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 얼음요새
얼음요새를 향해 걸었지
얼어버린 두 귀를 감싸며
흐릿해진 길을 더듬어
따뜻한 널 안기 위해서
그렇게 겨울을 걸었지
겨울 가운데 네가 있었고
용길 내어 네게 다가갔어
넌 아름답고 잔인했지
영원한 사랑은 내게 없을 거라며
차갑게 날 밀어냈어
눈부시도록 아름다워
안되는 줄 알면서도
작은 기적이라도 내게
찾아와줄 수는 없는지
온갖 차가운 말로
내 맘을 얼어붙게 해
부디 나약한 내 손을 잡아줘
너는 아무리 아니라해도
나는 여전히 널 보고있어
얼음같은 너의 영혼은
멈추지 않는 이 추위 속 겨울과
꼭 닮아있구나
처절하도록 깊은 심연 속에서 피어난 낯선 회색빛 구름,
디어 클라우드 [Dear Cloud]
유희열, 루시드폴, 이적,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대어급 신인 밴드 디어 클라우드. 2005년 가을, 비슷한 음악적 취향을 가진 기타리스트 용린(Yong-Rin)과 보컬리스트 나인(Nine)의 만남으로 디어 클라우드의 청사진이 그려졌다. 기타와 보컬 위주의 단촐한 어쿠스틱 공연을 통해 가능성을 공감한 이들은 본격적인 밴드 음악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됐고, 주위 지인들의 소개로 베이시스트 이랑(Elang), 키보디스트 정아(Jung-A), 드러머 동훈을 만나며 의기투합, 클럽 씬에 뛰어 들게 된다. 일주일에 네 번의 라이브를 치러낼 정도로 치열한 활동을 펼쳐가던 중 동훈의 갑작스런 군입대로 본의 아니게 휴지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새로운 곡 작업에 몰두하며 내실을 다지던 즈음 새로운 드러머 광석(Kwang-Suk)을 만나면서 현재의 라인업을 확정하게 된다. 홍대 인근 클럽 공연을 필두로 부천 영화제 시네락 나이트, 루시드 폴의 연말 공연, 사운드 데이, 민트 페스타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참여한 이들은 여느 팀보다도 관객들의 놀라운 피드백을 경험하게 된다. 음악성 뿐 아니라 대중적인 요소까지 겸비한 디어 클라우드는 신인답지 않은 카리스마까지 발산하며 단숨에 2006년 클럽씬 최고의 신인으로 떠올랐고, 수많은 레이블들의 오퍼와 구애 끝에 평소 이들이 존경해온 유희열, 루시드 폴이 소속된 토이뮤직(Toy Music)과 전격 계약, 본격적인 데뷔 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여성 보컬 나인(Nine), 어쿠스틱 사운드에 기초를 두고 있지만 파워풀한 면모 또한 견지한 사운드. 디어 클라우드를 수식하는 복합적인 특징들은 선배 아티스트들을 단숨에 서포터스로 흡수하기에 충분한 이유들이었다.
타이틀 곡으로 낙점된 ‘얼음요새’란 곡은 회색빛 마음의 계절을 노래한 Dear Cloud 사운드의 정점을 들려준다. 사운드의 적절한 공간감과 점층적인 구성은 근간에 보기 드문 세련된 대목이지만, 애절한 멜로디 라인과 감상적인 가사의 비유들은 90년대 가요 르네상스 시절의 멋진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밴드의 리더이자 천부적인 작곡능력을 지녀 디어 클라우드의 대부분의 곡을 만들어 밴드사운드를 이끌고있는 기타리스트 용린(Yong-Rin)의 ‘넌 아름답기만 한 기억으로’는 디어 클라우드 매니아들이 최고의 곡으로 선정하고 있는 곡이다. 처음 연주하던 날 소박하지만 슬픈 가사에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는 ‘그 다락방이 그립습니다’와 대인기피증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를 사뿐한 멜로디 위에 그린 ‘words’은 베이시스트 이랑(Elang)의 작품이며, 지나간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안녕, 보물들’(루시드 폴이 본작 중 가장 추천하는 곡이라고 한다)과 라이브를 통해 가장 큰 호평을 받아온 디어 클라우드 사운드의 정점 ‘같은 사람’은 키보디스트 정아(Jung-A)가 작사, 작곡을 담당했다. 토이의 사운드 디자이너 김유성의 활약이 돋보인 ‘너에겐 위로가 되지 않을’, 초기 디어 클라우드의 소박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아름다운 ‘그럴수만 있다면’, 짝사랑의 차가운 마음을 드라마틱한 편곡을 통해 묘사한 ‘꿈’, 흡입력 있는 나인(Nine)의 보이스와 엔딩을 관통하는 용린(Yong-Rin)의 러프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클럽 시절 대표곡 ‘Fly Fly Fly’ 등 어느 하나 치우침 없이 균일한 완성도의 12 트랙은 음악에 대한 디어 클라우드의 열정과 진심을 느끼기에 일말의 부족함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