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질문이죠
'어디갈까요? 뭐 먹을까요?'
남자는 요즘 이런것들 때문에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고 삽니다
만나곤 싶은데 당연히 데이트하고 싶은데
어디 가야 할지? 어디서 먹어야 할지?
그런거 결정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연애라고는 학교다닐때 캠퍼스 커플로
오로지 캠퍼스 주위만 오갔던 것이 고작인 남자
그러다 수년만에 하는 연애다 보니까
변변히 아는 카페 하나 없는거죠
남자가 이 모양이면 여자라도 '이리가요~ 저리 갑시다'
그런 식이면 참 좋을텐데 보아하니 여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기.. 뭐 드실래요?'
남자가 물어보면 여자가 한다는 대답이라는게
'하..'
한숨만 내쉴 뿐
남자는 생각다 못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기도 합니다
'야 종로쪽에 어디 맛있는데 없냐?
아니 싼 고깃집 말구 아니 안주 얘기가 아니잖아
아 왜 분위기도 좀 좋구 이렇게 그런데 있잖아 왜
아유 됐어 됐어 너한테 물은 내가 잘못이지
아 다들 데이트는 어디서 하는거야'
결국 남자가 선택한 방법은 인터넷
어젯밤도 밤새 인터넷을 뒤졌죠
눈이 빨개지도록 맛집 정보를 뒤진 끝에
약속장소에서 멀지 않은 파스타집을 발견
지도를 인쇄
종이를 고이 접어 뒷주머니에 잘 넣은 뒤 자기 엉덩이를 툭툭 두들기곤
'잘 찾아갈 수 있겠지?' 씩씩하게 데이트 장소로 향합니다
'야~ 저기.. 날씨 좋죠? 오늘 뭐 하셨어요?
야 그러셨구나 참 밥 먹었어요? 그럼 밥 먹으로 갈래요?
여기 어디 파스타 잘 하는데가 있다고 해서..
혹시 파스타 좋아하세요?'
남자가 먼저 메뉴를 말하자 여자는 안심이 됐는지
활짝 웃으면서 대답하비다
'예 좋아해요'
그러자 이 남자 약간 쑥스러워하며
하지만 당당하게 아까 그 지도를 뒷주머니에서 꺼냈겠죠
'사실은 제가 아는데가 없어서 이거 찾아 왔는데요
한번도 가본적은 없어가지고 지금부터 좀 찾아봐야 되거든요
여긴데요 인터넷 보니까 되게 맛있다구..
아마 이족으로 쭉 올라가면 나올거 같은데. 그쵸?'
남자의 설명을 듣고 있던 여자의 얼굴이 점점 더 환해집니다
그러더니 들고 있든 가방에서 부스럭 종이 한장을 꺼내서
남자에게 보여주면서 하는 말
'나도 거기 찾아왔는데, 여기 쿠폰도 있어요'
능숙한 프로보다 더 멋진 건 노력하는 아마추어
서로를 위해 애쓰는
서툴러서 더 예쁜
#사랑을 말하다_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