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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441

김미선 |2008.02.04 16:16
조회 43 |추천 0


진짜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일찍 만나서 빙수라도 먹자니까 영화시간 딱 맞춰서 나오고

뭐라도 사줄려고 팝콘 사준다고 해도 살찐다고 안먹는다 그러고

그렇게 지가 보고싶은 영화만 달랑 보고

보고나선 생각보다 재미없다고 괜히 봤단 얘기나 하고

그러더니 오늘밤엔 꼭 봐야되는 드라마가 있다면서

부랴부랴 집으로 가겠다는 그녀

 

'그래도 오랜만에 봤는데 맥주라도 한잔 하고 가지

드라마는 나중에 인터넷으로 보면 되잖아'

 

내딴에는 서운함을 감추느라 애를 쓰면서 말했는데

그녀는 내 마음이 그렇거나 말거나 흥분까지나 한 얼굴로

지하철역으로 종종 걸어가면서 그럽니다

 

'안된다고 오늘은 진짜 중요한 날이라고

그 남자가 그 여자가 여자라는걸 드디어 알게 됐다고~'

 

그러더니 혼자 신나서 드라마 얘길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제껏 답답해 죽을뻔 했다고

어떻게 그 예쁘장한 여자를 아직 남자로 알 수가 있냐고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데

어떻게 모를수가 있냐고 사실 좀 말이 안되기는 했다고..

하지만 거기 나오는 남자들이 워낙 다 멋있다고

숨까지 찬 목소리로 그렇게 떠들면서 지하철역에 도착하자

그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달려 내려가면서 그럽니다

 

'간다 전화할께'

 

나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그녀의 등뒤에다

멍한 기분으로 대답같은것이나 합니다

 

'정말? 전화할거야?'

 

나는 다시 몸을 돌려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아직도 귓가에 생상한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데..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

 

그리고 나는 혼자서 또 대답같은 것이나 생각합니다

 

'모를수도 있지. 그럴수가 있더라.. 너도 모르잖아

이렇게 좋아하는데..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넌 이렇게 모르잖아

니가 갑자기 전화하는 바람에 어려운 약속까지 깨고 나왔는데

난 그 영화 진짜 보기 싫었는데 너 때문에 봤는데..

맛있는거 사줄려고,, 택시태워 바래다 줄려고..

너 오기전에 돈도 찾았는데..'

 

나를 가장 쓸쓸하게 만드는 사람은

내가 가장 같이 있고 싶은 당신이라고..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당신이라고..

그게 언제나 그렇더라고..

 

 

#사랑을 말하다_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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