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대영화 - [살인의추억]vs[Zodiac]
여기 실제로 일어났던 미결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두 영화가 있
다. 마치 한 영화의 감독이 다른 영화를 보고서 참고해 만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영화는 많이 닮아있다. 자! 한번 살펴보자.
공통점 1. 수년간 걸쳐 일어난 미결 연쇄살인실화를 소재
영화 [살인의추억]은 화성에서 일어난 밤길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 수년간에 걸쳐 일어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끝
내 잡지 못했다. 당시 허술했던 경찰의 수사방식이 범인의 완전범죄
에 일조했다고도 보여지는 이 사건. 그리고 [조디악]은 미국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마 '조디악'을 소재로 한 영화다. 범인은
스스로를 Zodiac으로 칭하며 태연자약하게 3대 언론사에 편지까지
쓰는 뻔뻔함을 보인다. "나는 조디악이다. 경찰들은 나를 절대
잡지 못한다. 내가 너희보다 훨씬 더 영리하기 때문이다."고.
끝내 두 사건 모두 범인을 잡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공통점 2. 간절히 믿고있던 '증거'로부터 배신당한다.
[살인의추억]에서 박해일이 연기했던 인물은 두 형사에게 용의자로
간주되어 범인취급받는다. 실제로 극중 그는 정말 심증이 가는 등장
인물이다. 피해자사체에서 나온 정액에서 채취한 DNA결과가 나오
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두 형사는 .. 'DNA검사결과 상 그를 범
인으로 볼 수 없다.'란 결과에 망연자실해한다. 결국 그들 손엔
범인이 아닌 결정적 용의자조차 남지 않고 날아가버린 것이다. 또
[조디악]에선 어떤가? 형사와 신문사기자인 주인공으로부터 지목
된 용의자는 집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권총, 군용 신발과
옷까지 발견된다. 하지만 지문, 목격자같은 결정적인 물증이 없는
상황. 경찰은 언론사로 왔던 범인이 보낸 자필편지를 필적감정을 의
뢰하는데.. '필적감정 결과 유사하지만 두 필체가 다르다.'라는
결과에 허탈해하는데..(후에 용의자가 '양손잡이'라는 사실을 알고
주인공은 미치고 팔짝 뛴다.)
공통점 3. 심지어 똑같은 대사까지.
[살인의추억]의 마지막 장면. 형사자리에서 물러난 송강호는 정수
기 방문판매원이 되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옛 범행현장을 우연히
지나다 들르게 된다. 거기서 만난 아이에게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보았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는데, 아이에게 그 남자가
어떻게 생겼었느냐?고 묻는 질문에 아이는 대답한다.
" 그냥 .. 뻔하게 생겼어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그런."
[조디악]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목격
했다는 아이의 증언은 "그냥 평범하게 생겼어요."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감독은 말했다. 이 영화를 만들고, 이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범인에 대한 복수라고. 엔딩씬
에서 송강호는 관객들을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았던가. 그 가운데 앉
아서 남몰래 미소지으며 자신의 살인을 추억할 그 놈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