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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487

김미선 |2008.02.14 15:46
조회 41 |추천 0


그녀는 빨리 버리는 편이다

집안에 빈 페트병이 생기면 외출할 때 반드시 들고 나가 버렸다

그녀의 믿음은 이런 것이었다

 

'버리는게 인테리어야'

 

그런 그녀에게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친구들은 그녀에게 이렇게 충고하곤 했다

 

'정신 차려 어제 9시 뉴스에 나왔어

완벽한 남자는 멸종됐다고 말이야'

 

그녀는 100% 완벽한 남자를 만날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못했다

미팅에서 만난 남자들은 45%를 넘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많이 본 탓에

서점 문을 열기만 해도

노팅힐의 휴 그렌트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열애에 빠졌다니..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너 진짜 연애하니? 그 남잔 완벽해?

엉덩이가 예뻐? 어디가 좋아?'

 

친구들의 질문에 그녀는 아직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마침내 어느 일요일 그녀를 위한 모임이 미련됐다

친구들이 그녀를 불러내 오랜만에 브런치를 먹자는 핑계로

호기심이 가득찬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너.. 상상연애 하는거 아니야? 왜 그런거 있잖아

연애 못하는 여자가 매일 점심시간마다 전화벨 울리게

 예약해놓고 진짜 애인한테 전화 온 것처럼 연기하는거..

나 옛날에 만화에서 그런거 봤는데 야 정말 슬프더라..

나 막 울었어 그땐 나도 너무 외로웠거든..'

 

그녀가 긴 침묵을 깨고 모딜리아니 그림의 여자같은

표정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완벽해'

 

한 친구가 그 말에 놀라서 컵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컵 하나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이제야 알았어 진짜 버려야 할 것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었어

난 100%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 100% 완벽한 남자로 보여'

 

아무도 믿지 않아도 기어이..

사랑은 온다

 

 

#사랑을 말하다_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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