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07년 기도, 물질, 사랑... 깊이 감사드려요!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1. 선교현장에서의 해프닝
"하니! 하니(Honey)! 머리 부딪혀요, 조심해!"
흥부 선교사가 조그만 단 위에 올라서면, 저희 밴 트렁크 뚜겅을 최대한 연 높이가 됩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야채밥과 기름진 레초국을 배식하기 전에, 먼저 영의 양식을 나눠주기 위해서 인데
말씀 전하기에 열중하다보면 자칫 그 쇠뚜겅에 부딪혀 무지무지 아프게 되므로, 제가 주의를 주지요.
화요일 저녁 어스름이 내리고 추위는 살을 에이고 어디 한곳 천정도 없는 '모스크바역 광장'에서
그 뚜겅을 바람막이로 삼아, 섬김이들 '급식 및 거리사역'을 돕습니다.
"대망절은 첫번 크리스마스 이후,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12월 첫째 주일날 켜는 촛불은 희망입니다. 다음은 평화, 기쁨, 사랑... 곧, 예수그리스도 입니다."
저는 매순간 남편을 방어하며 손가락이 없는 반벙어리 장갑을 끼고 반주로 남편을 돕습니다.
"엄마! 아빠를 꼭 지켜!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사람들이 함부로 못하니까."
전에 동부역에서 제가 그릇 수거하느라 남편 옆을 뜬 사이 한 치한이 흥부 선교사의 마이크를 쳤는데,
그 마이크가 또 입을 쳐 그렇지 않아도 좋지 못한 이빨을 온통 짓이겨놓은 후 우리 아이들의 당부지요.
사역을 많이 돕던 두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둥지를 떠나갔지만, 그들은 'Power of Love' 입니다.
"하니! 하니!"
말씀과 기도가 끝나고 배식이 시작될 때 누가 흥부 선교사를 황급히 부르는 소리 입니다.
엉? 제가 남편을 "하니! 하니!"하고 부르니까, 애칭인 줄 알고 그대로 따라 부르네요.
아이고~ 털보 요지(요셉)네요. 애교도 많고, 이(lice)도 많은, 그저 뿌시뿌시해주길 좋아하는...
제가 "여보! 여보!"라고 불렀다면? 아이고~ 이 사람아! 그게 아니라네.
화요일 배식을 도우러 나온, 한국타이어 주재원 부인들과 자녀들이 옆에서 킥킥 웃습니다.^^
2. '거리의 교회' 첫 결혼식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주례를 서면서 그 말을 할 때,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 나중에 흥부 선교사가 말했습니다.
왜냐면 저희 부부는 신부가 누구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신부 '안나'에 대한 스토리는 많습니다. 영어도 꽤 하고, 깔끔하며, 옷도 늘 센스있게 잘 입습니다.
예배 중, 일어설 때가 있는데 갑자기 퍽 쓰러지기도 합니다. 간에 혹이 있대요.
어느 날은 얼굴에 상처를 안고 와서는우리를 꼭 껴안고 울 때도 있습니다.
하루는 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창 밖을 내다보니 우리 집 앞 가로수 밑에 뭔가 움직였습니다.
처음엔 정체를 알 수 없어 저는 무서웠는데, 알고보니 술에 만취한 안나였습니다.
황당했습니다. 어떡하나? 우리 사역의 모토인 이사야서 58장엔 유리하는 자를 네 집에 들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밖으로 나가자 마침 안나를 발견한 한 남자가 모빌폰으로 앰블란스를 불렀습니다.
그는 밤마다 러닝을 하는 사람이었고, 사업상 한국에도 다녀온 적이 있다며,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다음 주일, 안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예배에 나와서 씩 웃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너무 반가와서 꼭 껴안아주며 뿌시뿌시해주었지요.
한편 속으로 그랬습니다. '안나! 미안해! 이것이 나의 한계야... 용서해줘...'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고전 13:3) 주여...!
안나보다 훨씬 나이가 적고 키가 큰 신랑 '산도르'는 착하고 그녀에게 친절하였지요.
둘 사이 애정이 싹텄나 봅니다. 결국 둘이서, 혼인신고를 하고 증서를 가지고 왔던 것입니다.
헝가리는 먼저 정부기관에서 간단한 결혼서약을 한 뒤, 성당이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합니다.
"우리 결혼식 해주세요. 교회에서의 축복만 남았어요."
자랑스럽게 혼인증서를 보여주며, 흥부 목사에게 부탁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예배 중에 한 순서로 그들의 결혼식을 올려주었던 것입니다.
"무릇 하나님이 짝지어 준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결혼 서약 때도 큰 소리로, "이겐(Igen! Yes!)"으로 화답하던 그녀는 얼마나 기뻐하던지!
예배와 결혼식이 끝난 후, 그들에게 다시 축하해주며,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잠은 어디서 자니?"
"무너진 빈 집에서..." 잠시 우울한 표정을 보이는 노숙자 커플...
새 가정을 이룬 그들의 보금자리는? 주여...!
추운 겨울 부부가 된 그들에게, 포근한 커플 목도리를 결혼선물로 주면서,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스토리가 생각났습니다.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시계를 팔아 아내의 빗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했던 가난한 부부의 사랑 얘기가.
3. 내게 물을 뿌리시오!
"너희 노숙자들 때문에 우리 장사를 못해. 우리도 장소값을 지불하고 있다 말이야."
지난 주일만큼 예배 때 핍박을 받은 날은 이제껏 없었던 것같습니다.
부다페스트 남부역 뒷 계단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연통이 지나가 따뜻해서 늘 감사하지요.
문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가게들이 주일까지 문을 열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예배 장소 바로 옆 선물의 가게 주인은, 한 시간만 참아달라고 가까스로 설득시켜 놓았는데,
그 가게 옆 모빌폰을 파는 가게의 젊은 주인은, 물통을 들고와 물을 뿌리려고 하였습니다.
그때 제가 달려가 그 사람 앞에 맞섰습니다.
"물을 뿌리려면 내게 뿌리시오!"
우리 성도들, 노숙자들이 물을 맞아 밖에 나가면 당장 꽁꽁 얼텐데, 그래서는 안돼지요.
그가 움찟 멈췄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그는 씩씩 대며, 경찰을 불렀습니다.
예배는 시작되고 진행되었습니다. 음향기기는 하나도 사용할 수 없었구요.
그 젊은이는 화가 나서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끌어쓰는 전기마저 끊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지요. 허락증을 보여줬습니다. 그 경찰은 각 역마다 사역하는 우리를 잘 압니다.
"하지만, 예배는 남부역 밖에서 드리시오. 여기 실내는 안됩니다."
"곧 예배가 끝나면, 점심 급식은 밖에서 하겠습니다." 저는 실랑이를 벌이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경찰을 밖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사역하면서 변화된 곳들을 가리켰습니다.
"전에는 가게들도 문을 열지 못했던 장소 아닙니까? 우리가 예배 드림으로 이렇게 변화 됐잖아요?"
"잘 알지만, 남부역 실내에서 예배 드리려면 다시 정확한 장소 허락 받아오지 않는 한 안됩니다."
그 사이 흥부 선교사는 말씀을 끝내고 축도를 하고, 헝가리 힘누스(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헝가리 개혁교회는 기도문인 애국가를 예배 끝에 부르기 때문 입니다. "이쉬텐 알드멕 어 마자르트..."
모두 숙연해졌습니다.
점심급식은 남부역 바깥에서 하였습니다. 작년 온난화현상과는 달리 올해는 춥고 눈도 많이 오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밴 안에서 저희 부부 생각을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우선 천막예배당을 다시 지어야겠어. 전보다 두 배 크기로. 화장실도..."
"그러려면 주위 이웃들에게 양해를 얻어야하는데, 이제 이사와서 신용도 쌓기 전에?"
먼저, '재활선교센타'에서 12월 26-29일(3박4일) '금식기도수련회'로 감사제단을 쌓으려고 합니다.
지난 한해 부족한 저희를, 기도와 물질, 사랑으로 동역 협력해주신 모든 분들과 가정과 교회에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2008년 새해에도 '충성되고 지혜있는 종'(마24:45)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주도록' 하겠습니다.
최선으로, With Our Best,
여호와 존전에, Before the Lord!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2007. 12. 20 부다페스트에서, 흥부선교사네 김흥근& 서명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