니 괜시리 제가 부끄러워지고 숙연해집니다 ^^
여러분들이 쓰신 댓글을 보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이해가 가고
저의 생각 역시 그랬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여러분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말씀처럼 세상은 아직 살기 좋은 곳 입니다.
다만, 우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