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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날...

방미경 |2008.02.26 01:14
조회 74 |추천 0

늙고 초라하다는 말... 우리아버지에게 필요한 말일까...

생일상을 차려준다고... 시끌벅적하게 분주한 하루였나...?!

늘 그랬듯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그렇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랑을 쏟는것처럼 눈에 좋게 보이지 않는 초라한 아버지의

밥상... 젓가락 2~3번도 오고 가지도 않았다...

 

같이 하지 않기때문에 좁혀지지 않는 것이겠지...

별말도... 할것도 ...하고 싶지도... 해야 할말도 ...모르겠고...

그냥 할일도 잊어버리는 저녁시간이었다...

 

거지같이 받아먹는 한덩이의 밥을 꺼이꺼이 목으로 넘긴다...

슬픈 저녁상... 낙동강 오리알처럼 둥둥뜬 느낌이다...

주위는 시끄럽고 왁자했지만.... 난 조용했다... 어찌지나갔지...

 

얼떨결에 따라갔다가 얼떨결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 동권씨... 나.. 우리아들.. 살아돌아 왔다...

 

밤새 얼마나 씹혔을까... 시끄럽고.. 어지럽고... 바쁘게...

그렇게 잘근잘근 씹었을것이다...

 

다음날.... 물과 기름처럼.. 그렇게 둥둥 떠있는 식구들의 얼굴들...

서로 벽을 쳐다보며 같이 웃지도... 같은 생각을 하지도...

않는 것 같이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들이었다...

빨리 벋어나고만 싶어 모두 얼굴에 씌여 있는것처럼... 보였다...

 

서둘러 모두의 집으로 돌아갔을때... 행복해 하지 않았을까...

 

그날 저녁 식사를 다 마치고 생일 선물을 했다...

얼마간의 돈을 하얀봉투에 넣어서 아버지에게 건내며...

" 아버지 생일 축하해 ... 생일 축하하게 살아계셔서 고마워..요..

  내년에도 꼭 축하하게 해주세요... ^-^  너무 조금 드려 미안해요

  근데 고모들은 아무도 아버지 수금 안해줬어요...? "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뭘 줘 아무것도 안줬어....누가 주것냐....

 애비가 애비 같지도 않는데... 무시하는거지.. 아주...."

 

"......."

 

"뭐 지그들 먹을 것만 잔득 해가지고 와서는... 처먹고...

 그렇드라... 나 사실은 안갈라고 햇어... 데리러 왓었는데..

 안갈려다가.. 잔소리 듣기 싫어서.. 그냥 갔지... 

 시끄럽고...  그러니까... "

 

"아버지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세요... 어제 거기서 먹은거랑...

  우리 집에서 식구들끼리 먹은거랑 어떤게 더 맛있었어요...?

  우리 집에서 우리 식구들끼리 먹는게 훨씬 맛있었지... 

  이야기도 마음대로 하고....."

 

"그게 뭐여 나도 사람인데 왜 먹고 싶은 것이 없것냐...너한테

  먹고 싶은거 이야기 했다고 막 뭐라고 그러더라... "

 

"말 하면 어때서 그래... 웃긴다...."

 

"다 즈네들 먹을것만 잔득가져다가 즈그들만 좋았지... ...

 이런 풀조가리만 가져다가 뭐가 맛있다고... 내가 소도아니고..."

 

"아버지 내년엔 제가 우리집에서 맛난거 해서 우리끼리만.. 하자..."

 

"내가 서운한건.. 다른게 아니야..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고...

 나도 애비인데... 즈그 시아버지 140만원씩 한달에 준다는데...

 나는 일년에 20만원 밖에 안준다는게 말이되냐고...

 명절때도 여기 서해안 고속도로 지나갈때 잠깐 들렸다가 가면

 좋잖아 그냥 가는것이  얼마나 애비가  애비 같지 않으면

 그러것냐..."

 

입에 거품을 무시는 아버지 때문에 눈에 이슬이 맺혔다...

 

"아버지 제가 돈벌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미안해요...

 아버지 아들이 돈을 조금만 잘벌면 우리아버지가 그런생각

 안 할텐데.. 죄송해요... "...

 

"느네들만 자식이냐... 내가 왠만하면 이런 욕을 하것냐....

 나쁜 것들이라니까.. 아주 "

 

"내년엔 우리끼리 하자고요. 마음푸세요...

 내년엔 조금 달라지겟지요 우리 내년엔 꼭 여행가자...

 알앗지..아버지 "

 

"내년 가봐야 알지 지금 알것냐...."

그렇게 아버지는 멈춰지지 않는 말씀을  멈추시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늙고 초라한 우리아버지 어깨를 살려드리고 싶다...

언제쯤이나 괜찮아질까... 경제가...

내일은 기분이 나아지시길....

 

건강하게 살아계셔줘서 너무 감사드려요.. 아버지...

너무 마음 아파하시지 마세요... 딸들은 다 그런가 봐요...

제가 있잖아요.. 저만 보세요...

 

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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