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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260

김미선 |2008.01.08 23:00
조회 29 |추천 0


대학동기들을 만났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그러더라

그것도 모르고 장난스럽게 안부를 물었던 우리는 그만 머쓱해져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

 

'괜찮아 그래도 정말 좋았어 좋은 사람이었어'

 

그 한마디에 우린 더이상 아무것도 묻지 못했어

그렇게 오래 사귄 두 사람이 왜 헤어졌는지..

언제 헤어졌는지..

다들 궁금함이 목까지 차오른 표정이었지만

아무도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

 

'좋은 사람이었어'

 

친구의 그 말은 헤어진 사람에 대해서

더이상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분명한 의사표시였으니까..

헤어지고 나면 한번씩 원망하고 싶어지잖아

나는 그랬었거든

보통 땐 다 내 잘못이다 생각하고 그래서 너한테 모든 걸

빌고 싶은 심정이었다가 그러다 또 어느날은 이렇게 된 게

순전히 니 탓인거 같기도 했어

 

정말 그렇게 나를 좋아했다면 헤어질 결심을 하기 전에

나한테도 기회를 줬어야 하는거 아니었냐고

어떻게 돌아올 여지도 없이 떠나버리냐고

혹시 처음부터 헤어질 작정은 아니었냐고

그래서 더 잘해준 건 아니었냐고

말도 안되는 원망들을 전개시키면서 그렇게

 

나는 왜 그 친구처럼 못했던 걸까?

 

'좋았어 좋은 사람이었어'

 

그렇게 말해주면 좋았을텐데

사귀는 동안 너 정말 좋은 애인이었는데

 

처음엔 친구였던 우리

그땐 서로 예전 애인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훗 막상 사귀게 된 후에는 그것 때문에 싸우기도 많이 했었지

 

내가 예전 여자친구들 얘기할 때 니 모습들도 생각난다

내가 조금이라도 기억에 빠져든다 싶으면

넌 장난스럽게 입속에 들어있던 물을 꺄르륵 거리면서

내 회상을 배해하곤 했었잖아

혼자 삐쳤다가 심술 내다가 그러다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 지으면서

 

'괜찮어 그래봤자 넌 지금 내 옆에 있으니까'

 

너의 그 귀엽던 질투

 

그대에게 내가 어떤 애인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너무 쓸데없는 질문이겠죠

나는 이제 더이상 그대의 나도 아니고

나는 더이상 그 시절의 나도 아닌데..

 

내가 그린 원 밖에서 이미 잘 살고 있을 그대이니

대답은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사랑을 말하다_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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