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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사는거지 뭐 하늘 두어번 보고.....

이경희 |2006.08.02 13:16
조회 94 |추천 0

설겆이를 하는데  기척이 나길래 돌아보니

아버님이 조그만 음료병에다가 볼일을 보시는 듯하다.

자주 화장실 문을 열어두고 볼일을 보신다.

5학년이 된 딸은 그게 못내 못마땅하다.

나 역시 아버님 엉덩이를 자주 보게 되는데 불편해서 문 닫으시라 자주 이야기를 해도 ....

잠시후

"아버님 그 병 뭐하시게요?"

"응 오줌 눴다."

"왜요?"

"일어나서 화장실 가다가 바지에 싸 버리니까 ....."

"아버님  그렇더라도 화장실 가서 보세요.

미리 미리 자주 다니셔야죠.

귀찮아도 자꾸 움직이세요.

그러다가 정말 화장실도 못 갈 정도되면 어떡하실려구요."

"걸린 바지들하고 옷들 다 세탁기에 돌리고 있어요."

"왜?"

"냄새 나데요 아버님 매일 벗어서 내시랬잖아요."

약간은 퉁명스러웠던 나를 자책하며

 세탁기엔 아버님 빨래들이 돌아가고

'이왕 늦은 출근 좀 늦게 나가면 어때.' 하는 맘으로 아이들 옷을 빨다보니 이상하게 냄새가...

런닝머신을 하는 아버님

"아버님 입고계신 반바지 며칠됐죠?"

"응."

"벗어서 저 주세요 지금 빨게요."

휙 던져주신다.

그리 향그럽지 않은 냄새도 물에 묻어진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갑자기 왜 이  노래가 나오든지

최희준님의 하숙생이던가!

한참을 부르면서 빨래를 하다보니 괜시리 아버님도 불쌍하고 ,

나중에 내 아버지를 혹여 모시게 되면 내 아버님에게 퉁명스러웠던거 후회하지나 않을까!

조금만 더 자신을 다스리자!

 

젊어 자식 나몰라라하고 늙고 병들어 다른 자식들에게 외면 당한 아버님.

뇌종증에 전립선 비대증에 혈관성 치매까지

재작년 봄에 아버님은 뇌졸증

작년 여름에는 남편이 뇌출혈로 얼마나 힘든 날들이었던지.

다들 모시기 싫다는데 어쩌누

싫든 좋든 내 몫인걸

다행이 작년11월 집에 모시고 올때보다 많이 좋아지신걸로 만족하자.

그땐 양옆에 부축해 오고 거실이고 방에 대소변이^^

걍 이렇게 저렇게 어우러져 살아가는거 아닌가!

인생이 뭐 별다른가!

서러우면 서러운대로 힘들면 하늘 두어번 보고 그렇게 사는거지.

건너편 동산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 보니 몇시간전의 일이 생각나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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