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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으로.....(6)

로_렌 |2006.07.30 12:57
조회 695 |추천 0

  *조금 늦었습니다 ㅎㅎ

 

 

“저희 오늘부터 사내커플하기로 했습니다.”

 

간결하고 똑 부러지는 실장의 말에 휘진은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저인간이 제대로 미쳤네....어휴 ...그사이 실장은 언제 왔는지 휘진옆에 서더니 휘진의 어깨를 손으로 슬쩍 얹었다.휘진은 어깨를 물결모양치듯이 흔들어댔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석준은 손에 힘을 더 꽉 주었다.그리고 그녀는 두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양옆으로 쏟아지는 고양이같은 눈빛들....휘진은 슬쩍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유리와눈이정통으로 마주쳤다.휘진은 눈빛으로만 유리에게 이건 아니라고 얘길했지만 유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직원들 쑥덕쑥덕 거리고,실내가 갑자기 조용해지자 최대리가 박수를 쳤다.

 

“아이구 축하드립니다.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최대리에 휩쓸려 다른사람들도하나둘씩 박수를 쳤다.유리는 사무실 밖을 뛰쳐나갔다.그모습을 본 휘진이 자리에서 벌떡일어나서 석준을 노려보았다.

 

“저한테 이러시면 재밌으세요?”

 

이를 악물며 얘기하는 휘진을 석준은 느긋한 자세로 쳐다보았다.유리를 따라가야했다.휘진은 실장이쳐다보든지 말든지 사무실을 나가버렸다.모퉁이를 돌아서 유리를 찾고 있는데 휴게실에서 유리는 창가를 보며 앉아있었다.

 

“유리야....한 유리....”

 

유리는 들었으면서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한참뒤에야 유리가 팔짱을 끼며 휘진을 노려보았다.

 

“언니 이제보니 진짜 내숭덩어리네요..제가 얘기했잖아요.실장님 제가 찍었다구요.그새를 못참구 실장에게 꼬리 쳤어요?”

“야!한유리 말은 바로해라 저렇게 재수없는 인간을 뭐하러 꼬리를 치냐?꼬리 칠사람이 무던히도 없었나보다”

“말돌리지 말아요 언니,우리들 앞에서는 이래두 실장님과 단둘이 있을때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에 김실장님이 저러시는거 아니냐구요”

 

휘진은 자신의 이마를 한번 슬어내렸다.

 

“유리야 너에게는 말못할일이 있어,저사람은 내가 좋아서 그러는거 아니야....그러니까...뭐냐면...어떤사람에게 보란듯이 복수를 하겠다는 거야..그러니까”

“복수요?영화찍으세요?”

“정말이야 아직은 ...니가 이해를 못할꺼야...”

“그렇다면 언니는 왜 그냥 듣고만 있었어요.그것도 이해 못하겠어요.제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었는데..”

 

입이 쩍하고 벌어지는 휘진이었다.처음사랑을 느꼈다구?참나 어이가 없어서 보는남자들마다 그런생각 하면서..정말 어이가 없네....휘진은 유리가 말한마디 한마디 꺼낼때마다 매번 놀라고 있었다.....왕.내.숭.공.주.병...

 

“야!가만 보니 내가 왜 니한테 이런 구차한 설명까지 해야 되니?아무튼 난 저런 재수는 관심없으니까 니가 가지고 볶든지 삶든지 알아서해”

 

귀찮다는 듯이 말을 하고는 휘진은 걸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뒷모습을 본 유리는 뒤쫓아가려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재수라구?어디봐서 우리실장님이 재수야?잘생기고 매너좋고 성격쿨하고 다만......나에게 관심없다는거....................재수가없긴 없구나아...”

 

 

실장의 눈치를 보며 휘진은 일을 해도 바늘방석에 앉아서 일을 하는것 같았다.하지만 실장은 일할때만큼은 휘진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왠지 서운해질려하는 휘진이었다.퇴근시간이 다가오고 휘진은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탔다.왠일인지 실장이 한시간전부터 보이지 않았다.다행이다 싶어 휘진은 회사를 무사히 나올수 있었다.그리고 잊고 있었던 재혁의 검은색 쎄단이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휘진을 맞이하고 있었다.언제부턴가 몰라도 휘진은 재혁의 모습만 봐도 안심이 되는듯 했다.재혁은 빽밀러로 휘진이 나오는걸 발견하고는 차안에서 내렸다.

 

“재혁씨 안녕하세요”

 

휘진이 재혁앞으로 성급히 걸아가자 재혁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또다시 일시에 굳어지는 재혁의 얼굴 그런 재혁을 보며 휘진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재수는 언제부터 서있었는지 한쪽손을 바지주머니에 꽂고 다른손은 넥타이가 갑갑한지 느슨하게 풀고 있었다.재혁과 휘진앞으로 다가가는 실장이었다.

 

“내가 얘기했을텐데 다시는 내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내말이 우습냐?”

 

주먹을 불끈쥐어보이며 재혁앞으로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보조석에서 문이 스르륵 열렸다.그리고는 하얀 구두를 신은 은아가 그들앞에 보여졌다.타이트한 핑크빛 가디건에 앞머리를 내린 긴생머리 그리고 바람불면 금방이라도 출렁거릴듯한 플래어 스커트아래로 가느다란 발목이 간신히 그녀의 가녀린 몸을 지탱해 주고 있는듯 했다.석준은 숨을 쉴수가 없었다.5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과거의 일은 일순간 잊어지는듯했다.하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석준씨....”

 

저음의 목소리는 예전과 틀림없었다.

 

“내가 잘못 온것 같군”

 

석준이 뒤돌아서서 가려하자 은아는 사뿐이 그의 곁으로 뛰어왔다.

 

“우리 얘기좀 해요”

“나를 알어?”

 

다정다감한 석준은 없었다.갑작스런 그의 말에 은아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러지들 말구요...어디가서 얘기좀 하세요.하시고 싶은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있으실텐데...그럼저는 이만..”

 

일부러 웃으보이며 휘진은 한발한발 뒤로 물러나려할 때 석준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가긴 어딜가겠다는거야?”

 

팔목이부러질것처럼 아팠다.휘진은 모기만한 목소리로 실장을 보며 얘기했다.

 

“난..상관없는 사람이잖아요 이밤이세도 모자랄텐데 얼렁 가세요”

 

끝내 실장은 휘진의 팔을 놓치 않았다...이양반이 날 또 왜 끌어들이는거야?난 이런 복잡한 퍼즐은 싫단 말이야...휘진과 실장이 공중에서 서로 칼날 같은 눈빛들이 오고가자 재혁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나서는 재혁을 보며 석준이 주먹다짐을 하자 이를 악물며 휘진이 그러한 석준을 째려보았다.휘진을 보며 석준은 오므렸던 주먹을 펴고는 머리를 거칠게 뒤로 슬어 넘겨버렸다.그때까지 계속 고개만 떨구고 있던 은아는 석준의 손이 아직도 휘진의 팔을 잡고 있는걸 보고는 묘한감정에 휩싸였다.

 

넷은 인근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갔다.맨먼저 재혁이 창가쪽에 앉자 휘진이 기다렸다는 듯이 휙하고 앉으려하자 어느새 실장의 손이 휘진의 팔목을 잡고는 자신의 옆자리에 반강제적으로 앉혀버렸다....이런...저자식....뭐하자는거야 지금...아아...은아씨의 질투심을 자극하겠다는 거지?흥?자식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으면서 싫어한척하다니...이중인격자 같으니라구....휘진은 곱지 않은 눈으로 계속해서 실장을 눈으로 흘겼다.그러한 실장은 아까부터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휘진을 돌아봤다.서로 눈빛으로 또다시 얘기했다

 

"뭘 어쩌자구?”

“이러니까 기분좋아요?사랑하는 은아씨가 앞에 있으니 얼마나 좋겠냐구요 그입좀다물지 그래요?”

 

둘의 알수없는 눈빛에 은아와 재혁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의아해 했다.분위기가 내려앉자 휘진이 헤헤 웃으며 은아와 재혁에게 얘길 했다.

 

“제가 있을 자리가 아닌것 같아서..흐흐”

 

오우 이건 웬 희한한 웃음?흐흐가 뭐냐고...

 

“아니에요...언젠가 서로 봐야 하잖아요”

 

어쩜 저리도 고울까 은아를 보며 재혁과 석준이 왜 서로 안달이 났었는지 알수있을것 같았다.천상 여자라는 말이 은아한테서 나온말 같았다.

 

“잠깐 화장실즘...”

 

휘진이 일어나자 석준의 표정이 화장실 갔다가 톡끼면 죽인다는 얼굴이었다....어쭈?내가 죽어도 니손안에 죽겠냐?

휘진은 화장실 거울앞에서 뭐가뭔지 알수 없는 일에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찬물로 얼굴을 씻겼다.거울로 보이는 휘진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평범한 외모에 절대 가녀리지 않는 모습은 은아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연보라색 투피스에 꽉채워진 단추와 한갈래로 묶은 머리모양 그리고 화장기 없는 청초한 얼굴...청초?킥...청순하게 생기긴 생겼지 내가...나만의 생각....옷매무새를 손으로 다담은후 화장실을 나와 실내로 들어가려할 때 누군가 휘진의 팔을 낚워챘다.놀란눈으로 쳐다본 그는 재혁이었다.

 

“재혁씨?왜?여기에...”

“갑시다.바람좀 쐬고 옵시다”

 

억지로 끌려가다 시피 간 휘진은 재혁의 억센힘에 의해 카페를 나왔다.왜 그가 휘진을 데리고 나왔는지는 휘진도 세 살 어린아이가 아닌이상 알고 있었다.그둘만의 시간을 주기위해 재혁또 나온것 같았다.차가 두정거장쯤 지날때가지도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창가쪽만 보고있던 휘진이 어린아이처럼 손뼉을치며 좋아했다.

 

“와~두더지다”

 

그소리에 재혁은 그녀가 말한 쪽을 바라보았다.

 

“우리 저거해요”

 

재혁의 기분을 알아차린 휘진이 재혁에게 두더지를 하자며 조르고 시작했다.멈짖하던 재혁이 갓길에다 차를 세웠다.내리자마자 휘진은 동전을 넣으며 두더지를 치기 시작했다.그모습을 본 재혁은 처음엔 관심 없는듯 하더니,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긴듯 호기심어린 눈으로 두더지와 휘진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에잇 이게 뭐야 여기서도 어쩔수 없는 연약한 여자네 ...”

 

휘진의 말에 재혁이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자요”

 

방망이를 재혁앞으로 들이내밀었다.재혁은 눈이 동그레 졌다

 

“해보세요.쌓인스트레스가 다풀려요.얼른요”

 

재혁은 자신앞에 있는 방망이를 들고 두더지가 나올때마다 거센힘으로 내리쳤다.그런 재혁의 모습을 본 휘진은 무표정한 얼굴의 재혁이었지만,분명 석준과 은아가 같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몹시 괴로워보인 재혁을 알수 있었다.재혁은 두더지가 다 끝나자 헉헉 거렸다.땀이 비오듯 쏟아졌다.재혁은 숨을 아직까지 헐떡거리더니 휘진을 바라보았다.

 

“혼자 갈수 있겠소?”

“네?네네..”

 

재혁은 서둘러 자신의 차에 올라타고 아까왔던 길로 되돌아 갔다.왠지 씁쓸해지는 휘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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