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네..."
월요일, 목요일 도시락 배달을 하는 날이면, 비나 눈이 안 와야 한다.
비가 오면, 뚜벅이로 다니는 배달이 정말 힘들어진다. 물론 예고없이 찾아오는 비님(?)은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한다.
배달자가 힘든것도 있지만, 기껏 정성드려 만든 음식이 다 식기 때문에, 더욱 울상이 된다.
비가온다고, 힘이들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못간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물론 식사를 못하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은 사람이 한 번 왔다가는 것, 단 몇 분만이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말씀을 나누는 것으로도 즐거움을 느끼신다.
언제나 이러신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와줘서 고맙수..."
물론 바지가 홀딱 젖어있다....(이제는 장화라도 구입해야하나?)
이 곳 풍양푸드뱅크가 있는 퇴계원은 경기도에서 전국에서 가장 작은 면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구 밀도는 비교적 높은 퇴계원면 지역에는 제대로 된 종합 복지관조차 하나 없는 형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 강북의 변두리하고 비교만 해봐도,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여성복지관 등 보이는 것만해도 4~5개가 넘는데 말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우리는 언제나 직접 발로 뛰면서(찾아가는 서비스라고나 할까?), 후원받은 음식들을 전달해주고,또 일주일에 두 번씩 거동조차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전달하고 있는데,
그 날이면, 주방은 잔칫집 분위기로 시끌벅쩍하다.
봉사자 선생님들이 모이시면 그간 못 나눈 담소도 나누시고
"도시락 배달 하는 날은 여기가 잔칫집이라니까...하하하하..."
정말 가족같은분위기이다.

어느날 사무실에 전화가 온다,
"실습하는 학생인데요...이분이..."
목소리도 앳되어 보이는 사회복지학과 실습학생이었다.
약간 울먹이면서 얘기를 한다.
본인이 케어하고 있는 어르신에 대해 얘기하면서,

당뇨병에, 관절염이 걸리셔서, 거동도 불편하고, 50대의 아들이 있어서( 일정한 수입이 없는 ,노동할 의지가 없는 ) 수급자로도 지정이 되지 못하고....
해당 면에서는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우리 푸드뱅크에서 도움을 줄 수 없겠냐며 말이다.
우리는 "당연히 찾아가서 도움을 드려야죠..."
그런데, 푸드뱅크라는게, 가까운 곳에서만 아니라 전용 냉동 탑차가 이곳,저곳 지방으로 다니고 있고, 지금 담당자는 지방으로 내려가서 자리를 비운 상태라고, 미안하다고...
정말 실망한 듯한 목소리었고, 남양주시에 한 번 문의해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
내가 대답을 해놓고도 게운하지가 않다....
하지만, 그 분을 직접 찾아가서 주변환경도 살펴 보고, 대략의 어떠한 상황인지는 알아보아야 하는데, 컨테이너에 살고 있거나, 산 주변이라,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면
(1톤 냉동 탑차이기 때문에, 좁은 곳을 가기에는 쉽지 않다.) 직접 걸어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힘들다고는 속사정을 주저리 주저리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때 사무실에 있는 나라도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으나, 버스를 타고 찾아가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니, 하루가 다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게 되면 내가 담당하는 아동센터의 아이들은 저녁시간을 본의아니게 방치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차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어' 라는 생각을 가진 나에게(물론 서울이라면, 마을버스가 주택 구석구석이라도 들어가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럴 때, 작은 자동차라도 한 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불쑥 들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 이러한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다. 조금 부지런히 다니면 좀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드릴 수 있겠지만, 인력과 기동성의 부족으로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
여러분의 사랑의 손길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사랑입니다.
모두가 행복해 지는세상
혼자가 아닌 우리는 만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