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올해 여섯살이된 잉글리쉬코커스파니엘이죠.
전 무척이나 개를 무서워 했어요.
그래서 제 인생에 개를 키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그러던 제가 동생과 의기투합해 엄마를 조르고 졸라 처음으로 키우기 시작한 코카 소원이..
이름 그대로 개키우는게 간절한 "소원"이라 이름도 "소원"이 되었지요.
살아생전 움직이는 동물을 가까이 두는건 처음이라 좋으면서도 어색하고 그랬어요.
키우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거지만 코카라는 견종이 다른 종들보다 키우기도 어렵다 하고
실제로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자율배식이 안되서, 주인닮아서 그런지 위도 좋지 않아 병치레도 엄청 했고요,
배변훈련은 주인의 인내심 부족으로 중도포기,
밤엔 이불만 깔아놓으면 미친듯이 좋아 날뛰는 소원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24시간 동물병원에 전화해서 과연 이 강아지가 정상적인 강아지인지 확인하는 헤프닝도..ㅋㅋ
그래도,
아무리 병치레를 많이 해서 병원비가 수억깨져도,
혼자 두는게 안쓰러워 있던 약속 취소하고 일찍 귀가를 해야만 했어도,
똥오줌 아무데나 싸서 우리를 힘들게 했어도,.....
이젠 그런 소원이가 너무 그립기만 합니다.
제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유학길에 오르면서 요녀석 참 많이 걱정됐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못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었었고요.
엄마한테 맡기는게 불안해 이모한테 단단히 부탁을 했으나.. 결과는...
미국에 있으면서 이모의 임신소식을 들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모가 더이상 소원이를 못봐주고 엄마한테 맡길수밖에 없다하더라고요.
뭐...전 소원이 어렸을 때부터 키웠던 터라 제딸이나 다름없는 강아지였는데,
엄마한테는 이쁠 땐 이뻐도 똥오줌 아무데나 싸고 반갑다고 난리치는 개가 귀찮았었나봐요.
처음 키울 때부터 따뜻한 아파트에서,
잠잘 땐 저랑 한 이불속에서 자야만 자는 강아지를
아파트 베란다도 아닌 다용도실에다 하루 종일 놓고 그러니
개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고 잠도 안자고 그랬었대요.
이모가 너무 걱정이 되서 임신한 몸으로 소원이를 찾았을 때
그 모습을 보고 너무 안쓰러워서 하염없이 울었대요.
이모를 보자 그제서야 밥을 먹고 이모 옆에서 잠을 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멀리 나와있는 저한테 이런 얘기 하면 제가 무지 괴로워 할까봐 말을 안했대요.
결국, 엄마는 못키우시겠던지 제가 다시 한국에 오거나 이모가 다시 데려갈 수 있을 때까지
잠깐 데리고 있는 조건으로 아는 농원에 소원이를 맡겼는데,
위에도 말했듯이, 주인의 부주의로 개를 개답게 키우지 못해 추위를 엄청 타거든요.
집에 데려가서 키워주겠다던 농원아저씨는 퇴근할 때 소원이를 그 깜깜하고 추운 가게에 놓고..
어휴.. 상상만 해도 미안하고 가슴 아픕니다..ㅠㅠ
들은 이야기지만 농원을 1년에 한두번 오시는 어떤 아주머니가
추위에 떠는 우리 소원이를 키우겠다고 해서 저희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줘버렸다네요.
그럼 그분 연락처라도 알수 있을까 해서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연락처도 없다 하고
이젠 소원이 관련해서 뭔가를 물어보면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화를 낸다 합니다.
연락도 안받고요....휴.....
물론 우리 소원이 데려가신 분이 사랑해주시면서 잘 키워주고 계신다면
정말 더할 나위없이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죠.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때문에...
어디서 누구손에 의해 키워지고 있다 뭐 이런 소식만이라도..
아니 차라리 생사라도 알면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텐데..
유기견으로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우리 강아지 다시 찾고 싶어도.. 불가능한 일이겠죠?
알면서도... 아는데....
끝까지 함께 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처음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못난 주인때문에
이쁨 받지 못하고 개 입장이라는 말이 좀 그렇긴 하지만 소원이 입장에서는
버림받은 거니까 그게 많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흘려들은 이야긴데, 개들은 죽는 충격보다 주인에게 버림 받았을 때
그 충격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못키울거면 차라리 주인품에서 행복하게 안락사시키라는 그런 얘기까지
들은 적이 있어요. 참.. 사람들 못됐죠.
암튼 요새도 길을 가다 다른 견종이 아닌 코카애들을 보면 우리 소원이 같고
그래서 계속 더 보게 되고... 마음 아프고 그렇답니다. 참 우습죠.
참.. 우리 소원이.. 많이 보고싶은 날에 긴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