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한 소녀와 한 소년이 살았어요.
소년은 소녀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대요.
소녀는 어려서 소년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죠.
같은 반이었던 소년 소녀는 다른 친구들은 모르게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근데 소녀가 너무 부끄러워해서 교실에서는 인사도 안했더래요.
어느 봄날,
출석부에 찍힌 사진을 소녀가 가리고 있어요.
소년은 소녀의 손목을 꺾어 사진을 봐요.
"와아 이쁘게 나왔네.."
소녀는 부끄러웠어요.
"이 손 놓지못해!! 무슨 애가 손 힘이 이렇게 세니?그리고 그 사진 못 나왔단 말야 돌려줘."
"히히 이쁘기만 한걸..."
따스한 봄 햇살이 두 사람의 미소를 비춰주었어요.
여름
소녀는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소년은 문자로만 연락하던 소녀가 연락이 끊기자...
너무나 외롭고 쓸쓸해졌어요.
그래서 소녀가 여행간 동안 받지도 못할 문자를 매일매일 보냈어요
"소녀야 어서 돌아와 보고싶어."
"공주님 어서 돌아보세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중국에서 돌아온 소녀는 소년이 장난친 줄만 알았어요.
가을
소녀가 다른 여자애들에게 무시당하고 있어요.
다른 여자친구들에게 오해를 사서 친구들이 의도적으로 그녀를 피해요.
소녀는 죽고 싶었어요.
소년이 보고 싶어졌어요.
학원이 끝나고 우울한 마음으로 집에 가려는데..
학원 앞에 소년이 기다리고있어요.
"내가 니 곁에 있어줄게. 걱정하지마."
11월 10일
소년의 첫사랑이 소녀의 단짝친구임을 알아버린 소녀..
소녀는 그제서야 질투를 느끼며...
자신이 느껴오던 감정이 사랑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소년은 12월이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에요.
지금 고백해도 둘은 2달밖에 함께하지 못할 거란걸 깨달은 소녀는...소년을 가슴속에 묻히기 결심하고...
소년의 첫사랑을 이루도록 도와줘요.
편의점이에요.
소녀는 소년이 내일 자신의 친구에게 선물할 빼빼로를 골라주고 있어요.
소녀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소년이 말해요.
"이거 내일 니가 전해주면 안돼?"
소년은 이렇게라도 소녀에게 빼빼로를 주고 싶어해요.
소녀 화를 내며 편의점을 박차고 나와요.
"그런 건 니가 직접하라구!!! 내가 니 시녀니?"
소년은 소녀가 화내는게 두려웠어요.
그녀가 곁에 있어주길 바랬어요. 친구로라도 있어주길 간절히 바랬어요.
11월11일
소년은....가져온 빼빼로를 꺼내요.
소녀를 쳐다봐요.
소녀는 자기 공부에만 집중하고 소년은 쳐다보지도 않아요.
소녀에게 다가가 말해요.
"이거 니가...."
"니가 직접 줘."
소녀는 차갑게 대답해요..
소년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소녀의 친구에게 가요.
소녀는....가방안에 넣어둔 소년 몫의 빼빼로를 끝끝내 못 꺼내요.
점심시간 운동장
소녀 울고 있어요...텅빈 운동장을 향해 외쳐요.
"이 나쁜 놈아....왜....왜....내 맘을 몰라."
11월 13일
소녀는 소녀의 친구와 문자중
"얘가 음악CD 빌려줬는데 나 클래식 딱 질색이잖아"
-그 CD 소년이 복사해서 아침에 서랍에 넣어줬는데...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모아서...
"소년, 착하긴해...근데 얘 계속 니 얘기만 하는데..?"
-??!!
11월15일
소년의 문자
"왜 문자 씹어?"
소녀
"그냥, 너네 둘이 사귀는 중이잖아. 방해하기 싫어."
소년
"우리 헤어지기로 했어. 안 맞는거 같아."
소녀
"어...그래..."
소년
"너.....내가 사귀자고 하면 뭐라고 할래?"
소녀
"음....진심이라면 사귈게.근데 맨날 너 그런 장난쳐서 안 속아"
소년
"정말?!?그럼 우리 어떻게 된거야?"
소녀
"잊으려고 애썼어.그런데 지우려고 애써도 지워지지 않았어.사랑해."
소년
"아아 너무 기뻐서 심장이 폭발해 버릴것만 같아.나도 사랑해"
11월 25일
소녀의 母
"너 중3겨울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 인지 알아?"
소녀
"알아요."
소녀 母
"근데 이게 뭐니? 엄마 속이고 남자친구나 만들고...너 원래 안 그러던 애가 왜 그러니? 일기장에 학교 가기 싫다고 잔뜩 써놓고!!"
소녀
"누가 내 일기장 함부러 보래요?!"
소녀 母
"이젠 대들기 까지해! 당장 헤어져. 걔 공부도 못하는 애지? 너 남자 함부러 사겨서 소문나면 시집도 못가. 알어?"
소녀
"상관없어"
-찰싹
12월 24일
소년 소녀
"메리 크리스마스~"
"근데 너 곧 떠나는거지?"
"지금은 그 생각은 하지말자. 행복한 생각만 하기에도 모자라."
12월 29일
소녀
"미안해....공항에는 못 갈거 같아."
소년
"괜찮아...지금 많이 봐두면 되지뭐.."
소녀
"캐나다 가면 나같은 건 다 잊어버려. 금발에 늘씬하고 멋진애 사귀어.나는...나는...괜찮을거야."
소년 울고있는 소녀를 안아주며
"울지마....너나 나 잊어버리지마...부담될까봐 이런말 안하려고 했는데....기다려줘....널 놓치고 싶지 않아."
겨울
소녀에게는 그 언제보다도 혹독한 겨울이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여느때보다 공부에 힘썼다.
다시 봄
경기여고에 입학한 그녀...
남자친구가 있는 친구들과 친한 사이가 되었다.
기념일이면 선물도 받아오고, 학교로도 찾아오는 친구들의 남친을 보면서...
소년이 그립다.
간혹 오는 국제전화...메일...
그것만으로도 소녀는 행복하다.
여름
메일도 전화도 뜸하다.
전화에 대고 소녀 울다.
"내가 지겹니....왜 연락 자주 안해? 우릴 이어주는건 이것 밖에 없단 거 알잖아."
"바빴어."
"난 안 바쁜지 알아?"
"그럼 너도 너 바쁜 일 해. 그리고 울지 좀 마. 니 우는 소리 듣는거 지쳤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소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향에서의 소년...
소년이 힘들어서 그러는 거란걸 알면서도
소녀는 소년이 너무도 야속하다.
가을
소녀는 소년이 돌아올 날 만을 고대하고 있다.
몇번의 유혹이 있었지만...
소녀는 소년만을 생각했다.
오직 소년만을..
겨울
소년이 돌아온 날이다.
사귄지 꼭 300일 되는 날이다.
약속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년이 나오지 않는다.
소녀는 소년의 집으로 전화한다.
소년 母
"너가 소녀구나. 소년도 이제 고등학교1학년으로 입학할거고 해서....난 너희가 그냥 공부에 도움되는 친구관계였음 좋겠어. 내말 알아 듣니? 근데 너 기말고사는 잘 봤니?"
"그냥...요."
"그냥 정도 갖고 되겠어?너도 이제 2학년이잖니?공부 매진해야지? 아줌마 말뜻 잘 알아들었지?"
"...... ."
멀리서 소년이 뛰어온다...
소녀는 소년에게 안길 수가 없다.
피한다.
소년 놀란다.
"미안"
"아냐...돌아와서 다행이야.보고 싶었어."
소년
"근데 한국 공부 어렵지?"
소녀
"응 등급제여서 좀 힘들어...근데 어학연수도 갔다왔으니 잘할거야."
소년
"넌..원래 머리 좋잖아...난 난....아무래도...."
소녀
".......어머님이랑 통화했어."
"정말?!"
"응...좀전에.."
"....미안..."
미안이라구
미안이라구?!
-찰싹
돌아서는 소녀를 쫓아가 소년이 안아준다.
소년은 말한다
"알았어...엄마몰래 사귀자 그럼 되지?"
소녀는 안심한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켠다.
기분이 이상하다.
메일이 와 있다.
"미안해 약속 못 지킬거 같아. 내가 지금 헤어지자고 말하는 건가? 그런 건가? 정말 미안해..."
봄...여름....가을....그리고 또다시 11월 11일
소녀는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오기 같은 거였다.
뭔가 어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연애는 탈선이 아니라는것...
하지만 이젠 소녀 곁엔 소년이 없다.
소녀도 소녀가 아니다.
어엿한 숙녀가 되었다.
소녀 생각한다.
헤어지고 소녀는 거의 일주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소년이 소녀를 버린 이유에 집착했다.
'내가 어떻게 했는데 지가 날 버려'하는 이유에만 집착했다.
하지만 알게되었다.
소년은 소녀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처럼 아끼던 바이올린마저 버리고...
아버지의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했다는 것...
소녀는 소년이 불쌍해졌다.
소년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소년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것...
그것보단...우는 모습이 싫다던 그에게 웃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랬기에 소녀는 더욱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다.
2007년 11월 11일
소녀에게 소년의 부분은 자그마한 생채기로 남게되었다.
한때는 이 상처가 너무 커서...
남자라는 존재 자체에 불신과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더이상 소녀가 아닌 소녀는 알고 있다.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사랑만이 치유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소녀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이번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면...
감정을 숨기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지 않겠노라고...
받을 상처를 계산하고 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노라고...
찾아올 새로운 소년...남성에게 솔직히 말하겠노라고..
당신을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