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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이별에는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전정희 |2008.02.11 23:19
조회 70 |추천 1


 

어린이는 손에 실을 쥐고 침대 너머에 있는 커튼을 향해

실패를 집어 던진다.

실패가 시야에서 사라질때, 어린이는 '우~'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다시 실을 끌어당겨서 사라졌던 실패가 다시 나타나면

어린이는 '나타났다!!'고 탄성을 지르며 마냥 즐거워한다.

어린이는 이 놀이를 통해서 이 세상 모든것이

느닷없이 떠나고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거나 부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프랑코 라 세클라의 이별의 기술 중에서-

 

 

 

-나는 왜 익숙해지지 않아?

 

친구는 대답 대신 저녁을 먹자고 했고 그들은 근처에 있는 순두부집에 갔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순두부 찌개에 날계란을 깨어넣고 난 후

두 사람은 한참 말이 없었다.

 

-나는 왜 익숙해지지 않아?

 

그녀는 똑같은 말을 똑같은 말투로 반복하고 있었다.

친구가 그녀에게 말했다.

 

-우린 모두 익숙해지지 않아. 상처엔 새살이 돗거든...

그래서 상처 위에 덮여있는 살은 굳은 살 하나 없는 여린 살인거야.

그러니까 또 다시 아픈거지. 똑같은 강도로..

 

-근데 내 남자친구 말야. 아니지.. 이젠 전 남자친구라고 해야겠지.

그 사람은 잘 지낼 뿐 아니라, 이미 새 여자친구도 생긴 것 같아.

그 사람 미니홈피에서 봤는데, 새로 사귄 여자가 나랑 닮은 여자더라.

웃기지 않아..?

내가 싫다고 떠났으면서 왜 나랑 비슷한 여자랑 사귀는 거냐구.

그 여자 미니홈피에도 들어가 봤는데 머릿속까지 나랑 통하는거야.

그래서 '이 여자랑 친구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

 

그녀가 고개를 떨구었고 팔을 바닥까지 내렸다.

젓가락을 줍는 척 하면서 울고 있었다.

 

아프면 아픈대로 내버려두는 수밖에..

이별에는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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