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산 감독은 한국 교인들에게 “북한에 대해 좀 더 사랑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한국에 온 후로 이가 8개가 빠져 지금 틀니를 하고 있어요. ‘북한 구원’이라는 거대한 영적 전쟁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느낌입니다.”
지난해 3월 처음 선보였던 북한인권의 현실을 그린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정성산 감독(39)은 조금은 지쳐 보였다. 하지만 그는 새롭게 시작될 공연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는 듯 했다.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1년여의 침묵을 깨고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안양 새중앙문화센터 비전홀에서 오는 12월 4일부터 23일까지 공연되는 2007년 요덕스토리는 영상과 함께하는 ‘visual concert’로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배우들도 새롭게 교체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공연을 시작하게 된 정 감독은 다시 공연하게 되는 소감을 묻자 “요덕스토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너무 힘들어 자살 생각하기도
정 감독이 지난 1년 여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재정적인 어려움. 올해 3월 요덕스토리의 공연이 성공리에 마치고 투자하겠다는 사람들만 믿고 미국 공연을 위해 결혼자금까지 모두 쏟아부었는데 속고 말았다. 자금이 부족해 배우들 월급도 주지 못해 노동부를 7번이나 갔다. 너무 힘들어 자살생각까지 했다.
죽을 것 같이 힘들었던 4월,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으로 오면 함께 공연하려는 배우가 있었는데 북한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 분이 감방 안에서 복음 전하다 마지막에 ‘아멘’하면서 죽었단 소식을 듣고 정신이 버쩍 들었어요. 그 때 내 믿음이 교만했음을 깨달았죠. 나를 힘들게 하던 이들을 모두 용서하게 됐어요.”
한 고비를 넘긴 후 5월부터는 주님께서 새롭게 단련하셨다. 탈북 여성의 인권 유린을 주제로 한 모노 뮤지컬 ‘평양마리아’와 북한 어린이들이 산타클로스를 찾아가는 내용의 어린이 뮤지컬 ‘꽃제비’를 준비하면서 ‘요덕스토리’ 공연도 다시 할 용기가 생겼다.
올해 9월, 다행히 사명감을 갖고 공연하는 신실한 크리스천 배우들 20여명이 모여져 지난10월에는 재정적으로 무리 없이 첫 공연도 하게 됐다. 더군다나 정 감독의 딱한 사정을 듣고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대관료 없이 공연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정 감독은 “모두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증거했다.
지난 10월 22일에 처음 올린 공연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이 꽤 괜찮았다.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예배처럼 드려지는 공연이라 공연 가운데 기도와 말씀이 있어 은혜로웠다. 내년 3월에는 일산 어울림에서 ‘요덕스토리’를 좀 더 수정해 다시 공연하고 이후 ‘평양마리아’도 교회를 찾아다니며 공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꿈에서는 북한이 보여…
그러나 정 감독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정말 받은 것이 많아요. 아멘, 할렐루야 한다고 누가 잡아갑니까.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축복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북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은 특히 북한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아프간에 더 관심이 많아요.”
그는 “한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도록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매일 기도한다고 한다. 탈북자 선교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한국에 온 탈북자들은 대부분 교회에 갑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의 교회들은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어요. 탈북자들은 통일 된 이후의 북한을 선교할 수 있는 보배 같은 존재들인데 말입니다.”
그는 말한다. “해외 선교도 중요하지만 같은 민족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저렇게 죽어가고 있는데… 거기에 맞아 죽고, 굶어 죽고 반인륜적으로 죽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한국의 북한 선교팀들은 모두 ‘옵션’ 같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선교의 한 방법으로 ‘문화’를 꼽는다. 북한을 사랑하자고 강요할 수 없다. 문화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선교도 리드할 예정이다.
“사람들이 저더러 그럽니다. 왜 너는 맨날 하나님, 북한 이야기만 하냐고. 그런데 제가 하루도 북한 꿈을 안 꾸는 적이 없어요. 매일 꿈에 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 열심히 할게요’라고 다짐하죠. 가끔은 외롭고 슬플 때도 있어요.”
북한 선교를 향한 크리스천의 힘 보여줄 때
외롭고 슬프지만 정 감독의 북한을 향한 열정은 그치지 않는다. 그는 청년 1만명을 모아 북한을 위한 기도팀을 결성할 비전을 갖고 있다.
“감사하게도 ‘요덕스토리’의 씨앗이 곳곳에 뿌려졌어요. 청년들이 모여 만든 ‘요덕기도팀’이 지금 기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북한은 붕괴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소련이 붕괴한 후 무엇이 들어간 줄 아십니까. 매춘, 이단, 마피아에요. 북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서 정 감독은 통일 시대를 대비해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북한에 대한 사랑을 가진 청년들을 모아 문화 사역으로 북한 선교에 동참하고자 한다. 그는 “북한을 향한 크리스천의 힘이 얼마나 큰지 표현이 안되고 있어요. 목회자들도 북한문제에 관해서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요.”
정 감독은 “락 페스티벌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음악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보라”며 그것이 문화의 힘이라고 말한다. 문화의 힘으로 스스로 감동받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북한 선교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정 감독은 문화 사역의 지경을 더 넓히기 위해 영화 ‘요덕스토리’를 준비 중이다. 내년 3월에 올릴 뮤지컬 ‘요덕스토리’는 다양한 캐릭터와 예술적인 면을 좀더 가미해 화려하고 스펙터클이 있는 큰 규모로 공연할 예정이다.
이가 8개 빠질 정도로 고생하는 정 감독에게 바램이 있다면 무엇일까.“작은 바램이 있다면 기도중보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이렇게 고생하지만 언젠가 영화 요덕스토리가 미국에서 아카데미상을 받을 그 날까지 사리사욕이 아니라 뜻을 위해 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