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개발'만을 맹신한 삐뚫어진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부실과 정신적 분열이란 거센 불길이 숭례문을 불태웠다. 숭례문을 개방한 이명박과 문화관광부, 문화재청, 소방방재청, 서울시, 중구청 등 관계기관과 부처, 지자체 그리고 KT텔레캅이란 경비업체 등의 해묵고 미심쩍은 문제들도 숭례문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힘없이 산화했다. 국보1호, 민족과 국민의 자존심이라 칭한 숭례문은 그렇게 설날 연휴의 마지막날, 어이없게 한줌의 재로 변해버렸다.
2006년 12월 12일 연말연시 빛공해 관련 취재 중 촬영한 숭례문
이를 가지고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들은 너도나도 할 것없이 특종을 잡은 양, 연신 선정적, 자극적, 감성적인 보도(싸구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국민주의를 성토하고 있다.)를 내보냈다. 600년 역사가 재가 되었다는 둥, 민족의 자존심이 불타버렸다는 둥, 국상을 치뤄야 한다는 둥, 국민들 가슴이 모두 타 버렸다는 둥. 더불어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문화재 관리와 방재시스템의 문제 등 총체적인 부실덩어리를 쉴새없이 사람들에게 던지고 있다. 방화범에 대한 집단린치, 마녀사냥 수준의 자극적인 보도도 서슴치 않는다.
* 관련 글 :
- [인권오름]개발 광풍에 숭례문 스러지다
- 숭례문 화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숭례문 화재, 언론(기자)은 무고한가?
아무튼 불타 사라진 숭례문과 관련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상과 사진 파일을 찾다가, 2007년 7월 한미FTA저지 2차 범국민대회 중 숭례문을 짓밟은 기자들을 목격했다. '민족의 자존심' '국보1호'가 불타버렸다고 연신 애타는 소식을 토해내는 언론사 기자들이 카메라, 사진 촬영을 위해 숭례문을 무단 출입하는 장면 말이다. 숭례문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까지 올라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사진촬영하는 이도 목격되었다.
누각 처마 밑에서 카메라 촬영을 하는 기자가 목격되었다.
'불구경' 하듯이 숭례문 화재를 다루고 남탓만 하는 언론사와 기자들은 무고한지 생각케 한다.
그들에게 사실 문화재, 국보 숭례문은 안중에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번 화재도 훌륭한 뉴스거리 특종 기사일뿐.
덧. 인공 조명에 의한 빛공해와 도시소음,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고달펐던 숭례문...이제 편히 쉬길...
덧. 숭례문 화재사고를 열심히 취재하는 언론사와 기자들이여! 최악의 환경재앙인 삼성크레인 유조선충돌 기름유출사고와 한국사회를 좀 먹는 삼성재벌에 대한 특검에 대해서는 왜 그리도 침묵했는가? 대체 니들이 말하는 언론이란게 기자윤리란게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냥 밥벌이를 위해서 언론을 팔아먹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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