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이다. 그리고 내 생일...
일터에 출근해 메일 체킹하다,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에서 보내온 충격적인 소식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지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방송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광주)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에서 사전검열이 있었다 한다. 다른 영화도 아닌 인권영화를 상영하는 행사에서 말이다. 그것도 5.18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났던 광주에서 아직도 '빨간색은 이념적'이란 반공이데올로기가 판을 치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2회 광주인권영화제가 광주센터의 사전검열로 더럽혀졌다.
* 관련 기사 :
- "비정규직, 말도 꺼내지 마!"
- '비정규직 필살기'는 안돼?
p.s. 아이러니하게도 비정규직 관련 포스터를 '빨간색=이념적'이라며 사전검열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주관한 인권영상공모전에서 '광주시청 비정규직 청소원들의 이야기'가 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의 사전검열에 대한 영상공동체들의 연대성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p.s.1. 지난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일터에서 을 개최한 적이 있다. 이 때 학교에서 이 전시회 개최에 대해서 그리 달갑게 생각치 않고, 제대로 지원조차 해주지 않았다. 소위 '민주대학'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장소 대관부터 파티션 대여까지 정말 깐깐하게 굴었다. 사전검열을 일삼은 광주센터와 별반 다를게 없다.
* 관련 글 : 비정규직, 바로 나와 당신, 우리의 삶입니다!
‘비정규직’을 말하는 것이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우리는 최근 보도된 방송위원회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이하 광주센터)의 광주인권영화제에 대한 사전검열 행위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12회째를 맞는 광주인권영화제는 올해 슬로건을 ‘비정규직 필살기’로 정하고 각종 홍보에 들어갔고 지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홍보를 위해 광주인권영화제 측은 광주시 곳곳에 ‘비정규직 필살기 광주인권영화제’라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했고 상영장인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도 같은 현수막과 포스터를 부착했다. 그런데 광주센터는 이 현수막의 ‘빨간 글씨’와 ‘비정규직 필살기’라는 표현이 광주센터가 “이념적인 기관으로 인식될 수 있어 현수막이 가지고 있는 강한 이미지를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포스터 역시 4장만 사람들의 눈에 별로 띄지 않는 곳에 붙이도록 했고 급기야 자신들이 별도로 제작한 ‘파란색’ 바탕의 현수막을 부착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광주센터의 작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행위에 다름 아니다. 영화 상영을 금지하는 것뿐 아니라 영화제 포스터, 현수막 등 영화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홍보물에 대한 금지와 개입은 ‘영화제에 대한 검열’이다. 이는 ‘인권의식 확산’,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지켜온 인권영화제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실임을 밝힌다. 특히 광주센터가 광주인권영화제를 후원하는 기관이며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고 실현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다.
6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으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차별과 억압 속에 고통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주류 미디어에서조차 사회문제로 다루고 있는 한국사회의 처참한 현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사회적 차별로 인한 각종 인권침해의 구체적 현장을 영화를 통해 시민들과 공유하며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장이 광주인권영화제이며 광주센터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함께 했어야 했다. 이러한 명백한 책임과 의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빨간 글씨’와 ‘이념’을 들먹이며 보여준 이번 사건은 냉전 시대 공안기관의 표현의 자유 탄압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랬던 포스터가...
이렇게 변했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주류미디어로부터 소외된 시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적 소통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이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방송위원회, 지자체 등 각종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미디어센터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 기관은 미디어 권리를 실현하는 이른바 ‘미어어 공공성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디어 운동 등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한 시민사회 운동이 수년 동안 정부와 투쟁해 왔고 그 결과 서울, 부산, 광주 등에서 미디어센터의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와는 대조적으로 방송위에서 부산에 설립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올해 1년 동안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광주센터가 보여준 반인권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사건은 공적재원을 지역민의 권리 신장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신의 책무에 대한 심각한 유기이며 광주센터의 존립근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화 되고 있는 시청자(영상)미디어센터 운동에서도 불화와 갈등을 일으킬 커다란 질곡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앞으로 광주센터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하루 빨리 자각하고 본연의 책임을 촉구공개질의, 토론회 개최 등 여러가지 공론화에 나설 것임을 밝히며 아래와 같이 요청한다.
- 광주센터는 광주인권영화제와 관객들에게 사과하라!
- 광주센터는 재발 방지를 위해 미디어 권리와 공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공론의 장을 형성하라!
2007년 1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