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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황경암 |2007.12.19 19:28
조회 65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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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유난히도 폭풍우가 심했던 그 날


나는 몰레스비 공항으로부터 뉴기니아 섬을 가로질러


뉴브리튼의 라바올로 날고 있었다


 


항공탐험가로서


전세계의 하늘을 정복하는 것이 내 인생을 건 꿈이었다


그런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오언 스탠리 산맥 최고봉 5030m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스탠리의 마녀라며 두려워했다


 


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그리고 이 비행기는 바로 나의 분신, 삶과 죽음을 함께 하는 벗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나와 함께 청춘을 보냈고 나와 더불어 하늘을 누빈 이 비행기가


나는 것을 멈춘다면 나의 삶도 끝이 날 것이다


 


연료를 가득 채운 기체는, 그 날 무거웠다


고도를 높일 수 없는 아르카디아의 엔진은 몹시 힘겨운 듯 했다


금새라도 끊길 듯한 실린더 소리는


늙은 내 심장의 불규칙한 고동 소리 같았다


나와 아르카디아는


좁디 좁은 골짜기 사이를 간신히 날고 있었다


그러나, 스탠리의 봉우리들은 싸늘하게 꿈쩍도 않고


나와 아르카디아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와 아르카디아는


일생에 단 한 번 하늘과의 싸움에서 졌다


원통한 눈물을 삼키며 되돌아오려던 내가


무심코 뒤돌아 봤을 때


산이.


산이 비웃고 있었다


 


나는 아르카디아의 앞에


패배라는 두 글자가 없다고 믿으며 이제까지 날았다


나는 10 분치의 가솔린만 남기고 모두 버렸다


기체를 가볍게 만들고 10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고락을 함께 해온 이 비행기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내 자신의 뜻대로 살아온


내 생애를 후회하지 않는다


 


꿈은


사람이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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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어라. 그러나 내 꿈 마저 앗아 갈 순 없을 것이다.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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