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완소부모님
결혼기념일 입니다.
25년째
힘든날도 미운날도 있었을 아옹다옹 우리가족
그 시작이
바로 25년 전. 오늘 입니다.
우리 집엔 앨범이 참 많은데
어느집이나 다 그렇듯
그 앨범의 뒤로, 뒤로 거슬러 오르면
복고풍의 정장과 빠마머리의
내 지금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은 예쁘고 젊은 엄마와
지금 아빠의 배는 어디로 간건지
잘록한 허리와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는 아빠의
사진이 보일 겁니다.
한 예쁘고 젊은 커플의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간을
사진으로나마 보며 흐뭇한 미소를 띄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엄마와 아빠의 젊음과 시간과 노력과 사랑을
나에게 무상으로 영원히 제공하신 것에 대해
왜 아무런 감사함도 표현하지 않았을까요?
어려서 그게 행복인지 몰랐던 서울 변두리에서의 그 때
매일 새벽같이 나가서 제가 잘 때쯤 들어오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었고
왜 엄마랑 아빠가 두 분 다 일하는건지
왜 우리집 방의 벽지는 달력 그림으로만 붙여놓았는지
왜 우리집 침대는 다른 친구들처럼 나무침대가 아닌
아빠가 만들어 준 스티로폼 침대인지
나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고
슈퍼에서 조그만 초콜렛을 훔쳐먹어서 아빠가 울며 나를 때렸던 그날
"사주면 되잖아!"라고 소리치자 아빠가 날 때리기를 멈추고
지갑에서 1000원을 주셨던 그날
그 때
아. 우리 엄마아빠는 날 버리고도 싶었겠다. 생각하며
지금은 ㅋㅋㅋ 웃음이 나오지만
그 때 엄마아빤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연인이었을 때를
잊어버렸을꺼예요.
삶에 지치고 아이들 뒤치닥꺼리에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금은 이렇게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 버렸구
25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에 새삼 한번 돌아보시겠죠.
그래도 다행이고 또 행복한건
이젠 몇년전 편찮으셨던 것 따윈 잊어버리도록 건강해지신 아빠
성당일로, 사무실일로, 집안일로 눈코뜰새 없는 만능 우리엄마
나랑 안친하지만 사랑하는 남동생
이렇게 우리 가족이 함께 함에
참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요.
타지에 나와 일하느라고
함께 하지 못하는 연락도 하지 못하는 못난 딸이
그래도 지금 이렇게 혼잣말을 해 보는건
내가 지금 엄마가 결혼한 나이가 되고 나니
내가 엄마의 젊음을 아빠의 청춘을 다 훔쳐가버린것만 같아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연습해 보는 거라고나 할까요.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아버지.
두분의 결혼을 25년의 행복과 기적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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