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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김채현 |2007.12.10 20:26
조회 916 |추천 1


김태희 : 서울대학교 99학번, 공중파 방송 3사 PD 68명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여성 연예인, 데뷔 5년 만에 시트콤, 트렌디 드라마, 판타지 영화 등을 모두 찍어보고, 지난 1년 사이 18편의 CF를 찍은 CF퀸. 게다가 동생도 잘생긴 탤런트. 학벌 좋지, 예쁘지, 인기 많지, 돈 많이 벌었지. 자, 이제 연기만 잘하면 된다.

이하늬 : 미스코리아. 김태희의 서울대 재학시절 스키동아리 선후배. 이하늬는 학창시절 김태희에게 대시하는 남자들을 막아주는 보디가드 역할을 했다고. 또 김태희의 가족은 동생 이완을 비롯, 어머니와 언니도 평균 이상의 외모다. 학벌, 가족, 친구까지 만만찮으니 이른바 ‘엄마 친구 딸’. 그런데 여기에 김태희는 명품이 좋긴 해도 ‘동대문이나 압구정동 보세 스타일’이 편하고, 감자탕이나 선짓국도 먹지만 패스트푸드는 먹지 않아 살이 찌지 않으며, 이상형은 “대화가 잘 통하고, 진짜 내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에, 학창시절 남자를 쫓아다니기 보다는 쫓긴 쪽이었다. 그리고 결정타. 그는 외모 때문에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만 “잘 보면 얼굴에 주름이 있다”고 말한다. 예쁘긴 한데 겸손하고, 공부는 잘하지만 은근히 빈틈도 있고, 인기는 많은데 눈은 안 높다. 누구나 똑똑한 걸 알고 있는데도 “느릿하고 둔해서 ‘곰’같다”고 말하는 김태희는 ‘완벽하지만 인간적인’ 쪽보다는 ‘완벽한데 인간적이려고까지 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래서 김태희는 커플 매니저가 뽑은 최고의 신부감이지만, 동시에 김태희와 상관없는 인터넷 기사에 “나는 김태희와 절대로 결혼 안한다”는 리플이 달리는 것이 유행이 됐다. 다소 작은 김태희의 가 계속 화제가 되고, 한 재벌과의 결혼설이 돈 것은 대중이 그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을 드러낸 것일지도 모른다. “나랑 결혼 할 거다”가 아니라 “결혼 절대로 안 한다”가 농담이 되는 여자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이승기 : 가수. ‘내 여자라니까’를 부를 당시 SBS 에서 김태희의 대형 사진을 걸었다. 당시 이승기의 소속사는 ‘내 여자라니까’의 ‘예쁜 누나’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김태희의 당시 소속사에 양해를 구하고 그의 사진을 걸었다고. 김태희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뽑은 최고 미녀에 올랐고, 김태희 닮은 남자, 김태희 닮은 북한 여성 등 21세기 한국의‘대표 미인’이 됐다. 한 관상학자는 아예 “연예인으로서 최고의 상”이라고 까지 했다. SBS 의 이장수 감독도 SBS 연출 당시 무명이었던 김태희를 최지우의 배역으로 캐스팅할 생각도 했으니, 무명 시절부터 외모는 확실히 인정받은 셈. 또 김태희는 잡지 광고, CF의 조연, 뮤직비디오, 독립 영화 을 거쳐 시트콤, 트렌디 드라마인 SBS , SBS , 여름용 드라마 KBS 등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얼굴로 주목받는 연예인의 일반적인 길을 걸었다. “서울대생 김태희가 하버드 대학생을 연기한다”는 것이 화제가 된 SBS 에서 김태희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서울대 얼짱’이라는 타이틀은 김태희에게 분명한 이익이었지만, 동시에 그에게 ‘서울대 출신다운’ 연기력도 기대하도록 한 것일지도.

장윤주 : 모델. 김태희가 ‘싸이언’ CF에서 부러워하는 유명인으로 나온다. 김태희가 에서 연기력의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더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싸이언’을 중심으로 한 CF의 역할이 컸다. 김태희는 ‘싸이언’ CF에서 장윤주를 부러워하고, 시를 읊다 철봉에서 몸을 접기도 하며, 다니엘 헤니를 ‘찍는’ 여자도 된다. 드라마 속에서 전형적인 악녀, 혹은 너무 착하고 바른 여자 등 재미없는 캐릭터로 출연한 것과 달리, CF 속의 김태희는 혼자 있을 때는 기존 이미지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이미지가 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김태희의 모습은 김태희가 편안한 옷차림으로 춤을 추는 ‘샤인 TV폰’에서 절정을 이뤘다. 김태희도 놀 줄도 알고 깨는 모습도 보여주고 내숭도 떤다. 이는 소개팅 자리에서 내숭을 떠는 ‘올림푸스 뮤’, 자신이 똑똑하다고 잘난 척 하는 ‘BC카드’등으로 확장돼 작품과는 다른 김태희의 새로운 이미지가 됐다. CF에서만큼은, 김태희는 착하지 않아도 인간적이고, 내숭을 떨지만 다가설 수 있는 존재이며, 무엇보다 CF속 ‘30초 연기’만큼은 잘한다. 김태희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려면 테크닉이 느는 것 이전에 ‘똑똑하고 반듯한’ 자기 이미지를 스스로 뒤집거나, 자신을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 배역을 먼저 고르는 게 빠르지 않을까.

정우성 : 영화배우. 에서 함께 출연했다. 김태희에 대해 “성실하면서도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 배우”라 말한바 있다. 김태희는 촬영 당시 9시간이나 팔이 멍이 든 채 와이어에 매달려도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너무 많이 머리를 쓴다고 할 정도로 배역을 분석하며, 개봉당시 기자회견에서는 예상 질문을 꼼꼼히 수첩에 적어놔 막힘없이 답변을 했다. 물론, 의지와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몇 가지 사실. 김태희는 학창시절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찾아야할 필요성도 못느꼈고”, 배우를 통해 “학교 때처럼 칭찬 받고 싶어 하는 욕심”이 남아 있으며, 드라마에 대해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막 찍은 것 같다. (중략) 내 작품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이유가 그거다. 보면서 한이 맺힌다. 영화는 재촬영이 가능해서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또 김태희는 “능력에 비해 과중한 임무를 맡고 힘들어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그 일이 나 하나에게 달려 있다는 점” 때문에 속 자신의 캐릭터를 좋아했다. 심지어 김태희는 시트콤을 찍은 뒤 연기를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일”로 생각했고, “자신의 조건이 연기에 불리할 것 같아서” 콤플렉스도 있었다고 한다. 김태희는 연기를 너무 진지하게 공부해야할 걸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노홍철 : 버라이어티 쇼 전문 출연자. 김태희가 개봉 당시 MBC 에 출연, 출연자중 가장 호감 가는 남자로 뽑은 바 있다. 김태희는 영화 홍보를 위해 , KBS 과 KBS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의 멤버들은 김태희와 같이 노는 대신 김태희의 모든 행동에 열광했고, 은 사람들이 김태희를 둘러싸고 촬영을 했으며, 에서는 무대 왼쪽에서 개그맨의 개그를 지켜 보다 정해진 대사를 몇 마디 하는 것으로 ‘웃음’이 아닌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금 김태희는 명실상부한 톱스타이고, 일반인들과는 다른 어떤 존재가 됐다. 사진작가 오중석의 말대로 “본인 스스로 예쁘다는 것을 아는 듯”한 김태희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김태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맞는 캐릭터를 찾아서 어울리겠다 싶은 역할을 해야하는 건지, 정말 연기 변신을 시도해야 할지”와 “대중 앞에서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를 고민하고, “학창시절 나는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 이 시점에선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지냈다. 그래서 남의 인생, 남의 감정 그런 걸 잘 몰랐다”며 타인을 이해하는데 어려워한다. 그러면서도 김태희는 “평소에 진짜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는데, 엊그제 기사를 보니까 연예인들이 하지 말아야 할 말이 평소에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닌다고 하는 거라고 한다”며 남들의 시선에 신경을 쓴다. 그와 함께 작업을 한 또 다른 사진작가가 “촬영에 적극적이고 성격까지 밝아서 감동이었다”고 할 만큼 김태희는 언제 어느 때나 반듯하고 착하지만, 그럴수록 김태희는 대중과 거리감이 생겼다. 누구나 김태희가 톱스타라는 것을 알지만, 김태희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톱스타임에도 에 출연하는 김태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김태희가 다른 출연자처럼 고된 일 때문에 윗사람 몰래 게으름을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한예슬 : 배우. 에서 김태희와 함께 출연했고, 김태희를 가장 예쁜 연예인으로 꼽은바 있다. 한예슬도 김태희처럼 시트콤으로 시작해 몇 편의 드라마를 거쳐 스타덤에 올랐고, 연기력 논란도 겪었다. 하지만 한예슬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 MBC 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났다. 반면 김태희는 아직까지 김태희를 대표할만한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김태희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함께 불속에 뛰어드는 연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에 출연했다. 톱스타가 됐지만 연기력은 인정받지 못했고, CF에서는 스타지만 주연으로 성공한 작품은 없으며, 연기에 진지하게 도전할수록 논란은 커진다. 하지만 그래도 설경구가 “할수록 더 나아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노력을 인정한 김태희는 이 긴 싸움의 승자로 남을 수 있을까. 참고로, 김태희가 존경하는 연기자는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심은하다. 싸움이 쉽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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