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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프로야구 창단 해프닝을 바라보며..

유상근 |2008.01.08 19:09
조회 34 |추천 0

 

 가장 먼저 KT의 창단 발표를 환영합니다.

 

 엘지를 사랑하는 팬이지만, 그 전에 야구 자체를 좋아하기에, 그리고 한국프로야구를 아끼기에, 8개 구단이 존속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또한 국내 굴지의 기업인 KT가 야구판에 끼어들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도 큽니다. 그리고 솔직히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던 KBO였지만, 창단발표를 바라보면서 그래도 다행이군, 한 건 해내긴 했군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창단 발표 후, 그리고 창단 기자회견 때부터 새어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기사와 댓글이 쏟아져나왔고, 그 중에 고견도, 감정적인 언급도 많았습니다만 확실히 그런저런 글들을 읽으면서, 의견이 다듬어진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래도 그 다듬어진 생각 중의 핵심은 이겁니다.

 

 "그래도 이 건 아니다...."

 

1. KBO는 야구단의 상급단체인가??

 이 번 사태를 보면서 KBO의 성격 자체가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KBO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프로야구단 위에서 군림하는 단체입니까?? 아니면 상위조직처럼 지시만 내리는 기관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KBO는 그래서는 안되고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벌어들이는 돈도, 자체적인 사업도 전혀 없기 때문이지요.

 KBO가 쓰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지만 이조차도 각 구단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이 존재조차 몰랐던 '기금'도 각 구단들이 창단할 때 내놓았던 돈이 적립된 것으로 알고 있구요. 이런 돈이 야구판 자체가 위기에 몰린 현대문제의 해결에 쓰인 건 맞는 일이지만, 그 부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얼마를 탕감해줄 것인지조차 나머지 구단들과의 조율 없이 마음대로 결정해도 되는 것인지요??? 저는 굉장한 의문입니다. 

 스스로 권위를 세울만한 재정능력도, 기획능력도 없으면서 나머지 구단들이 모은 돈으로 선심만 쓰는 단체는 더이상 상급단체로서의 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뒤에서 기술할 '샐러리캡'문제 등에 있어서도 KBO의 상급단체로서의 조정능력은 심각한 결함을 나타냅니다.

 

2. KBO 무능력함이 빛났던 한해 - 2007년

 2007년도는 KBO의 무능력함이 빛이 났던 한해였습니다. 신상우 총재님은 그 정점에 서 계셨죠. 결혼식 주례를 보시는 신 총재님을 개인적으로 본 일이 있습니다만 말씀은 참 재미있게 잘 하시더군요. 결혼식장 전체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말솜씨에 감탄은 했습니다만, 올 한해 야구행정은 말솜씨에 행동이 뒷받침 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 능력이 가장 시험대에 올랐던 건, 역시나 현대문제였습니다. 결론은 다들 아실테고, 그 와중에 신 총재와 KBO의 역할?? KBO의 행정적 대응은 쌍방울 사태 때보다는 약간은 나아졌지만, 총재님의 언행은 완전한 실패가 아니었나 합니다. 농협이라는 정치색이 짙은 특수기관에게 야구단을 맡기려고 하다가 언론과 팬들을 시끄럽게 만들더니, 이상한 부동산 기업에 놀아나고 다시 STX와의 협상에서는 확정된 것도 없는 상태에서 중요 정보를 흘려서 추측기사가 난무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협상이 중단되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뭐 이 외에도 야구단 감독이 누구인지도 몰랐다던가, 얼마전 기사화된 KT가 농구단이 있는 줄 몰랐다 등의 일화는 비일비재합니다.

 두번째로 심판 계파 간 갈등으로 출장 거부 등의 사태 직전까지 갈 때도 KBO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언론과 팬의 곱지 않은 시선을 등에 없고 그저 봉합했을 뿐이지요. 이 또한 KBO가 얼마나 야구인들에게 권위를 잃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KBO에 몸 맘고 계신 분들은 "400만 관중 무시하나요!!"라고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한 건 무엇인가요??

 야구팬으로서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두산, 스크, 엘지의 선전, 롯데의 초반 연승, 치열한 4위 싸움 때문이지 저는 KBO의 어떤 정책이 먹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KBO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3. 그렇다면 해결책은??(1) - 서울입성금

 표면적인 가장 큰 쟁점은 KT의 서울입성금입니다. 아시다시피 현대는 SK로부터 받은 54억원을 운영비로 써버렸습니다. 이는 분명히 '부채'이고 현대유니콘스는 엘지, 두산에 54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죠.

 물론 엘지, 두산 정도의 대기업이 27억원?? 안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을 누가 대신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요. 8개구단 존속을 위해서 양보하더라도 1년동안 현대가 빌려다 쓴 기금과 같은 측면에서 생각을 해야합니다. 그 것과는 별도로 탕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상우 총재의 코멘트는 엘지, 두산 구단을 격분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국은 엘지, 두산은 아마 이 돈을 양보해야할테고 결국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억울하게 몇 십억을 날린 것에 대해서 기자회견 해서 항변 한 번 못한다면 그 또한 우스운 모양새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기금 관련해서 이미 70억 가까이를 탕감받은 KT가, 그리고 한 해 매출이 12조에 달하는 KT가, 54억을 낼 수 없다는 것 또한 우습지요. 그리고 1년 운영적자가 200억에 달하는 야구판에 끼어들면서 54억 때문에 창단 포기를 운운하는 이런 웃기는 상황은  깎을 때까지 깎아보자는 KT의 장사속과 거기에 대응할만한 협상력이 제로인 KBO의 합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4. 그렇다면 해결책은??(2) - KBO 개혁

 전 이 번 기회가 KBO, 선수협 등도 자정노력에 박차를 가했으면 합니다. 팬들이 신경이 예민할 때 그 추동력이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구요. 현대사태를 해결하는 KBO의 무능력함을 보면서 더 놔뒀다가는 큰 일 나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정치인 총재, 노땡큐입니다.

 구판을 잘 이해하면서, 행정능력, 정치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면, 차라리 박용오 총재처럼 돌아가면서 하던지, 아니면 공개모집을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어차피 공개모집 과정에서 정치색을 배제할 수는 어렵겠지만 지금처럼 야구에 문외한인 동시에 경영마인드도 없는 사람이 자리에 앉는 건 참 지겹습니다..

 두번째로 경영마인드 가진 분들이 합리적으로 운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성 총장님도 굉장히 애는 쓰신 것 같지만,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걸맞는 역량을 갖고 계실까요?? 열심히 일하신 노고는 치하하고 싶지만, 이제는 전문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육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세번째로 규정 좀 지킵시다!!!

 대체 합의라는 것의 기준은 무엇이며, 있기는 있었던 겁니까? 신 총재는 모든 구단의 동의를 얻었다고 하고, 나머지 구단은 전화통화는 있었지만, 합의한 것은 없다니.. 이게 무슨 꼴인지.. 합의가 있었으면 합의문 전체를 놓고 기자회견을 하면 될 것이고, 시간이 없었다면 밤12시라고 회의를 소집하면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 특정 사장이나 단장이 거절했다면 그 사람 실명을 언론에 슬쩍 흘리면 그건 네티즌들이 알아서 해결을 해줄테고, 기자들이 보안유지에 흠을 낼까봐 부담이 되었다면 그 건 기자들의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모호한 말싸움 지겹습니다.. 제발 일처리 좀 똑바로 합시다!!

 

 마지막으로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영적자를 줄여야 합니다... 이제는 프로야구가 예전만큼의 홍보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하지만 적자폭은 커졌습니다.

 KT가 우승전력인 팀을 흡수하는데 60억을 부르는데, 스타선수 한 명은 몸값으로 62억을 거절했습니다. 이런 넌센스는 그냥 웃지못할 자화상이 아니라 분명히 개혁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리고 충분히 개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종목이고, 불완전한 사례이기는 하지만 축구K리그에서는 인턴UTD가 흑자를 달성한 사례가 있습니다. 굉장히 미미한 흑자폭이고 불완전한 측면이 많았지만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일이라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졌었지요. 그 비결?? 물론 선수 장사도 있었지만, 인건비를 줄이려는 계속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프로야구판에 그런 노력이 있었나요?? 오히려 최근 몇 년간의 판세 변화는 FA몸값만 뛰지 않았나 합니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구장 이름이건, 뭐건 팔 수 있는 건 무조건 팔고, 불합리한 FA제도 개혁해서 하루 빨리 적자폭을 줄이지 않으면 한 번의 경제위기에 팀 2~3개가 동시에 해체되는 비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글이 중언부언 길어졌네요. 원래는 흑자구단을 바라며 그에 관한 제언도 덧붙이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KT의 창단 작업이 빨리 마무리 되었으면 합니다. 12조 매출기업이 쫀쫀하게 굴지 말고.... 이런 말을 하면 비현실적이겠죠??^^ 통크게 돈 더내라 이런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KBO와의 협상과정에 서울연고라는 엄청나게 큰 파이를 거저 얻었다는 것만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든든한 모기업을 바탕으로 한 김시진 사단의 멋진 모습을 보기를 기원하며, 그 선결과제로 환골탈태한 KBO모습을 보기를 기원합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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