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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짜가 신정아 뿐일까

이민정 |2007.11.18 14:44
조회 57 |추천 0
출처 : http://blog.joins.com/fivecard/8256740  

 

동국대 신정아 교수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허위로 밝혀졌다고 떠들썩합니다.

어디 박혀 있는지 모를 이상한 학교도 아니고

유명한 예일대 학력을 위조해서,

서울 시내 유력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한국처럼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그 중요한 학력에 대한 확인이 이렇게 허술했다는 것 역시

놀랄 노짜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교수는 박사 뿐만 아니라

학사와 석사 학위 또한 가짜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군요.

그렇다면 고졸자를 교수로 채용한 셈입니다.

사실 한국에선 심심찮게 이런 '가짜' 사건들이 있어 왔습니다.

몇 해 전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왔고

현재 모 정보기관 요원이라고 사칭하고 다니던 30대 주부가

체포된 적이 있습니다.

추적해 보니 대학생일 나이 때부터 동네 교회 청년부에서

'서울대생'이라고 사칭한 것은 물론,

부모 형제까지도 딸이 서울대를 나왔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냥 사칭만 하고 살았으면 모르는데

이걸 빌미로 '고급 정보를 알고 있으니 주식으로 돈을 불려 주겠다'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몇 천만원씩을 받아 챙겼다가 꼬리가 밟혔더군요.

제가 다닌 학교에서 유명한 가짜 학생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어디 편한 곳에 썼던 글입니다.

좀 거칠어도 무슨 얘긴진 알아볼 만할 겁니다.


  우리과 87에는 유명한 가짜 학생이 하나 있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정말 오래오래 속았을지도 모른다. 87년 1학기가 끝날 무렵의 일이었다. 당시에는 1학년 남학생들이 1주일씩 군 부대에 들어가 병영집체훈련을 받으면 45일씩 병역 기간을 줄여주는 제도가 있었다. 이들이 들어가서 훈련받는 부대는 용인 어디쯤에 있는 '문무대'라는 곳이었다. 이 문무대에서도 알량하게 훈련기간 중의 품행을 토대로 성적을 매겼는데, 학기말이라 그 성적이 과 사무실로 넘어와 있었다. 그런데 그 성적표에, 학적부에는 존재하지 않는 학번과 이름이 있었던 거다. 과 조교는 당연히 87학번 하나를 불러 아무개라는 학생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를 리가 없었다. 늘 수업도 들어오고, 시험도 같이 보고, 술도 같이 마신 녀석 아닌가. 그런데 걔는 학적부에 이름이 없느냐고 물으니 87학번 왈, "자기는 원래 86인데 재수하려고 1년 쉬었다가 실패해서 다시 다니게 됐다. 그렇다고 선배 대접받을 생각은 없으니 그냥 동기로 대해 달라"고 했다는 거다. 그러나 조교가 확인해본 결과 86학번에도 그런 이름은 없었다. 더구나 그 당사자는 몇몇 86학번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인물이었는데, 86학번들에게는 전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가 생긴 그 날 오후에도 몇몇 87학번들이 그를 봤다. "성적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으니 과 사무실에 가 보라"는 말에도 그는 씩 웃으며 "뭔가 착오가 있었겠지"라고 말하더라는 거다. 아무튼 조교는 혹시나 해서 그의 집에 전화를 했다. 번호는 맞았다. 그런데 부모까지도 "학교 갔으니 학교에서 찾아보라"고 하더라는 거다. 집에서도 그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 날 이후 그는 학교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집에까지 전화가 왔더라는 걸로 봐서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해서 참 별놈 다 있다, 정도의 해프닝으로 끝날 거라고 다들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2학기가 시작하고 얼마쯤 지났을까, 놈의 앞으로 편지가 몇 장 날아오고 있었다. 충청도 어디 시골이고, 여자 이름이었다. '심상찮다'고 생각한 몇몇이 달려들어 편지를 뜯어 봤다. '**씨, 그 날의 달빛이 ... (어쩌구 저쩌구), 농촌 봉사를 다니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이 나라의 ... (어쩌구 저쩌구), 저도 이제는 제 마음을 ... (어쩌구 저쩌구) ... 아무튼 그 뒤로 소식이 없으셔서 궁금하기도 하고 ... (어쩌구 저쩌구) ... 그래서 이번 주 토요일 영등포 역 앞에 있는 ** 다방에서 오후 두 시부터 기다리겠으니 ..." 야아, 이런 나쁜 놈. 아주 제대로 사기를 치고 다니는구나, 사방에서 욕지거리가 나왔다. 그 다방에 나가서 정신차리라고 얘기해 주겠다던 놈도 있었지만 정말 했는지는 모르겠다. 설마 누가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한가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고, 대개 이런 경우 애정은 눈앞에 나타난 사람에게 '전이'되는 게 보통이고 보면, 그 얘기를 해 주러 나간 사람은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놓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잠깐 얘기가 샜다...;;) 그 뒤로 세월이 흘렀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놈은 90년대 초 다시 학교 근처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군대를 갔다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놈은 87학번의 '옛 친구'에게 학교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고, 군대에서 공부를 해서 다시 이 학교 불문과에 입학했다고 주장했다는 거다. 말을 들은 87학번은 어이가 없어서 "학교 안에서 다시 만나면 개망신을 줄 테니 그리 알라"고 엄포를 놨다고 한다. 그 말이 먹혔는지 학교 안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다고 하지만, 학교 근처 술집에서는 종종 눈에 띄었다. 사실 고대 앞에 와서 술 먹는 것까지 어쩔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압권은 졸업 앨범 사진 촬영 날 벌어졌다. 87학번들이 졸업사진을 찍는 날, 놈이 떡하니 양복을 차려 입고 학교에 나타나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는 거다.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한다는 생각에, 남학생들이 "맞기 싫으면 꺼지라"고 욕설을 퍼붓자 슬금슬금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모든 사람이 경악한 것은 정작 앨범이 나왔을 때. 학교에서 찍은 단체 사진에는 놈의 얼굴이 없었지만, 개인 사진과 주소록에는 놈이 들어가 있었던 거다.;; 교활한 놈이 앨범 사진 지정 촬영 사진관에 찾아가서, 아무렇게나 지어낸 학번을 적어 놓고 사진을 찍고 돈을 낸 거였다. 사진관에서야 상식적으로 이런 짓을 할 놈이 없으므로 구태여 확인 같은 건 하지도 않았을 테고, 놈은 아주 싸게, 졸업증명서보다 더욱 확실한 '보장'을 갖게 된 거였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혹시 주변에 고대 신방과 87학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고, 이름이 김병*면 한 번쯤 행동거지를 의심해 보기 바란다. 거짓말을 해서 한 번 재미를 본 사람은 죽을 때까지 거짓말을 되풀이하게 된다. 결국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제 대학졸업 앨범도 못 믿을 세상입니다. (하긴 여자대학 졸업 앨범 중에는 가족도 못 알아보는 사진도 적지 않다고 하더군요. ^^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좀 곤란하겠지만...) DJ 정권 때 유명했던 최 아무개씨는 미국 박사학위 학력이 허위로 밝혀졌는데도 최근 한 벤처 기업을 통해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조호속인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야 가짜 행세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죠. 일단 머리는 무척 좋아야 할 수 있겠더군요. 아무튼 가짜가 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번듯하고 착한 건 아닙니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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