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감기가 시작될 때면
눈두덩이가 따끈해지고 가려워진다고 했었지.
그럴 때면 넌 전화를 걸어서는 달리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야말로 어리광을 부리곤 했어.
- 아퍼.. 아퍼..
아프지 않을 땐 절대 보여주지 않던 너의 어리광.
너도 알고 있었던 거겠지.
내가 너의 그런 말투를 까무라칠 정도로 좋아했던 거.
내가 몸이 아픈 날 꼭 꿈을 꾼다는 것쯤은 너도 기억하고 있겠지
너에게 자주 꿈얘길 하곤 했었으니까.
어젠 고등학교 학생주임이 꿈에 나타났었어.
헉.. 어제는 계속 운동장만 뛰었어.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너는 니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부비부비하면서
그랬냐며 그 선생님 못 쓰겠다며 뛰느라 힘들었겠다며
다시 또 꿈에 나타나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실체도 없는 꿈속의 무엇을 두고는 땟지도 하고 으름장도 놓고..
어제는 꿈을 꿨어.
니 꿈을 꾸는 거 놀란 일도 아니지.
아직도 몸이 아픈 날은 난 아직도 니 꿈을 꾼다.
무슨 이야기 했는진 기억도 나지 않아. 기억나는 건 니가 내 팔을 꼭 잡고 있었던 거.
너는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뭐라고 내내 중얼거렸어.
그 곳은 어느 운동장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먼 도시의 공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린 어떤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던 거 같기도 해.
꿈속은 아주 더운 계절이었고 우리는 꼭 붙어 있었고 넌 내팔을 잡고 있었고 웃고 있었고
이마에 열이 잔뜩 오른 나는 땀에 젖어서 잠을 깼어.
이제 울지 않게된 나는 그저 오랫동안 방안을 두리번거렸지.
또 꿈을 꿨냐고..
무서웠냐고..
그 꿈 나쁘다고..
뗏지하고.. 으름장을 놓고..
내 얼굴을 부벼줄 너는 지금 어디에 그 곳은 어디였을까?
너는 뭐라고 말을 했을까?
그 꿈을 저장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꿈은 곧 날아가 버렸지.
꿈에서도 설레는 나는,
아직도 설레는 나는 지금 너무 아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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