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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치료 vs 양방치료

소리청 |2008.02.13 10:00
조회 69 |추천 1

한방치료 vs 양방치료

의학은 하나다 - 의료일원화

최근 새로 들어선 정부는 대통령 한방주치의를 두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기존의 대통령 주치의는 양방주치의니, 한방주치의를 따로 둔다는 생각이 있음직합니다.

또, 얼마 전 사법부는 봉독(벌침)요법을 시행한 의사에게, 그 시술이 한의학 개념에 따른 것이고 학문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는 진료주체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유로, 불법시술을 했다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그 판결은 시술이 행해진 사람에게 주어질 이득이나 위해(危害) 가능성의 관점보다는, 시술을 행한 사람의 자격에 의해 정당성 여부가 결정되어야 함을 명시했습니다.

그와 비슷한 이야기 한 가지를 더 들면, 요즘 한의학계에서 문제삼고 있는 근육내자극(IMS)과 전침(電針, needle TENS)에 관한 것인데, 한의학 쪽에서는 그것이 침을 이용하는 한의학적 치료법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시술하면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현재 우리 의료의 어떤 요소와 관련되어 있고, 그것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까요? 그 판단은 각 사안에 대해 일차적으로 느껴지는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상당기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의료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오류와 그에 의한 양한방 이원화라는 제도적 모순에서 그것들이 유래하기 때문입니다.

의료는 왜 하나여야 하는가?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분리하여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법이 강제하고 있는 현실은 과연 타당한가? 이 질문에 대하여 여기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먼저, '비방(秘方)'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비방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 사실은 한의학이 독립된 의료의 영역으로 인정받기에 본질적인 문제점이 있음을 상징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방이라 함은 '누군가의 건강문제 해결에 특별히 도움이 될 비밀스러운 치료법'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비방은 있을 수 있는 것일까요? 또 비방이 있다면, 과연 그것은 정당한 것일까요?

비방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그것을 이용하는 쪽이 아니라 그 비밀스러움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는 쪽에 서있다고 가정할 때, 금방 분명해집니다. 어떤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능한 한 같은 문제를 가진 모든 사람이 그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바로 그것이 의학이란 학문의 존재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의료에 비방은 있을 수 없으며, 만일 그것을 주장하?사람이 있다면, 인정되지 않은 사술을 통해 개인의 목적을 이루려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단정해도 틀림 없을 것입니다. 정보가 공개되어 비판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어떤 치료법도 효과와 위험에 있어서 객관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의학은 일방적 주장이나 철학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검토를 통해 타당성을 인정 받아야 하는 '과학'입니다. 의학은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조치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발전해 갑니다. 때로 잘못 선택된 길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많은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수정될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에 적은 노력(비용, 고통)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치료법이 제시되면, 당연히 이전의 치료법은 도태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의학이 추구해야 할 '과학적인 과정'인 것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당연해 보이는 이 기본요건이 우리 사회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제도적으로 나란히 인정해 주고 국민 각자가 알아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중적인 면허체계는, 의학적 기초이론이 다르면 객관성 획득을 위한 노력에 상관없이 설사 상반된 주장이라도 동시에 허용해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결과에 의한 객관타당성 확인이 요구되는 의료와 객관타당성 없이 주장만 있어도 인정되는 의료가 병존하는 이상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기반 위에, 요즘처럼 과학이 사회 각 분야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다시피 한 세상에서 한의학이 의료의 엄연한 주체로서 한 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동양철학에서 유래한 이론들이 덧씌워지면서 종교적 신비감까지 더해지고, 사람들은 한방을 고상하고 이용하면 할수록 몸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인 양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요즘 적지 않은 한의사들이 한의학 이론과 무관한 여러 대체의학적 치료법들을 여과없이 자신들의 치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추상적 주장만 있어도 학문으로 인정되는 이 나라 의료제도의 일면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중국을 포함해 세상 어디에도 우리처럼 동양의학을 현대의학에 대해 독립적이고 배타적인 영역으로 인정해 준 나라는 없습니다. 침술을 한의사가 행하면 정당한 시술이고 의사가 행하면 불법이 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었을 모순을 모른 채 하고 이러한 이중적 의료체계(1951년 이원제 국민의료법 국회 통과)를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우리의 역사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구에서 일반적으로 중의학이라고 부르는 치료법이 우리나라에서 한의학(韓醫學)이란 이름(1986년 漢醫學에서 개칭)으로 불리며 유난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민족의학이란 별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민족주의적 요소가 가미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즉, 한의학에 우리 민족의 정체성(주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역할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는 한의학계가 주장하는 한의사(韓醫史)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거기서는 단군신화의 쑥과 마늘 이야기(이는 중국본초학 원전인 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로 시작하여 향약집성방, 의방류취, 동의보감, 사상의학 등을 예로 들면서, 독자적인 의학으로 발달해왔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이면에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국민정서가 버티고 있고, 그간 시대적 상황이 그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만큼, 한의학을 과학(서구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서구적 가치로 인식하는)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한 의학으로서의 의미 외에 별개의 엉뚱한 가치가 한의학에 부여된 만큼, 설사 의료의 일원화를 추진하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다 한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한의학에 부가된 민족주체성과 관련된 의미는 집단에 대하여 갖는 가치일 뿐입니다. 의료는 이용하는 사람 각자의 절실한 요구를 충족시킬 현실적인 수단이어야 하며, 국민정서 때문에 본래의 가치가 훼손된다면, 이미 그것은 의료가 아닌 것입니다.

의료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드러난 문제를 이성적으로 판단해 최선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객관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없이 철학적 주장만으로 가치를 인정 받으려 한다면, 그 주장은 의학일 수 없습니다. 그것은 국민의 의료 이용행태에 끊임없이 혼선을 야기하고 의료비 지출의 낭비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 특히 한의학이나 대체의학에 관련된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과학이 기존의 현대의학만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학이 과학적인 방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만일 과학의 어떤 분야가 선입견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면, 이미 그것은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입니다. 과학은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진리를 추구할 뿐, 과학 자체를 진리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이나 여타의 대체의학도 똑같이 과학의 대상일 수 있으며, 거기서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최선의 치료법이 발견된다면, 당연히 과학적 의료의 범주에 편입될 것입니다. 현대의학적 지식들 역시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도태와 편입을 거듭해 왔습니다.

의료에 관련된 분야가 어떤 이론을 배경으로 하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겪어야 할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물질적 낭비를 고려할 때, 동일한 객관적 가치기준에 따라 평가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의료가 일원화되어야 하는 당연하고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단지 국민정서 때문에 지금처럼 계속 기형적인 이중의 의료제도로 두고 국민을 계속 혼란 속에 방치한다면, 그 책임은 정책결정권자들과 관련분야 전문가들에게 돌려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출처 : [기타] 인터넷 : http://hs.or.kr/c_015.htm

 

 

 

 

출처 : 네이버지식인(happydr)                   작성자 소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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